위메이드. FY2025 · 공시로 읽는 이야기
정적 실체박관호 39.33% 최대주주였으나 네오펄스(성송 인베스트먼트·천웨이 100%)로 40.25% 경영권 이전 계약·미르의 전설 IP와 위믹스 블록체인·반기 매출 게임 84.4% 라이선스 10.6% 블록체인 4.8%
재무 좌표매출 6140억(-13.7%)·영업이익 107억(+51.2%)·세전이익 20억·법인세 290억·순손실 -270억·현금 2965억·금융부채 2634억
└ mycpa 측정 렌즈
📄이 이야기는 FY2025의 DART 공시를 근거로 재서술한, 하나의 읽기입니다
행적 타임라인 — 이 회사가 공시로 남긴 발자국
◀ 바깥에서 온 압력회사가 낸 신호 ▶
이 회사, 뭐 하는 곳인가 · 어디서 왔나

미르의 전설을 만든 회사가, 코인 위에 다시 올라탄 자리

위메이드가 뭘 해서 돈을 버는지부터 짚자. 이 회사의 뿌리는 '미르의 전설'이라는 게임 IP다. 판타지 무협 세계관을 바탕으로, 위메이드는 이 IP로 게임을 직접 만들고, 남에게 빌려주고(라이선스), 최근엔 신작 '레전드 오브 이미르'로 다음 흥행을 노린다. 반기 기준으로 매출을 뜯어보면 게임이 84.4%, IP를 빌려주고 받는 라이선스가 10.6%다. 둘을 합치면 95%. 이 회사의 밥줄은 여전히 게임과 그 세계관이다.

그런데 위메이드에는 다른 게임사에 없는 조각이 하나 더 붙어 있다. 자기가 발행한 코인, 위믹스(WEMIX)다. 블록체인 매출은 반기 기준 4.8%밖에 안 되는 작은 조각이지만, 이 회사를 이야기할 때 위믹스를 빼면 절반을 놓친다. 게임으로 번 돈의 세계관 위에, 스스로 찍어낸 코인이라는 판돈이 얹혀 있는 회사 — 그게 위메이드의 평소 얼굴이다.

기억할 기준선은 이렇다. 게임 매출은 몇 년 전 터뜨린 흥행이 시간이 지나며 서서히 식는 구조라, 지금 숫자는 '과거 대박의 잔열'에 가깝다. 그리고 위믹스라는 코인은 매출의 작은 조각이면서도, 그 가치가 오르내릴 때마다 회사 장부를 매출 비중과 무관하게 크게 흔든다. 이 두 가지를 손에 쥐고 최근 신호로 들어가자.

💡위메이드는 미르의 전설 IP로 매출의 95%를 버는 게임사이면서, 자기가 발행한 코인 위믹스를 회사에 실은 이중 구조다.
지금 무슨 일이야

맨 윗줄은 웃는데 맨 아랫줄은 우는 손익계산서

2026년 2월 11일, 위메이드가 지난 한 해(FY2025) 성적을 미리 내놨다. 아직 회계법인의 최종 감사를 거치지 않은 잠정치라, 감사와 주주총회를 지나며 숫자가 바뀔 수 있다고 회사 스스로 못박은 성적표다. 그 첫 줄은 이렇다. 107억, 전기 71억에서 51.2% 늘었다. 회사는 관계기업이 연결로 편입되고 비용을 아낀 효과라고 설명했다.

그런데 같은 성적표의 맨 아랫줄로 눈을 내리면 방향이 정반대다. 이 1816억 흑자에서 270억 적자로 뒤집혔다. 본업의 이익을 보여주는 맨 윗줄은 절반 넘게 늘었는데, 세금까지 다 뗀 뒤 회사에 실제로 남은 맨 아랫줄은 적자로 돌아섰다. 한 장의 손익계산서 안에서 위와 아래가 서로 반대로 걷는다. 이 어긋남이, 이 회사의 지난 한 해를 읽는 열쇠다.

💡FY2025 위메이드는 영업이익이 107억으로 51.2% 늘었지만, 은 1816억 흑자에서 270억 적자로 뒤집혔다.
이 회사의 진짜 움직임

적자는 게임에서 오지 않았다 — 두 칸 아래에 있었다

윗줄과 아랫줄이 왜 반대로 걷는지는, 영업이익 밑으로 두 칸을 내려가면 정체가 드러난다. 첫 칸, 세금 떼기 전 이익이 1559억에서 20억으로 거의 사라졌다. 1559억이 20억으로. 이 격차를 만든 건 게임이 아니라 위메이드가 들고 있는 투자자산의 평가손익이 뒤바뀐 자리다. 회사도 순이익 적자의 이유를 '투자자산 평가손익 등 반영'이라고 밝혔다. 게임은 무대 위에서 벌지만, 이 회사 순익은 무대 밖 장부에서 튄다.

둘째 칸, 그렇게 남은 20억에 법인세가 290억이나 붙었다. 20억 벌었는데 세금이 290억. 산수가 어긋나 보이는 게 당연하다. 이 290억의 대부분은 올해 벌이에 매긴 세금이 아니라 '과거기간 법인세 효과'다. 지난 기간과 얽힌 세무 조정이 이번 장부의 아랫줄을 적자로 끌어내린 것이다. 그러니 영업이익 107억을 '지금 게임이 잘 번다'는 신호로 읽으면 어긋난다. 순익은 게임이 아니라 투자자산과 세금이 두 번 깎아 만든 숫자다.

여기서 회사가 몰린 것과 택한 것을 갈라보자. 투자자산 평가가 뒤집힌 크기, 과거기간 세무 조정의 규모 — 이건 이미 벌어진 일이라 회사가 그 순간 재량으로 주무를 수 있는 자리가 아니다. 반면 재량이 또렷하게 닿은 자리가 하나 있다. 위믹스다. 위메이드는 자기가 발행한 이 코인의 플랫폼·토큰 개발비를 무형자산으로 얹지 않고 전부 쓴 즉시 비용으로 태웠다. 그래서 재무상태표에 위믹스 자산은 0원이다. 다른 게임사가 신작 개발비를 자산으로 올려 지금 이익을 커 보이게 하는 것과 정반대로, 위메이드는 코인 개발비를 즉시 비용으로 처리해 이익을 미리 깎아둔 셈이다. 코인 개발비를 자산으로 올릴지 비용으로 태울지 — 그 선택은 회사가 골랐다. 다만 왜 그 길을 골랐는지까지는 이 공시가 말해주지 않는다.

💡순익 적자는 게임 부진이 아니라 투자자산 평가손익 붕괴(세전 1559억→20억)와 과거기간 법인세 290억이 만든 것이고, 위믹스 개발비 전액 비용처리는 회사가 고른 선택이다.
옆에 세워 보면

같은 히트 산업을 저마다 다르게 통과한다 — 위메이드는 코인 위에서

게임은 한두 개의 히트작이 회사를 몇 년씩 먹여살리는 산업이다. 그래서 지금 매출은 과거에 터뜨린 흥행의 잔열이고, 진짜 미래는 재무제표에 아직 안 잡힌 신작 파이프라인에 있다. 조선의 수주잔고, 바이오의 임상 파이프라인과 같은 자리다. 그 위에서 각 회사가 번 돈을 무엇에 쓸 수 있는지는 '무엇을 딛고 서 있느냐'가 가른다. 같은 FY2025를 여섯 회사가 저마다 다르게 통과했다.

크래프톤은 배틀그라운드 하나로 매출 3조3,266억을 벌고, 31%에 이익잉여금 5조6,375억의 무차입 현금방석 위에 앉아 다음을 사냥한다. 엔씨소프트는 영업이익이 161억에 그쳐 겨우 흑자로 돌아섰는데 순이익은 3,474억으로 영업이익의 20배가 넘었다 — 늙어가는 리니지가 아니라 두툼한 곳간의 금융·투자 이익이 아랫줄을 밀어올린 것이다. 펄어비스는 검은사막이 아직 버는 와중에 붉은사막 개발비를 태우며 영업손실 -148억을 냈고, 시프트업은 니케와 스텔라 블레이드로 60%대에 부채비율 18%의 가장 가벼운 몸으로 서 있다. 넷마블은 M&A로 IP를 사와 몸집을 키운 대가로 부채비율 47%를 안았다.

위메이드의 자리는 이들 어디와도 다르다. 엔씨처럼 순익이 본업과 따로 논다는 점은 닮았지만, 엔씨의 순익을 밀어올린 게 곳간의 자산이라면 위메이드의 순익을 뒤집은 건 스스로 발행한 코인 위믹스의 평가손익이다. 다른 회사들이 오래된 IP, 현금방석, 자체 고마진, 사온 IP를 딛고 다음 한 방을 준비할 때, 위메이드는 게임 IP 위에 코인이라는 새 판돈을 하나 더 얹은 채 서 있다. 블록체인은 매출의 4.8%에 불과한 조각이지만, 그 조각이 회사 순익의 방향을 통째로 바꿨다는 점에서 위메이드는 이 여섯 중 가장 이질적인 자리를 잡고 있다.

💡여섯 게임사가 오래된 IP·현금방석·자체 고마진·사온 IP를 딛고 다음을 준비할 때, 위메이드는 매출 4.8%의 코인 위믹스가 순익 전체를 뒤집는 이질적 자리에 서 있다.
한마디

영업이익은 늘었고, 순익은 적자였고, 주인은 바뀌는 중이다

그리고 이 모든 숫자 위로 가장 큰 사건이 얹혔다. 2026년 6월 30일, 창업자 박관호가 자신의 39.33%, 정확히 13,350,738주를 네오펄스에 넘기는 경영권 이전 계약을 맺었다. 값은 9200억, 1주 68,910원이다. 박관호는 그 전 2년 가까이 자기 지분을 담보로 잡히고 만기를 연장하는 계약을 반복해 왔는데, 결국 지분 전체의 방향을 통째로 넘겼다. 지분을 사는 네오펄스의 뿌리는 성송 인베스트먼트 유한공사(천웨이 100%)이고, 9200억 중 3680억이 자기자금·5520억이 차입인데 차입처는 아직 미정이다. 순손실 270억을 낸 회사의 지배권이, 빚을 진 새 주인에게 조 단위에 가까운 값으로 손바뀜하는 중이다. 매출 감소는 흥행의 반감기가 만든 어쩌지 못한 쪽이고, 위믹스를 비용으로 태우는 회계와 창업자가 경영권을 파는 결정은 회사와 대주주가 고른 쪽이다. 다만 박관호가 왜 지금 넘겼는지, 새 지배주주가 게임과 코인을 어느 쪽으로 끌고 갈지는 이 자료에 없다. 확실한 건 여기까지다. 영업이익은 늘었고, 순익은 적자였으며, 위믹스는 장부 밖에 있고, 회사의 주인은 바뀌는 중이다. 나머지는 아직 열려 있다.

이 회사가 속한 산업 — 게임
하나의 국면

맨 윗줄과 맨 아랫줄이 따로 걷는 해

게임사들의 FY2025 성적표를 한 줄로 묶으려고 하면 손에 잘 잡히질 않는다. 크래프톤은 매출이 3조3,266억으로 22.8% 불었는데 순이익은 7,337억, 1년 전보다 43.7%나 줄었다. 엔씨소프트는 매출이 1조5,069억으로 4.5% 빠졌고 게임으로 번 영업이익은 161억, 전년의 영업손실에서 겨우 플러스로 돌아섰을 뿐인데 순이익은 3,474억으로 그 영업이익의 스무 배가 넘었다. 넷마블은 영업이익이 63.5% 뛰었고, 펄어비스는 매출이 조금 늘었는데도 148억 영업손실에 84억 순손실을 냈다. 시프트업은 매출·이익이 나란히 30% 안팎으로 커졌다. 위메이드는 게임으로 번 영업이익이 107억으로 51.2% 늘었는데 아랫줄은 270억 적자였다.

방향이 제각각이라 '같은 바람을 맞았다'고 말하기가 망설여진다. 그런데 흩어진 숫자들을 겹쳐 놓으면 하나가 반복된다. 손익계산서의 맨 윗줄(게임으로 벌어들인 이익)과 맨 아랫줄(주주에게 남는 순이익)이 서로 다른 방향으로 걷는다. 엔씨는 위로 크게 벌어지고, 크래프톤과 위메이드는 위와 아래가 정반대로 갈라진다. 게임은 원래 이렇게 생긴 산업이다.

게임은 한두 개의 대박이 회사를 몇 년씩 먹여살리는 장사다. 그래서 지금 장부에 찍힌 매출은 대부분 몇 년 전에 터진 히트가 반감기를 지나며 흘려보내는 잔열이고, 진짜 미래는 아직 출시되지 않아 재무제표에 한 줄도 안 잡히는 다음 작품에 들어 있다. 여기에 회계가 한 겹 더 얹힌다. 신작 개발비를 자산으로 쌓아 지금 이익을 두껍게 보이게 할 수도, 당장 비용으로 태워 미리 깎아둘 수도 있다. 게다가 대박으로 현금을 두둑이 쌓은 회사가 많아, 그 돈이 굴러가며 만드는 금융·투자 손익이 게임 실적과 따로 순이익을 흔든다. 같은 방에 있지만, 각자 다른 이유로 맨 윗줄과 맨 아랫줄이 어긋난다.

💡게임사의 한 해는 영업이익 한 줄로 읽히지 않는다. 윗줄과 아랫줄이 벌어지는 폭 자체가, 그 회사가 지금 무엇으로 버티는지를 말한다.
왜 다른 결과

같은 흥행 사이클, 극과 극으로 갈린 아랫줄

윗줄과 아랫줄이 어긋난다는 공통점을 인정하고 나면, 다음 질문이 남는다. 그 어긋남의 결과가 왜 이렇게까지 다른가. 시프트업은 매출 2,945억에 영업이익 1,814억, 이익률이 60%를 넘는다. 남의 이름을 빌리지 않고 자기가 만든 게임 몇 개를 직접 굴리니 밖으로 새는 돈이 없어서다. 같은 해 펄어비스는 검은사막이 여전히 벌어주는데도 적자였고, 위메이드는 게임으로는 흑자를 냈는데 아랫줄에서 270억이 사라졌다.

특히 위메이드의 장부는 눈을 한 번 비비게 만든다. 게임으로 번 영업이익은 71억에서 107억으로 51.2% 늘었다. 회사는 관계기업이 연결로 들어오고 비용을 아낀 효과라고 설명한다. 그런데 바로 그 해 순이익은 1,816억 흑자에서 270억 적자로 뒤집혔다. 맨 윗줄이 조금 좋아지는 동안 맨 아랫줄이 2,000억 넘게 무너졌다. 같은 회사, 같은 1년인데 두 숫자가 정반대 이야기를 한다.

이 갈라짐은 운이 아니라 구조에서 온다. 그리고 그 구조는 회사마다 다르게 생겼다. 하나는 지금 찍힌 이익이 얼마나 '진짜 게임 실력'인지, 아니면 과거 히트의 잔열과 회계·투자 손익이 다시 쓴 숫자인지를 가르는 축이다. 다른 하나는 다음 한 방을 무엇을 딛고 준비하느냐 — 쌓아둔 현금인지, 늙어가는 간판 IP인지, 빌려온 몸집인지, 아니면 새로 발행한 판돈인지 — 를 가르는 축이다. 위메이드의 갈라진 두 숫자는 이 두 축이 한 회사에서 겹쳤을 때 어떤 그림이 나오는지를 보여준다.

💡같은 흥행 사이클을 지나도 아랫줄이 극과 극으로 갈리는 건, 회사마다 딛고 선 구조가 다르기 때문이다. 그 구조는 대개 과거에 내린 선택이 굳은 자리다.
가르는 축 ①

영업이익은 게임의 실력이 아니다

첫 번째 축은 지금 이익 숫자를 얼마나 곧이곧대로 믿을 수 있느냐다. 게임사가 개발비를 다루는 방식이 여기서 결과를 크게 벌린다. 펄어비스를 보자. 이 회사는 검은사막 하나로 10년 가까이 버텨왔고, 지금은 여러 해에 걸쳐 만들고 있는 차기작 붉은사막에 회사의 다음을 걸었다. 그 개발비를 지금 비용으로 다 태우지 않고 무형자산으로 얼마나 쌓아 올리느냐에 따라 올해 적자 폭이 달라진다. 쌓아 두면 지금 손실은 얇아 보이지만, 신작이 기대에 못 미치면 그 자산은 훗날 상각과 손상으로 한꺼번에 돌아온다. 지금 예뻐 보이는 장부는 미래에서 빌려온 것일 수 있다는 뜻이다.

위메이드는 정반대 길을 걸었다. 이 회사는 게임사이면서 자기가 발행한 코인 위믹스에 회사를 실었는데, 위믹스 플랫폼과 토큰을 만드는 데 들어간 돈을 무형자산으로 한 푼도 올리지 않고 발생하는 대로 전부 비용으로 태웠다. 그래서 재무상태표에서 위믹스 자산을 찾으면 0원이다. 회사의 운명을 걸었다는 그 판돈이, 정작 장부 위에는 자산으로 한 줄도 없다. 다른 게임사가 개발비를 자산으로 쌓아 지금 이익을 도톰하게 보이게 할 수 있는 그 자리에서, 위메이드는 반대로 미리 깎아 두는 쪽을 골랐다.

엔씨소프트는 또 다른 방식으로 이 축을 증명한다. 게임으로 번 영업이익은 161억뿐인데 순이익은 3,474억이다. 늙어가는 리니지가 벌어준 게 아니라, 오래 쌓아둔 자산이 굴러가며 만든 금융·투자 이익이 아랫줄을 스무 배로 밀어올린 것이다. 이 극단적인 괴리 자체가 신호다 — 지금은 게임으로 버는 게 아니라 과거가 쌓아둔 것으로 버틴다는. 그러니 세 회사를 나란히 놓으면 하나의 결론이 선다. 영업이익 한 줄을 '이 게임이 지금 잘 번다'로 읽으면 어긋난다. 그 숫자는 과거 히트의 잔열과, 개발비를 언제 인식하느냐는 회계 선택과, 게임 밖에서 흔들리는 손익이 함께 써 내려간 문장이다.

💡개발비를 지금 태울지 나중으로 미룰지, 영업 밖 손익이 아랫줄을 밀지 눌지 — 같은 게임 실력이라도 이 선택들이 장부를 전혀 다른 얼굴로 만든다.
가르는 축 ②

다음 한 방을 무엇을 딛고 노리나

히트는 반감기가 있고 다음 대박은 아무도 예측하지 못한다. 그래서 결과를 한 번 더 가르는 두 번째 축은, 그 예측 불가능한 다음 한 방을 무엇을 딛고 노리느냐다. 크래프톤은 배틀그라운드라는 단 하나의 초대박으로 이익잉여금 5조6,375억을 쌓았고 빚이 거의 없다(부채비율 31%). 이 두꺼운 현금 위에서는 번 돈을 방어에 쓸 필요가 없다. 신작에 베팅하든, 해외 스튜디오를 사들이든, 주주에게 돌려주든 재량이 넓다. 대신 그 여유의 뒷면에는 '배틀그라운드 다음을 스스로 못 만들면 현금이 성장 정체를 가리는 방석이 된다'는 대가가 붙어 있다.

넷마블은 다른 길을 갔다. 자체 히트로 잃어버린 시간을 건너기보다, 소셜카지노 스핀엑스 같은 해외 스튜디오를 사들여 IP와 매출을 통째로 데려왔다. 그 대가로 부채비율이 47%까지 올랐고, 로열티가 밖으로 새고 영업권과 인수금융이 어깨에 얹혔다. 번 돈의 상당 부분이 사들인 몸집을 유지하고 빚을 갚는 데 묶인다. 시프트업은 정반대로 부채비율 18%, 몸이 가장 가볍지만 그 가벼움은 몇 개 안 되는 자체 히트에 통째로 얹혀 있어서 다음 한 방을 반복해내지 못하면 흔들린다. 같은 '다음을 노린다'는 과제라도 딛고 선 발판이 이렇게 다르다.

위메이드는 이 축에서 가장 무거운 자리에 서 있다. 부채비율 115%로, 여섯 회사 중 유일하게 100%를 넘겼다. 현금 2,965억을 들고 있지만 금융부채가 2,634억으로 거의 맞먹는다. 크래프톤이 빚 없는 현금 위에서, 엔씨가 오래 쌓은 자산 위에서 다음을 노린다면, 위메이드가 딛고 선 것은 자기가 발행한 코인 위믹스라는 새 판돈이다. 반기 매출에서 블록체인이 차지하는 비중은 4.8%에 불과한데, 위믹스는 그 매출 비중과는 비교가 안 될 만큼 크게 투자자산 평가와 순이익을 흔든다. 남들이 만들어둔 발판(쌓인 현금, 늙어도 벌어주는 IP)과 달리, 위메이드는 스스로 새 판을 깔고 거기에 회사를 얹었다 — 오르내림을 통째로 떠안는 자리다.

💡쌓아둔 현금이냐, 빌려온 몸집이냐, 새로 만든 판돈이냐 — 무엇을 딛고 서 있느냐가 번 돈으로 무엇을 할 수 있는지를 미리 정해 놓는다.
그래서 이 회사는

그래서 위메이드는 — 주인이 바뀌는 중

앞의 두 축을 위메이드에 겹치면 이 회사의 자리가 또렷해진다. 지금 찍힌 영업이익 107억은 회사가 밝힌 대로 관계기업 연결 편입과 비용 절감의 효과이지, '게임이 잘 번다'는 증거로 곧바로 읽히지는 않는다. 오히려 매출이 13.7% 줄어든 쪽이 몇 년 전 미르 IP 흥행의 반감기를 지나는 잔열에 가깝고, 순손실 270억은 게임 밖에서 왔다. 그리고 그 게임 밖의 판돈인 위믹스는 장부 어디에도 자산으로 없다. 게다가 부채비율 115%로 여섯 곳 중 가장 무겁다. 이 회사는 산업 공통의 국면만 지나는 게 아니라, 코인이라는 자기만의 사정을 한 겹 더 겹쳐 쓴 상태다.

무엇이 몰린 것이고 무엇이 택한 것인지 갈라 보면 그림이 정확해진다. 매출이 6,140억으로 13.7% 줄어든 건 몇 년 전 흥행이 반감기를 지나며 벌어진, 회사가 어쩌지 못한 쪽에 가깝다. 반면 위믹스 개발비를 자산으로 올리지 않고 전액 비용으로 태운 것은 회계상 고른 쪽이다 — 펄어비스가 붉은사막 개발비를 자산으로 쌓아 손실을 얇게 보이게 할 수 있는 바로 그 자리에서, 위메이드는 반대로 이익을 미리 깎아 두는 방향을 택했다.

아랫줄이 적자로 뒤집힌 경로도 재량의 안과 밖이 섞여 있다. 세금 떼기 전 이익이 1,559억에서 20억으로 거의 사라진 건 위메이드가 들고 있는 투자자산의 평가손익이 뒤집힌 자리다. 그 남은 20억에 법인세가 290억이나 붙었는데, 이 290억의 대부분은 올해 벌이에 매긴 세금이 아니라 '과거기간 법인세 효과'다. 지난 기간과 얽힌 세무 조정이 이번 장부의 맨 아랫줄을 적자로 끌어내렸다. 어느 손실이 평가손이고 어느 조정이 세무 문제인지 그 안쪽 갈래까지는 이 공시만으로 다 드러나지 않는다 — 확인되는 건 '게임 밖에서 아랫줄이 무너졌다'는 사실까지다.

그리고 이 모든 숫자 위로 가장 큰 사건이 얹혔다. 2026년 6월 30일, 창업자 박관호가 자신의 지분 39.33%, 정확히는 13,350,738주를 네오펄스에 넘기는 계약을 맺었다. 값은 9,200억, 한 주에 68,910원. 순손실 270억을 낸 회사의 지배권이 조 단위에 가까운 값에 손바뀜한다. 박관호는 그 전 2년 가까이 자기 지분을 담보로 잡히고 만기를 연장하는 계약을 반복해 왔는데, 이번엔 지분의 방향 자체를 통째로 넘겼다. 사는 쪽 네오펄스의 뿌리는 천웨이가 100% 쥔 성송 인베스트먼트이고, 9,200억 가운데 3,680억이 자기자금, 나머지 5,520억은 차입인데 그 돈을 어디서 빌리는지는 아직 미정이라고 적혀 있다.

여기까지가 확실한 것이다. 게임으로 번 영업이익은 51.2% 늘었고, 순익은 적자로 뒤집혔으며, 회사를 실었다는 위믹스는 장부 밖에 있고, 창업자는 지분을 통째로 넘겼다. 그러나 박관호가 왜 하필 지금 넘겼는지, 빚을 지고 들어오는 새 주인이 게임과 코인을 어느 쪽으로 끌고 갈지, 미정이라는 5,520억의 차입처가 어디일지는 이 자료 안에 없다. 위메이드는 지금, 과거 히트의 잔열과 새 판돈과 세무의 그림자와 바뀌는 주인이 한 장부 위에 겹쳐 있는 상태로 멈춰 있다. 그 다음은 아직 아무 줄도 쓰이지 않았다.

이 이야기가 근거한 공시
최근 신호
출처
주가·투자판단이 아니라 기업의 실제 움직임을 읽는 이야기입니다. 사실은 공시·재무제표에서 뽑아 재서술했으며, 원문은 각 공시 출처로 확인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