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로메카. FY2025 ~ 2026 상반기 · 공시로 읽는 이야기
정적 실체협동로봇(Indy 시리즈) · 대기업 뒷배 없는 독립 중소 · 박종훈 창업 19.26% · 부채비율 557% · KOSDAQ
재무 좌표FY2025 매출 190억 (-25%) · 영업손실 149억 (축소) · 순손실 220억 (확대·CB 파생평가손실) · 부채비율 557% · 2026 유증 목표 1,500억→실제 약 782억(주가 반토막)
└ mycpa 측정 렌즈
📄이 이야기는 FY2025 ~ 2026 상반기의 DART 공시를 근거로 재서술한, 하나의 읽기입니다
행적 타임라인 — 이 회사가 공시로 남긴 발자국
◀ 바깥에서 온 압력회사가 낸 신호 ▶
이 회사, 뭐 하는 곳인가 · 어디서 왔나

뒷배 없는 로봇회사는 무엇으로 버티나

뉴로메카는 협동로봇을 만드는 회사다. 협동로봇이란 공장 안에서 사람 옆에 나란히 서서 부품을 집고 조립하고 용접하는, 안전 펜스 없이 작업자와 같은 공간을 쓸 수 있게 설계된 로봇을 말한다. 이 회사의 대표 제품이 Indy 시리즈고, 그걸 팔아 매출을 낸다. 창업자 박종훈이 지분 19.26%를 쥐고 2022년 11월 코스닥에 올라온 독립 중소기업이다. 여기서 '독립'이라는 말이 이 회사를 이해하는 첫 열쇠다.

같은 로봇 산업 안에는 큰 우산을 쓴 회사들이 있다. 두산로보틱스 뒤엔 두산그룹이 있고, 레인보우로보틱스 뒤엔 삼성전자가, 로보스타 뒤엔 LG전자가 있다. 급하면 돈을 대주고, 판로를 열어주고, 신뢰를 빌려주는 대기업 모회사가 있다는 뜻이다. 뉴로메카에겐 그게 없다. 급할 때 손 벌릴 그룹이 없는 회사다.

그러니 이 회사가 실탄을 구하는 방식은 처음부터 정해져 있었다. 자본시장이다. 상장 첫해인 2022년 매출 98억에 순손실 82억, 작고 적자인 채로 데뷔한 뒤 2023년 137억, 2024년 253억으로 매출을 빠르게 키웠지만 적자는 매년 이어졌다. 그 성장의 연료를 회사는 주로 빚으로, 그중에서도 전환사채로 댔다. 전환사채란 나중에 주식으로 바꿀 수 있는 권리가 붙은 빚이다. 그렇게 빚을 쌓아온 결과가 지금 장부에 선명하다. 부채총계 775억이 자본총계 139억의 5배를 넘어, 이 557%에 이른다. 이게 이 회사의 평소 모습이다.

💡뉴로메카는 대기업 우산이 전혀 없는 독립 협동로봇 회사고, 성장 연료를 빚(전환사채)으로 대와 부채비율이 557%까지 올랐다.
지금 무슨 일이야

영업손실은 줄었는데 순손실은 왜 커졌나

2026년 3월 12일, 회사가 지난 한 해 성적을 내놨다. 매출 190억으로 전년 253억에서 25% 줄었다. 회사는 '대외 경제 불확실성에 따른 제조업 투자 지연 및 일부 프로젝트 매출 인식 이연' 때문이라고 밝혔다. 로봇을 사줄 공장들이 설비 투자를 미룬 것이다. 여기까지는 업황 얘기다.

이상한 건 그다음이다. 본업에서 난 영업손실은 전년 190억에서 149억으로 오히려 줄었다. 회사는 '고정비 절감 등 비용 효율화'라고 했다. 그런데 최종 순손실은 168억에서 220억으로 되레 커졌다. 장사에서 난 손실은 줄었는데 마지막에 남은 손실은 늘어난 것이다. 회사가 지목한 범인은 본업이 아니었다. '주가 상승에 따른 전환사채 파생상품 평가손실'. 빚에 붙어 있던 그 '주식으로 바꿀 권리'가 주가가 오르자 회계 장부에서 손실로 잡힌 것이다. 회사는 '현금이 실제로 나간 손실은 아니다'라고 덧붙였다.

💡FY2025 영업손실은 190억→149억으로 줄었지만 순손실은 168억→220억으로 커졌고, 그 격차의 정체는 전환사채에 붙은 전환권의 평가손실이다.
이 회사의 진짜 움직임

곳간도 뒷배도 얇은데, 증설에 베팅하다

순손실이 영업손실보다 커진 이 장면은 사소한 회계 주석이 아니다. 이 회사의 손익이 로봇을 얼마나 잘 파느냐만큼이나 빚의 구조에 흔들린다는 걸 보여주는 자리다. 주가가 오르면 전환사채의 전환권 가치가 커지고, 그게 장부에서 손실로 잡힌다. 본업이 나아져도 이 항목 하나가 최종 숫자를 뒤집을 수 있다. 실제로 2026년 1월 초, 회사는 이미 발행한 전환사채를 만기 전에 되사고 보유한 자기 전환사채를 다시 파는 결정을 했다. 순손실을 키운 바로 그 빚을, 사고팔며 재무 부담을 조율하는 일상이다.

이런 체질을 안고 회사는 2026년 4월 24일 크게 움직였다. 부채비율 557% 국면에서 1,500억 규모의 유상증자를 결정한 것이다. 주주들에게 새 주식을 사달라고 하는 방식이다. 자금 목적을 보면 시설자금 800억, 운영자금 600억, 채무상환 100억. 가장 큰 몫이 공장을 새로 짓고 설비를 늘리는 시설자금이라는 점이 이 결정의 성격을 말해준다. 매출이 꺾이고 적자와 빚이 무거운 국면에서, 몸을 웅크리는 대신 증설로 미래를 사겠다는 선택이다.

여기서 갈라 볼 게 있다. 매출이 25% 빠진 것은 제조업이 투자를 미룬, 회사 재량 밖의 업황이다. 하지만 그 국면에 무엇을 할지는 회사가 골랐다. 로보스타처럼 우산 아래 견디는 길도 있었다. 뉴로메카는 반대로 갔다. 뒷배가 없으니 실탄을 댈 곳은 자본시장뿐이고, 빚(전환사채)에 더해 이번엔 주주 지분을 나눠주는 희석까지 동원해 미래에 베팅했다. 무상증자를 함께 붙여 유통 주식을 늘리고, 자본을 채워 557%라는 부채비율을 낮추려는 의도도 겹쳤다. 몰린 것은 업황이고, 택한 것은 증설이다.

💡매출이 꺾인 건 몰린 업황이지만, 그 국면에 견디는 대신 1,500억 유상증자로 시설 800억 증설에 베팅한 것은 뒷배 없는 이 회사가 스스로 고른 선택이다.
옆에 세워 보면

미래 베팅에 시장은 절반만 답했다

그리고 시장이 답했다. 2026년 8월 3일, 유상증자의 확정 발행가가 24,450원으로 정해졌다. 처음 예정했던 50,300원에서 절반 넘게 내린 값이다. 유상증자를 진행하는 동안 주가가 크게 빠진 결과다. 발행가가 반토막 나니 실제로 손에 쥔 돈도 반토막 났다. 새로 찍은 주식 3,196,465주로 모은 금액은 약 782억. 목표했던 1,500억의 절반 수준이다. 게다가 기존 주주들이 청약하고 남은 실권주를 일반에 공모했을 때 청약률은 36.43%에 그쳤고, 남은 실권주 491,626주는 대표주관 한국투자증권과 인수단인 NH·삼성증권이 떠안았다. 미래를 사겠다는 이 회사의 베팅에, 시장은 미지근하게 답한 것이다.

이 로봇 산업의 겨울을 네 회사가 얼마나 다르게 지나는지를 나란히 두면 뉴로메카의 자리가 또렷해진다. 이 산업은 반도체처럼 '이미 온 붐'을 파는 게 아니라 협동로봇과 휴머노이드라는 '아직 오지 않은 미래'를 파는 곳이라, 대부분의 장부가 적자이고 매출조차 뒷걸음친다. 그래서 위치보다 '누가 실탄을 대주나'가 방향을 가른다. 두산로보틱스는 2023년 상장으로 스스로 4,212억을 쥐었고 부채비율 15%에 약 1,770억으로 사실상 빚이 없다. 그 곳간을 지키기보다 R&D센터와 북미 기업 인수에 태우며 매출이 3년째 줄고(530억→468억→330억) 적자를 사상 최대(영업손실 595억)로 키웠다. 레인보우로보틱스는 삼성전자가 창업자 지분을 2,674억에 사들여 35% 최대주주에 오르며 뒷배를 얻었고, 동종이 다 매출을 잃는 국면에 홀로 매출 341억(+76.4%)에 흑자로 돌아섰다. 다만 그 흑자는 영업이 아니라 금융수익 덕이다. 로보스타는 LG 우산 아래 큰 결정 없이 사이클을 견디다 매출 757억(-15%)에 영업이 적자로 돌아섰다.

뉴로메카는 이 넷 중 뒷배가 가장 얇다. 두산의 순현금도, 삼성이라는 최대주주도, LG의 우산도 없다. 그런데 미래엔 가장 공격적으로 베팅한다. 부채비율 557%로 이미 무거운 몸에, 빚(전환사채)에 더해 주주 희석(유상증자)까지 스스로 긁어모아 증설에 실탄을 붓는다. 같은 겨울을 두산은 쥔 돈을 태우며, 레인보우는 오너십을 넘겨 뒷배를 얻으며, 로보스타는 우산 아래 견디며 지나는데, 뉴로메카는 홀로 자본시장에서 실탄을 긁어 미래를 사는 쪽에 서 있다. 산업용 로봇으로 버티는 또 다른 독립사 유일로보틱스도 전환사채로 실탄을 대는데, 이쪽은 순손실이 247억으로 확대됐다.

💡유상증자는 주가 반토막으로 목표 1,500억의 절반인 약 782억만 모였고 청약률은 36.43%에 그쳤다 — 두산·레인보우·로보스타가 각자 뒷배로 겨울을 나는 사이, 뉴로메카는 뒷배 가장 얇은 채로 가장 공격적으로 베팅한다.
한마디

긁어모은 실탄으로 어디에 닿을까

정리하면 이렇다. 매출 190억으로 25% 꺾인 해에 영업손실은 149억으로 줄였지만 순손실은 전환사채 평가손실로 220억까지 커졌고, 그 무거운 부채비율 557% 위에서 회사는 웅크리는 대신 1,500억 유상증자로 증설에 베팅했다. 그런데 시장은 절반인 782억만 채워줬다. 뒷배 없는 회사가 빚과 희석으로 스스로 실탄을 긁어모아 미래를 사려는 궤적이, 지금 여기까지 와 있다. 이 실탄이 규모의 경제에 닿아 적자를 흑자로 돌리는 길로 이어질지, 조달이 막혀 무거운 빚만 남는 길로 갈지는 지금 재료 안에서 아직 갈리지 않았다. 증설도, 그 뒤의 이익도 아직은 기대이지 확정된 실적이 아니다.

이 회사가 속한 산업 — 로봇
하나의 국면

아직 도착하지 않은 역으로 달리는 열차들

반도체가 '이미 와버린 호황'을 파는 산업이라면, 로봇은 정반대편에 서 있다. 여기서 파는 건 협동로봇과 휴머노이드, 공장 자동화가 열어줄 '아직 오지 않은 미래'다. 시장은 그 미래에 후한 값을 매기지만, 정작 장부를 펼치면 대부분 적자이고 매출조차 뒷걸음치는 곳이 많다. 도착역은 아직 짓는 중인데, 열차들은 연료를 태우며 그쪽으로 달린다. 뉴로메카가 탄 열차도 그 선로 위에 있다.

같은 시기 네댓 회사의 매출을 나란히 놓으면 방향이 한쪽으로 기운다. 두산로보틱스가 330억으로 29.6% 줄고, 로보스타가 757억으로 15.0% 줄고, 뉴로메카가 190억으로 25% 줄었다. 회사들이 밝힌 이유도 비슷하다 — 제조업 투자가 미뤄지고, 전방 고객사들이 설비 투자를 집행하지 않는다는 것. 미래를 사겠다는 수요 자체가 뒤로 미뤄진 겨울이다.

그런데 이 겨울이 모두에게 똑같이 불지는 않았다. 레인보우로보틱스만 매출이 341억으로 76.4% 뛰었고, 유일로보틱스는 369억으로 5% 늘었다. 같은 방에서 누구는 매출을 잃고 누구는 매출이 불어난다. 그러니 '수요가 미뤄져서 다 같이 나빠졌다'는 한 문장으로 이 방을 묶으면, 정작 결과를 가른 진짜 이유를 놓친다. 공기는 같은데 마시는 양이 다르다.

이 겨울의 정체는 재료가 말해주는 만큼만 분명하다 — 제조업·전방산업의 투자 지연. 그 이상으로 시장이 왜 로봇의 미래에 값을 매기는지, 언제 그 미래가 도착할지는 이 장부들 안에서 확정되지 않는다.

💡로봇은 온 붐이 아니라 올 붐을 파는 산업이다 — 매출은 다 같이 줄어드는데, 레인보우 하나만 매출이 뛰었다는 균열이 이 겨울의 진짜 질문을 연다.
왜 다른 결과

부채비율 15%와 557%가 같은 방에 있다

매출 방향만 보면 그저 '다 같이 추운 겨울'로 뭉뚱그려진다. 그런데 이익과 체력까지 한 겹 더 내려가면, 결과는 극과 극으로 벌어진다. 레인보우는 순이익 14억으로 흑자를 냈고 — 다만 이건 본업이 벌어들인 게 아니라 영업 밖 금융수익 덕이고, 영업 자체는 아직 25억 적자다 — 두산은 영업손실 595억, 순손실 555억으로 상장 이래 가장 큰 적자를 찍었다. 매출 규모가 비슷한 두 회사(330억과 341억)의 손익이 이렇게 다르다.

체력은 더 갈라진다. 두산은 빚이 자기 몸의 15%밖에 안 되는 사실상 무차입 상태에 순현금 1,770억을 깔고 앉아 있고, 로보스타는 부채비율 26%, 레인보우는 7%다. 그 옆에 뉴로메카가 있다 — 부채비율 557%. 남에게 진 빚 775억이 제 자본 139억의 다섯 배를 넘는다. 같은 협동로봇의 겨울을 지나는데, 한쪽은 1,770억을 손에 쥐고 다른 한쪽은 자본의 다섯 배를 빚으로 지고 있다.

같은 국면인데 왜 이렇게 갈리나. 답은 겨울의 세기가 아니라 각 회사가 그 겨울에 들어서기 전에 어떤 몸을 만들어뒀는가에 있다. 이 산업에서 결과를 크게 가르는 축은 두 개다 — 누가 그 열차의 연료를 대주느냐, 그리고 그 연료로 미래를 사들이느냐 몸을 웅크리고 견디느냐.

가르는 축 ①

연료를 누가 대주는가 — 넘긴 자와 지킨 자

이 산업의 첫 번째 갈림길은 '누가 실탄을 대주느냐'다. 대기업 우산이 뒤를 받치는 회사와, 창업자가 홀로 버티며 빚으로 연료를 조달하는 회사로 방이 나뉜다. 두산로보틱스는 (주)두산이 68.11%를 쥔 그룹의 일원이고, 2023년 상장 때 공모로 4,212억을 스스로 손에 넣었다. 레인보우는 삼성전자가 2023년 590억 규모 증자로 처음 들어온 뒤 2024년 말 창업자 지분을 2,674억에 사들여 35%로 최대주주가 되며 사실상 계열에 편입됐다. 로보스타는 2018년부터 LG전자가 33.40%를 쥔 자회사다.

그 맞은편에 뉴로메카와 유일로보틱스가 있다. 뉴로메카는 창업자 박종훈이 19.26%를 쥔 채 2022년 코스닥에 상장한 독립 중소기업이고, 뒤를 받쳐줄 대기업이 전혀 없다. 유일 역시 창업자가 31.27%를 쥔 독립사다. 이쪽 방의 연료는 주식으로 바꿀 권리가 붙은 빚, 즉 전환사채로 조달된다.

여기서 중요한 건, 이 자리가 그냥 주어진 게 아니라 골라서 치른 대가라는 점이다. 레인보우 창업자는 오너십을 삼성에 넘긴 대가로 실탄과 판로와 신뢰를 얻었다 — 매출 76% 성장과 부채비율 7%라는 지금의 안정은, 회사를 자기 손에서 놓은 값이기도 하다. 뉴로메카 창업자는 19.26%의 오너십을 지켰다. 그 대가로 뒤를 받쳐줄 우산은 없다. 지금 뉴로메카의 부채비율 557%는, 회사를 넘기지 않고 혼자 끌고 가겠다는 선택이 여러 해에 걸쳐 굳어진 자리다. 넘긴 자와 지킨 자 — 같은 겨울인데 어느 쪽 손을 잡았느냐가 체력을 갈랐다.

💡레인보우의 안정은 오너십을 넘긴 값이고, 뉴로메카의 557%는 오너십을 지킨 값이다 — 뒷배는 날씨가 아니라 창업자가 여러 해 전에 고른 선택의 흔적이다.
가르는 축 ②

그 연료로 미래를 사는가, 겨울을 견디는가

연료를 누가 대주느냐만큼 결과를 가르는 두 번째 축은, 그 연료를 어디에 쓰느냐다. 겨울이 오면 웅크려 온기를 지킬 수도 있고, 반대로 연료를 더 태워 아직 없는 역으로 속도를 낼 수도 있다. 로보스타가 웅크린 쪽이다. 산업용 로봇으로 섹터에서 매출 규모는 가장 크지만(757억) 그 매출이 4년 연속 줄었고(1,432→1,027→891→757억), 도 +18억에서 +11억, +1.5억으로 얇아지다 결국 57억 적자로 돌아섰다. 그런데 회사는 큰 베팅을 하지 않는다. LG 우산 아래에서 전방 고객사의 설비투자가 다시 돌아오길 기다리며 사이클을 견딘다.

두산은 정반대다. 무차입에 1,770억을 쥐고도 매출은 3년 연속 줄고(530→468→330억) 적자는 매년 커졌는데(-192→-412→-595억), 그건 미래를 사들이는 데 연료를 태우고 있기 때문이다. 회사가 밝힌 적자 확대 이유는 R&D센터 개소와 인력 채용, 그리고 북미 자동화 회사 ONExia 인수 비용이다. 손에 쥔 4,212억을 지키기보다 태워 미래를 사는 쪽 — 그 결과 현금은 1년 새 41% 줄었다. 같은 대기업 뒷배를 가졌어도 로보스타는 견디고 두산은 태운다.

그리고 뉴로메카는, 뒷배가 가장 얇은데도 두산과 같은 편에 선다. 매출이 상장 이후 98→137→253억으로 빠르게 크다가(2024년 +85%) FY2025에 190억으로 꺾인 국면에서도, 이 회사는 웅크리는 대신 증설로 미래에 베팅한다. 견디기를 택한 로보스타를 옆에 세우면 뉴로메카의 선택이 또렷해진다 — 우산 없는 회사가, 우산 있는 회사가 몸을 사리는 겨울에 오히려 연료를 더 붓겠다고 한 것이다. 다만 그 연료의 출처가 문제다. 태울 실탄을 대줄 곳간도, 지분을 사줄 대기업도 없으니, 남는 건 빚과 주주 희석뿐이다.

그래서 이 회사는

뒷배는 가장 얇고 베팅은 가장 크다 — 그리고 시장은 미지근했다

두 축을 뉴로메카에 겹쳐보면 이 회사가 선 자리가 드러난다. 연료를 대주는 뒷배는 로봇 네댓 곳 중 가장 얇고(창업자 홀로, 빚 의존), 그 연료로 하는 일은 가장 공격적이다(증설 베팅). 보통 얇은 뒷배는 견디기로 이어지고 두툼한 뒷배가 태우기를 감당한다. 뉴로메카는 그 짝을 어긋나게 붙였다 — 우산이 없는데도 두산처럼 미래를 사려 한다. 그러니 이 회사가 지나는 건 산업 공통의 겨울만이 아니다. 뒷배 없이 공격에 나선다는 자기만의 사정이 한 겹 더 얹혀 있다.

이 자리에서 무엇이 회사의 손 밖에서 벌어진 일이고, 무엇이 회사가 고른 것인지를 갈라볼 필요가 있다. FY2025 영업손실은 고정비를 줄여 149억으로 오히려 축소됐는데, 순손실은 220억으로 커졌다. 이 뒤집힘의 정체를 회사는 '주가 상승에 따른 전환사채 파생상품 평가손실'이라 밝혔다. 빚에 붙은 주식전환권이 주가가 오르자 회계상 손실로 잡힌 것이고, 회사는 '현금이 나간 손실은 아니다'라고 덧붙였다. 이 손실의 크기 자체는 회사가 어찌할 수 있는 게 아니다 — 오래전 빚으로 연료를 대기로 한 선택이 만든 구조가, 주가가 움직일 때마다 순손익을 흔든다. 여기까지가 몰린 부분이다. 이 회사의 순손익이 본업만큼이나 빚의 구조에 좌우된다는 것 — 그 이상으로 어떤 항목이 얼마씩인지는 이 재료 안에서 더 내려가 확정되지 않는다.

반대로 재량이 또렷하게 잡히는 대목이 있다. 2026년, 부채비율 557% 국면에서 뉴로메카는 1,500억 규모 유상증자를 결정했다. 그 쓰임을 보면 시설자금 800억, 운영 600억, 채무상환 100억 — 가장 큰 몫이 공장을 짓는 데 배정됐다. 움츠리지 않고 증설을 택했다는 뜻이다. 동시에 무상증자를 함께 걸어 자본을 늘려 557%라는 부채비율을 낮추려는 계산도 겹쳤다. 뒷배가 없으니 이미 기대온 빚 위에 주주 희석까지 얹어 미래를 사겠다는 결정 — 이건 누가 시킨 게 아니라 회사가 고른 방향이다.

그런데 시장은 미지근했다. 유상증자를 진행하는 동안 주가가 반토막 나 예정 발행가 50,300원이 확정가 24,450원으로 내려앉았고, 실제 조달액은 약 782억으로 목표 1,500억의 절반에 그쳤다. 일반공모 청약률은 36%에 머물러 팔리지 않은 몫을 대표주관 한국투자증권 등이 대신 떠안았다. 우산 없는 회사가 자본시장에서 직접 연료를 긁어모으려 했지만, 원하는 만큼 모이지 않은 자리다. 여기서 회사가 왜 이 겨울에 굳이 가장 큰 베팅을 걸었는지 — 규모를 키워야만 흑자에 닿는다고 봤는지, 다른 사정이 있었는지 — 그 동기의 방향은 이 재료로 가를 수 없다. 확실한 건 사실의 윤곽뿐이다.

로봇의 겨울을 네댓 회사가 서로 다르게 지난다. 두산은 손에 쥔 실탄을 태워 미래를 사고, 레인보우는 오너십을 삼성에 넘겨 뒷배를 얻고, 로보스타는 LG 우산 아래 큰 움직임 없이 견딘다. 뉴로메카는 뒷배가 가장 얇은데도 미래엔 가장 공격적으로 걸며, 그 연료를 빚과 희석으로 스스로 긁어모은다. 증설로 규모의 경제에 닿아 흑자로 돌아서는 길인지, 조달이 막혀 무너지는 길인지 — 아직 온기가 도착하지 않은 이 열차의 종착역은, 지금 이 장부 안에서는 어느 쪽으로도 확정되지 않은 채 열려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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