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C. FY2025 · 공시로 읽는 이야기
정적 실체리니지·리니지M을 축으로 한 자체 IP 게임사. 김택진 12.2% 최대주주, 국민연금 10.25%·사우디 게임홀딩 9.43%가 뒤를 잇는다. 사명을 '엔씨소프트'에서 '엔씨(NC)'로 바꿨다.
재무 좌표매출 15069억(-4.5%)·영업익 161억(전기 -1092억)·순익 3474억(전기 941억·3.7배)·세전 4614억·현금 5035억(전기 12605억)·부채비율 약 29%
└ mycpa 측정 렌즈
📄이 이야기는 FY2025의 DART 공시를 근거로 재서술한, 하나의 읽기입니다
행적 타임라인 — 이 회사가 공시로 남긴 발자국
◀ 바깥에서 온 압력회사가 낸 신호 ▶
이 회사, 뭐 하는 곳인가 · 어디서 왔나

20년 된 성 하나가 아직 회사를 먹여살린다

엔씨는 리니지로 시작해 리니지로 버텨온 회사다. 20여 년 전 세상에 내놓은 온라인 게임 하나가 지금까지 회사의 뼈대를 이룬다. 게임 안에서 유저가 무기와 아이템을 사는 데 쓰는 돈이 매출이 되는데, FY2025 기준으로 모바일판 리니지M 하나가 전기 4927억, 전체 매출의 31%를 차지했다. 회사가 파는 건 신작의 연속이 아니라, 오래 살아남은 하나의 세계를 계속 돌리는 일이다. 김택진이 12.2%로 최대주주이고, 그 뒤를 국민연금 10.25%와 사우디 게임홀딩 9.43%가 바짝 좇는다.

게임 회사의 장부에는 남들과 다른 습성이 하나 있다. 유저가 오늘 결제한 현금을 그날 매출로 다 잡지 않고, 그 아이템을 쓸 것으로 추정한 기간에 걸쳐 나눠 인식한다. 이걸 이연수익이라 부르는데, 그래서 '유저가 실제로 낸 돈'과 '장부에 찍힌 매출'은 시점이 어긋난다. 감사인이 매년 이 회사를 들여다볼 때 가장 먼저 챙기는 대목도 바로 이 이연수익이다. 숫자 하나하나가 회사의 재량과 추정 위에 얹혀 있다는 뜻이다.

이 회사의 평소 모습은 이렇게 정리된다. 오래된 프랜차이즈 하나가 안정적으로 벌어주고, 신작이 나오는 사이사이 그 IP가 서서히 식으며 매출이 오르내린다. 부채는 가볍고 곳간은 두껍다. 그러니 뒤에 나올 이야기는 이 기준선 위에서 읽어야 한다 — 무엇이 평소와 같고, 무엇이 이례적인가.

💡엔씨는 20여 년 된 리니지 프랜차이즈가 매출의 뼈대인 회사다. 리니지M 하나가 매출의 31%다.
지금 무슨 일이야

영업이익 161억, 그런데 순이익은 그 21배

2026년 2월 10일, 회사가 지난 한 해의 성적을 잠정 수치로 내놨다. 게임을 파는 무대에서 낸 은 161억이었다. 전기에 1092억 적자였던 걸 생각하면 흑자로 돌아온 것이다. 그런데 같은 장부의 맨 아래, 세금까지 다 뺀 최종 은 3474억으로 찍혀 있었다. 영업이익의 21배다. 무대에서 겨우 161억을 번 회사가 어떻게 장부 끝에서 3474억을 남겼나. 회사가 붙인 설명은 짧았다 — '유형자산 매각에 따른 일회성 비경상 이익.' 게임이 번 게 아니라, 갖고 있던 자산을 판 돈이 그 숫자를 밀어올렸다.

두 달 뒤인 4월 14일에는 다른 결의가 올라왔다. 회사가 보유한 자기 주식 8만여 주를 직원 4708명에게 나눠주기로 한 것이다. 금액으로 약 192억. 처분 전 회사가 가능이익 범위 안에서 사둔 자기 주식은 177만 주, 발행주식의 8.2%에 달했다. 실적의 순이익이 자산을 판 일회성으로 튀어 있는 사이, 회사는 곳간에 쌓인 자기 주식을 밖으로 돌리고 있었다.

💡FY2025 영업이익은 161억, 순이익은 3474억. 이 간극의 정체는 회사가 밝힌 '유형자산 매각 일회성'이다.
이 회사의 진짜 움직임

순익은 3.7배 뛰고, 곳간 현금은 절반으로 줄었다

숫자를 하나하나 뜯어보면 이 한 해의 성격이 드러난다. 영업이익 161억은 매출로 나눈 이익률이 1% 남짓이다. 게다가 매출 자체는 15069억으로 오히려 4.5% 줄었다. 더 팔려서 흑자가 된 게 아니라는 뜻이다. 공시가 밝힌 흑자의 이유는 '주요 영업비용 감소'였고, 실제로 신작을 만드는 데 쓰는 연구개발비만 봐도 전기 4218억(매출의 27%)에서 3251억(22%)으로 줄었다. 게임 본업은 겨우 손익분기 언저리로 올라온 자리다.

전기와 견줘도 조심할 데가 있다. FY2024 순이익 941억은 얼핏 흑자로 보이지만, 그 해 영업은 1092억 적자였다. 즉 그때의 흑자도 게임이 아니라 영업 바깥에서 온 껍질이었다. 두 해 모두 순이익이 흑자이니 이번을 '적자에서 흑자로 돌아섰다'고 부르면 어긋난다. 정확히는 흑자폭이 941억에서 3474억으로 3.7배 벌어진 것이고, 그 확대분의 상당 부분이 다음 해엔 반복되지 않는 일회성이다.

가장 눈에 띄는 건 손익계산서가 아니라 곳간이다. 순이익 3474억이 들어온 해에, 현금성 자산은 1조2605억에서 5035억으로 절반 밑까지 줄었다. 1년 새 7570억이 빠진 것이다. 벌어들인 이익보다 밖으로 내보낸 돈이 훨씬 컸다는 뜻인데, 그 통로는 배당과 소각, 종속회사 유상증자였다. 여기서 회사의 선택이 드러난다. 배당은 주당 3130원에서 1460원으로 절반 이하(총 636억에서 283억)로 낮췄고, 41만 주는 아예 소각해 발행주식 수를 줄였으며, 8만 주는 직원들에게 나눠줬다. 순이익은 3.7배 뛰었는데 주주에게 나눈 배당은 반토막 났다. 회사가 왜 그렇게 정했는지는 이 자료만으로 가를 수 없다 — 다만 순이익의 상당액이 일회성이라는 사실과, 배당을 줄였다는 사실이 같은 해에 나란히 놓여 있다는 것까지는 확실하다.

그래서 이 회사의 한 해는 손익계산서보다 자본의 움직임이 더 많이 설명한다. 순이익 3474억이 쌓였는데도 이익잉여금은 3조4739억에서 3조6690억으로 1951억밖에 늘지 않았다. 그 사이 배당과 소각이 자본을 갉아먹었기 때문이다. 은 약 29%로 여전히 가볍고 자본은 3조3704억으로 두껍다. 곳간을 헐어 주주와 직원에게 돌린 한 해 — 그게 FY2025 엔씨의 실제 동선이다.

💡순이익 3.7배·현금 반토막·배당 절반 이하가 같은 해에 찍혔다. 이 회사의 한 해는 손익보다 자본거래가 설명한다.
옆에 세워 보면

같은 흥행 사이클, 저마다 다른 발판 위에서

게임은 한두 개의 히트작이 회사를 몇 년씩 먹여살리는 판이다. 그래서 지금 실적은 대개 몇 년 전 터뜨린 히트의 반감기가 만든 숫자이고, 진짜 미래는 재무제표에 아직 안 잡힌 신작에 걸려 있다. 그 위에서 영업이익을 게임의 현재 실력으로만 읽으면 어긋나는데, 개발비를 자산으로 얹느냐 당장 비용으로 태우느냐, 그리고 곳간에 쌓인 현금이 영업 밖에서 순이익을 흔드느냐가 숫자를 다시 쓰기 때문이다. 엔씨의 FY2025가 그 전형이다. 영업이익은 겨우 161억인데 순이익은 3474억 — 게임이 아니라 자산 매각이 밑을 밀어올렸다.

같은 판을 다른 동종들은 다르게 통과했다. 크래프톤은 배틀그라운드 하나로 매출 3조3266억(+22.8%)까지 외형을 키웠지만, 영업이익은 1조544억으로 -10.8%, 순이익은 7337억으로 -43.7% 빠졌다 — 영업보다 순익이 더 크게 꺾인 건 그 차이가 영업 밖 손익과 세금에서 갈렸다는 뜻이다. 대신 무차입에 이익잉여금 5조6375억의 두툼한 현금 위에 서서, 번 돈을 방어가 아니라 다음 베팅에 쓸 여지가 넓다. 위메이드는 반대다. 영업이익 107억으로 본업은 흑자인데 순이익은 -270억 적자로 돌아섰다 — 코인 위믹스의 평가·손상이 게임에서 번 얼마 안 되는 이익을 덮은 것이다. 부채비율은 115%로 네 회사 중 유일하게 100%를 넘긴다.

펄어비스는 검은사막이 아직 벌어주는 와중에도 차기작 붉은사막에 개발비를 태우다 영업손실 -148억, 순손실 -84억을 냈다. 벌이가 나는 곳간을 헐어 다음 한 방을 만드는 자리다. 시프트업은 니케와 스텔라 블레이드로 매출 2945억(+31.4%)· 60%대의 고마진에, 부채비율 18%로 가장 가볍다. 자체 IP를 직접 굴려 로열티가 밖으로 새지 않기 때문이다. 이 지형 안에서 엔씨의 자리는 이렇게 읽힌다 — 크래프톤 같은 초대박 현금방석도, 시프트업 같은 신흥 고마진도 아닌, 20여 년 벌어온 프랜차이즈가 서서히 식는 구간에서 자산을 팔아 순익을 채우고 곳간을 헐어 주주·직원에게 돌린 회사. 부채는 가볍지만, 다음을 딛을 발판이 아직 파이프라인 안에 있다.

💡같은 게임 판에서 크래프톤은 현금방석, 시프트업은 고마진 신흥, 위메이드는 코인 변수. 엔씨는 오래된 IP가 식는 구간을 자산 매각과 자본 환원으로 통과했다.
한마디

화석 위에 무엇을 세울지는 아직 열려 있다

FY2025의 확정된 사실은 이렇게 남는다. 게임 본업은 겨우 손익분기 위로 올라왔고, 순이익 3474억은 자산을 판 일회성이 밀어올렸으며, 1조2605억이던 곳간 현금은 5035억으로 반토막 났고 배당은 주당 3130원에서 1460원으로 줄었다. 그 사이 회사는 이름을 엔씨소프트에서 엔씨(NC)로 바꿨고, 사우디 자금은 보고 주체를 바꿔 9.43%로 남았으며, 국민연금은 10.25%까지 늘어 창업자 12.2%에 바짝 붙었다. 앞으로의 게임은 호라이즌 스틸 프론티어스·길드워3 같은 개발 중 프로젝트에 걸려 있고, 연구개발비 3251억이 그리로 흘러간다. 다만 이건 아직 파이프라인일 뿐 실적으로 확정된 게 아니다. 20여 년 된 성이 아직 회사를 먹여살리는 지금, 다음 막이 이 화석 위에 무엇을 세울지는 열린 채로 남아 있다.

이 회사가 속한 산업 — 게임
하나의 국면

무대에서 번 돈과 장부에 찍힌 돈이 어긋난 해

게임은 이상한 시간표로 도는 장사다. 자동차나 반도체는 이번에 만든 걸 이번에 팔지만, 게임은 몇 년 전에 터뜨린 한 방이 지금의 장부를 채운다. 한두 개의 히트작이 회사를 몇 년씩 먹여살리고, 그 인기가 서서히 식는 동안 회사는 다음 한 방을 준비한다. 그래서 지금 손익계산서에 찍힌 숫자는 오늘의 실력이 아니라 과거에 터진 대박이 남긴 여진에 가깝다. NC의 리니지는 20년 넘게 벌어온 프랜차이즈고, 크래프톤의 배틀그라운드도, 펄어비스의 검은사막도, 다 예전에 낸 대박이 지금을 떠받치는 구조다.

FY2025에 이 여섯 회사가 낸 매출의 방향은 제각각이었다. 크래프톤이 3조3,266억으로 22.8% 늘고 시프트업이 2,945억으로 31.4% 뛰는 동안, NC는 1조5,069억으로 4.5% 줄고 위메이드는 6,140억으로 13.7% 빠졌다. 넷마블은 6.4%, 펄어비스는 6.8%로 각각 소폭 늘었다. 같은 산업의 같은 시기를 지났는데 한쪽은 몸집이 커지고 한쪽은 줄었다 — 히트의 여진이 각자 다른 속도로 식고 있으니 당연한 일이다.

그런데 방향이 제각각인 매출보다 더 눈에 띄는 공통점이 하나 있다. 장부 맨 아래에 찍힌 순이익이, 게임을 팔아 번 영업이익과 나란히 놓으면 자꾸 어긋난다는 것이다. NC는 게임 무대에서 영업이익 161억을 냈는데 장부 맨 아래 순이익은 3,474억, 스물한 배로 튀어 있다. 크래프톤은 영업이익이 10.8% 줄었는데 순이익은 43.7% 줄어 낙폭이 훨씬 컸다. 위메이드는 영업이익 107억으로 흑자인데 순이익은 -270억 적자로 돌아섰다. 세 회사가 서로 다른 방식으로, 같은 말을 하고 있다 — 이 산업에서 '게임이 번 돈'과 '회사가 남긴 돈'은 다른 물건이다.

💡게임은 과거의 대박이 지금 장부를 채우는 산업이고, FY2025 여섯 회사에 공통으로 나타난 건 매출의 방향이 아니라 영업이익과 순이익이 어긋난다는 사실이다.
왜 다른 결과

같은 판인데 성적표는 극과 극

매출 방향만 봐서는 이 판에서 무슨 일이 벌어지는지 절반도 안 보인다. 이익까지 내려가면 격차는 극과 극으로 벌어진다. 시프트업은 매출 2,945억에서 영업이익 1,814억을 뽑아 이익률이 60%를 넘는다 — 판 돈의 절반 넘게가 이익으로 남는다는 뜻이다. 반대편에 펄어비스는 매출 3,656억을 올리고도 영업손실 -148억, 순손실 -84억으로 적자다. NC는 영업이익 161억으로 겨우 손익분기 위에 얼굴만 내밀었다. 같은 산업에서 누구는 판 돈의 절반이 남고 누구는 판 돈보다 더 쓴다.

한 회사 안에서도 위아래가 어긋난다. NC의 영업이익 161억은 전년의 -1,092억 적자에서 돌아온 것이지만, 매출은 오히려 4.5% 줄었으니 더 팔아서 만든 흑자가 아니라 비용을 깎아 만든 흑자다. 그 위에 순이익 3,474억이 얹혀 있다. 넷마블의 순이익은 2,308억으로 전년 대비 7,077%라는 숫자가 붙었지만, 이건 전년 순이익이 32억까지 내려앉았던 바닥에서 튄 착시다. 위메이드는 본업이 51.2% 개선됐는데도 순익은 적자로 뒤집혔다.

같은 판, 같은 공기를 지나는데 왜 성적표는 이렇게 갈릴까. 답은 각 회사가 어떻게 생겼는가 — 구조에 있다. 그리고 그 구조는 하늘에서 떨어진 날씨가 아니라, 몇 년 전 이 회사들이 무엇을 딛고 서기로 골랐는지, 그 선택이 굳어 지금의 자리가 된 것이다. 게임에서 그 선택은 두 갈래로 나뉜다. 하나는 지금 찍힌 이익 숫자를 무엇이 다시 쓰고 있느냐, 다른 하나는 다음 한 방을 무엇을 딛고 준비하느냐다.

가르는 축 ①

영업이익을 게임 실력으로 읽으면 틀린다

첫 번째 갈림길은 지금 장부에 찍힌 이익이 실은 세 겹으로 덧칠돼 있다는 데서 시작한다. 게임사는 신작 개발비를 지금 당장 비용으로 태울 수도 있고, 자산으로 얹어뒀다가 나중에 나눠 갚을 수도 있다. 자산으로 얹으면 지금 영업이익이 커 보이지만, 그 게임이 흥행에 실패하면 얹어둔 몫이 훗날 한꺼번에 손실로 돌아온다. 펄어비스가 딱 그 자리에 있다. 검은사막이 아직 벌어주는 와중에도 차기작 붉은사막에 붓는 개발비가 그 이익을 넘어서 적자가 됐는데, 그 개발비를 자산으로 얼마나 얹느냐에 따라 지금 손실 폭 자체가 달라진다. 회사의 다음을 통째로 한 게임에 거는 셈이다.

두 번째 덧칠은 유저가 결제한 현금과 장부에 잡히는 매출의 시점이 어긋난다는 것이다. 게임사는 아이템 판 돈을 받은 즉시 매출로 잡지 않고, 유저가 그 아이템을 쓸 거라 추정한 기간에 걸쳐 나눠 인식한다. 그래서 지갑에서 나간 돈과 장부의 매출이 시점부터 다르다 — NC의 감사인이 매년 이 대목을 회계에서 가장 중요하게 들여다보는 항목으로 짚는 이유가 여기 있다.

세 번째, 그리고 FY2025에 가장 크게 숫자를 다시 쓴 것은 영업 바깥의 손익이다. NC의 순이익 3,474억은 리니지가 벌어준 게 아니다. 회사가 적은 사유는 담백하다 — 갖고 있던 유형자산을 팔아 생긴 일회성 이익이 그 숫자를 밀어올렸다. 반대편에서 위메이드는 게임에서 번 107억을 영업 밖 손실이 덮어 순익을 적자로 뒤집었다. 회사가 자체 발행한 코인 위믹스라는 새 판돈에 회사를 실은 탓에, 순익이 게임이 아니라 디지털자산의 평가와 처분에 흔들린다. 크래프톤조차 영업이익은 10.8% 줄었는데 순이익은 43.7% 빠져, 성적이 영업 밖에서 갈렸다. 같은 국면을 지나는 네 회사가 각기 다른 이유로, 하나같이 영업이익 밑에서 숫자가 다시 써졌다. 그러니 이 판에서 영업이익 하나만 떼어 '게임 실력'으로 읽으면 어긋난다.

💡게임의 이익 숫자는 개발비를 자산으로 얹느냐, 결제 현금을 언제 매출로 잡느냐, 영업 밖에서 무엇이 들어오고 나가느냐로 세 겹 덧칠돼 있어 — NC의 순익 3,474억이 자산 매각 일회성이고 위메이드의 순익 적자가 코인이듯, 영업이익만 떼어 읽으면 실체를 놓친다.
가르는 축 ②

다음 한 방을 무엇을 딛고 서서 노리나

히트에는 반감기가 있고, 다음 한 방이 언제 어디서 터질지는 아무도 모른다. 그래서 결과를 더 크게 가르는 두 번째 갈림길은 '무엇을 딛고 서서 다음을 노리느냐'다. 그 발판은 몇 년 전 각자가 고른 것이고, 지금 재무 상태는 그 선택이 굳은 흔적이다.

크래프톤은 배틀그라운드 한 방으로 이익잉여금 5조6,375억을 쌓고 빚 없이 부채비율 31%로 서 있다. 번 돈을 방어에 쓸 필요가 없으니 신작 베팅이든 해외 스튜디오 인수든 주주환원이든 마음대로 쓸 폭이 넷 중 가장 넓다. 대신 그 넓은 재량의 반대편에는 매출 절대다수가 단 하나의 IP에서 나온다는 위험이 있다 — 다음을 스스로 못 만들면 쌓아둔 현금이 성장 정체를 덮는 방석이 된다. 넷마블은 다른 길을 갔다. 잃어버린 시간을 자체 히트로 건너는 대신 스핀엑스 같은 해외 스튜디오를 사와 IP와 매출을 빌려 건넜고, 그 대가로 부채비율 47%와 로열티 유출, 인수로 생긴 무형의 자산 부담을 안았다. 번 돈의 상당 부분이 사들인 몸집을 유지하고 빚을 갚는 데 묶인다.

위메이드는 게임 대신 코인이라는 새 판돈에 회사를 실어 부채비율 115%로, 크래프톤·넷마블·펄어비스·위메이드 4사 중 유일하게 100%를 넘겼고, 그만큼 변동성을 함께 안았다. 펄어비스는 벌이가 나는 와중에 유보금을 헐어 붉은사막 하나에 회사의 다음을 건다. 시프트업은 남의 IP를 빌리지 않고 니케·스텔라 블레이드를 직접 만들어 로열티 유출 없이 60%대 이익률을 내며 부채비율 18%로 가장 가볍지만, 그 고마진은 몇 개 안 되는 히트에 그대로 얹혀 있어 신흥의 얼굴을 한 히트 집중 위험이다. 같은 산업의 여섯 회사가 현금방석, 빌린 IP, 코인, 한 방 베팅, 자체 신흥으로 서로 다른 발판 위에 서 있다. 무엇을 딛고 섰느냐가, 번 돈을 무엇에 쓸 수 있는지를 가른다.

💡오래가는 프랜차이즈, 무차입 현금방석, M&A로 빌린 IP, 코인이라는 새 판돈, 한 방에 건 개발비, 자체 신흥 고마진 — 무엇을 딛고 서기로 골랐느냐가 다음 한 방을 준비하는 재량의 폭을 가른다.
그래서 이 회사는

3.7배와 반토막이 같은 해에 찍혔다

이 두 갈림길을 NC에 겹치면 자리가 또렷해진다. NC가 딛고 선 발판은 리니지라는 20년 넘은 프랜차이즈다. 확률형 아이템을 파는 리니지형 과금이 이 회사를 오래 먹여온 젖줄이자, 동시에 규제와 이용자 반발이 쏟아지는 진앙이기도 하다. 이 IP는 여전히 매출의 축이다 — 리니지M 하나가 전기 4,927억으로 매출의 31%를 감당했다. 문제는 그 프랜차이즈가 늙어가고 있다는 것이고, 신작이 비어 있는 구간에서 IP가 서서히 식는 모습이 매출 4.5% 감소로 나타났다. 크래프톤이 현금과 젊은 단일 IP를 함께 쥔 자리라면, NC는 두툼한 유보금은 있으나 IP가 오래된, 정반대 자리에 있다.

그래서 NC가 이번 국면에서 겪은 일은 재량이 있던 것과 없던 것으로 갈라 봐야 한다. 순이익 3,474억이 941억에서 3.7배로 벌어진 것 자체는 대부분 회사가 고른 결과가 아니다 — 유형자산을 판 일회성 이익이 밀어올린 것이고, 그 크기는 회사가 조종한 숫자가 아니다. 반대로, 그 돈을 어디로 흘려보낼지에는 재량이 있었다. 그리고 장부에 남은 사실은 이렇다. 순익이 3.7배 뛴 바로 그 해에, 현금성 자산은 1조2,605억에서 5,035억으로 절반 밑까지 줄었다. 밖으로 나간 돈이 컸다는 뜻이고, 그 통로는 배당과 자기주식 소각, 종속회사 유상증자였다.

그런데 같은 해의 배당은 주당 3,130원에서 1,460원으로 절반 이하로 낮췄다. 보유 8만 주는 직원 4,708명에게 나눠줬고, 41만 주는 아예 없애 소각했다. 순익은 3.7배로 뛰고 배당은 반토막이 난 두 숫자가 같은 해에 반대 방향으로 찍혔다. 회사가 왜 그렇게 정했는지 — 일회성으로 부푼 순익을 배당의 근거로 삼지 않으려 했는지, 다른 데 쓸 돈을 남기려 했는지 — 는 이 자료만으로는 가를 수 없다. 확인되는 건 두 숫자가 반대로 움직였다는 사실까지다.

주주 명부도 조용히 바뀌었다. 사우디 자금이 이름표를 바꿔 9.43%로 다시 올라오고, 국민연금이 10.25%까지 늘었으며, 최대주주 김택진의 지분은 12.2%다 — 창업자의 몫과 외부 대주주들의 몫이 서로 가까이 붙어 있는 자리다. 회사는 같은 시기에 이름도 엔씨소프트에서 엔씨(NC)로 줄였다. 앞으로의 게임은 호라이즌 스틸 프론티어스, 길드워3 같은 개발 중인 프로젝트에 걸려 있고, 연구개발비 3,251억이 매출의 22%로 그리로 흘러간다. 다만 이건 아직 파이프라인일 뿐, 실적으로 확정된 게 아니다. 확정된 FY2025는 이렇게 남는다 — 게임 본업은 겨우 손익분기 위로 얼굴을 내밀었고, 순익 3,474억은 자산을 판 일회성이 밀어올렸으며, 쌓아둔 현금은 반토막 났고 배당은 줄었다. 늙어가는 프랜차이즈 위에 다음 막을 무엇으로 세울지는, 아직 열려 있다.

이 이야기가 근거한 공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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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주가·투자판단이 아니라 기업의 실제 움직임을 읽는 이야기입니다. 사실은 공시·재무제표에서 뽑아 재서술했으며, 원문은 각 공시 출처로 확인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