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관광개발. FY2025 (~2026 상반기) · 공시로 읽는 이야기
정적 실체제주 드림타워 복합리조트(카지노+호텔)·인바운드 관광 · 김기병 회장 22.72% · 부채비율 489% 고차입 · KOSPI
재무 좌표FY2025 매출 6,534억 (+38.6%) · 영업이익 1,433억 (+267%) · 세전이익 -45억(여전히 적자) · 순이익 371억(흑자전환·이연법인세) · 부채총계 1.8조 · 부채비율 489%
└ mycpa 측정 렌즈
📄이 이야기는 FY2025 (~2026 상반기)의 DART 공시를 근거로 재서술한, 하나의 읽기입니다
행적 타임라인 — 이 회사가 공시로 남긴 발자국
◀ 바깥에서 온 압력회사가 낸 신호 ▶
이 회사, 뭐 하는 곳인가 · 어디서 왔나

이름은 롯데, 관광이라는데 — 정작 파는 건 카지노다

먼저 이름부터 오해를 풀어야 한다. 롯데관광개발의 '롯데'는 롯데그룹과 아무 관계가 없다. 그냥 같은 상호를 쓰는 별개 회사고, 김기병 회장이 지분 22.72%로 쥔 회사다(대표이사는 그 아들 김한준). '관광'이라는 이름도 지금은 절반만 맞다. 이 회사의 본업은 한국인을 해외로 내보내는 여행이 아니라, 제주에 지은 드림타워 복합리조트 — 카지노와 호텔이다. 매출은 그 리조트에 온 손님들이 카지노에서 잃고 호텔에서 묵는 데서 나온다.

방향을 정확히 잡아두자. 하나투어나 모두투어 같은 여행사가 '한국인을 밖으로 내보내는' 아웃바운드라면, 이 회사는 정반대다. 중국·동남아 외국인을 제주로 불러들이는 인바운드다. 같은 '관광 회복'이라는 바람이 불어도, 두 쪽이 맞는 바람은 부는 방향이 반대다. 아웃바운드 여행사가 회복 정점을 지나 매출이 꺾이기 시작할 때, 이 회사의 카지노는 정반대로 손님이 밀려들었다.

그런데 이 회사를 이해하는 진짜 열쇠는 사업이 아니라 재무에 있다. 드림타워라는 거대한 단일 자산 하나에 회사 전체를 걸었고, 그걸 대규모 차입으로 지었다. 부채총계 1.8조, 489%. 회사가 가진 돈에 비해 빌린 돈이 다섯 배 가까이 되는 몸이다. 무차입에 가깝게 가벼운 몸으로 여행을 파는 회사들과는 애초에 체급도, 뼈대도 다른 회사다. 이 무거운 뼈대가 앞으로 이야기의 거의 전부를 설명한다.

💡롯데그룹과 무관한 김기병 회장의 회사로, 본업은 여행이 아니라 제주 드림타워 카지노·호텔. 외국인을 불러들이는 인바운드이고, 1.8조 차입·부채비율 489%의 무거운 몸이다.
지금 무슨 일이야

영업이익은 세 배 넘게 터졌는데, 세전은 왜 여전히 마이너스인가

2026년 2월 12일, FY2025 성적표가 나왔다. 숫자만 보면 대폭발이다. 매출 6,534억으로 전년 4,715억에서 38.6% 늘었고, 은 1,433억으로 전년 390억의 267% 위로 뛰었다. 회사가 밝힌 이유는 단순하다 — '제주 드림타워 복합리조트 고객 증가에 따른 매출 및 영업이익 증가'. 중국·동남아 손님이 돌아오며 카지노와 호텔이 제대로 돌기 시작한 것이다. 매출 대비 이 22%. 카지노라는 고마진 사업이 회복되면 이렇게 곧장 이익으로 쌓인다.

그런데 그 화려한 숫자 바로 아래에 이상한 줄이 하나 있다. 법인세를 떼기 전 이익, 그러니까 세전이익은 -45억이다. 여전히 적자다. 영업으로 1,433억을 벌었는데 세금 내기도 전에 이익이 마이너스로 뒤집힌다. 전년의 -1,225억에서 크게 줄긴 했지만, 아직 0을 넘지 못했다. 영업이 그렇게 살아났는데 어디서 이 1,478억이 사라진 걸까 — 이 한 줄이 이 회사의 지금을 통째로 요약한다.

💡FY2025 매출 6,534억(+38.6%)·영업이익 1,433억(+267%)으로 카지노가 대폭발했지만, 세전이익은 -45억으로 여전히 적자. 영업의 회복과 세전의 적자가 한 성적표에 나란히 있다.
이 회사의 진짜 움직임

영업이 번 돈을 과거의 빚이 먼저 가져간다 — 흑자는 회계가 만들었다

사라진 돈의 정체는 금융비용이다. 1.8조를 빌려 리조트를 지었으니, 그 빚에 붙는 이자가 매년 나간다. 영업이 1,433억을 벌어도, 그 이자가 영업이익을 통째로 삼키고 나면 세전은 -45억으로 주저앉는다. 즉 영업이 아무리 살아나도 과거에 진 빚의 이자벽을 아직 못 넘은 것이다. 이건 지금 장사가 나빠서가 아니다. 장사는 누구보다 잘 됐다. 넘어야 할 벽이 과거에 세워졌을 뿐이다.

그런데도 맨 아래 은 +371억, 4년 만의 첫 흑자다. 세전이 -45억 적자인데 은 흑자라니, 순서가 거꾸로다. 보통 세금을 떼면 이익이 줄지 늘지 않는다. 이 뒤집힘의 원인은 영업이 아니라 회계다 — '2025년도 연결납세 적용에 따른 이연법인세 자산 증가'. 여러 계열을 묶어 세금을 계산하는 방식을 적용하면서, 앞으로 덜 낼 세금을 미리 자산으로 잡은 회계·세무 효과가 순이익을 흑자로 밀어올렸다. 그러니 '흑자전환'이라는 말을 영업의 회복으로 읽으면 절반만 본 것이다. 영업은 분명히 살아났지만, 그 회복이 순이익까지 온전히 닿으려면 아직 금융비용이라는 과거 빚의 벽이 남아 있다.

그 벽을 회사가 어떻게 상대하는지가 지금의 선택이다. 2026년 8월 3일, 회사는 2021년 드림타워 자금으로 발행했던 전환사채(8-1회차, 권면총액 700억) 중 350억을 만기 전에 자기 돈으로 되사 소각하기로 결정했다. 취득에 든 돈은 수익률 124.39%를 얹은 435.4억. 되사는 계기는 사채를 든 쪽이 '정해진 때 돈을 돌려달라'고 요구할 수 있는 권리(풋옵션)를 행사한 것이지만, 회사는 여기에 몰려 끌려간 것만은 아니다. 이 사채는 만기이자율 4.7%에 만기까지 가면 원금의 125.81%를 갚아야 하는, 빚으로 리조트를 짓던 시절의 비싼 자금이었다. 회복으로 번 현금을 으로 나눠주거나 새 사업을 벌이는 데 쓰는 대신, 그 비싼 과거의 빚을 지우는 데 쓴 것이다. 부채비율 489%를 낮추는 것, 그게 지금 이 회사가 스스로 정한 숙제다.

이 무게가 어디서 왔는지는 4년 전을 보면 분명하다. 리조트가 완공·개장하던 무렵 팬데믹이 겹쳐 외국인이 끊겼고, 2021년부터 2024년까지 4년 연속 순손실이 났다 — 순손실 -2,007억, -2,247억, -2,023억, -1,166억으로 누적 -7,400억대. 부채비율은 2023년 한때 2,591%까지 치솟았다. 그동안 매출은 1,071억에서 1,837억, 3,135억, 4,715억으로 꾸준히 늘었는데도, 거대한 고정비와 이자가 그 회복을 매년 앞질렀다. 빚의 크기 자체는 이미 벌어진 일이라 지금 와서 회사가 줄이거나 늘릴 재량이 없다. 회사가 지금 손댈 수 있는 건 그것을 얼마나 빠르게 되사 없앨지뿐이다.

💡영업이익 1,433억을 1.8조 차입의 금융비용이 통째로 삼켜 세전은 -45억 적자. 순이익 흑자 371억은 영업이 아니라 이연법인세라는 회계효과다. 회사는 회복 현금을 배당·확장 대신 4.7% 전환사채 350억을 되사 소각하는 데 썼다.
옆에 세워 보면

같은 관광 회복이 왔는데, 누구는 순익으로 닿고 누구는 이자벽에 막힌다

여행 섹터는 모양이 특이한 산업이다. 하나의 공통 충격이 산업 전체를 바닥까지 끌어내렸다가 똑같이 되살렸다. 팬데믹으로 2020~2021년 매출이 8~9할씩 증발했고, 국경이 열리자 2023~2024년 보복 수요로 다 같이 급반등했다. 그래서 지금 회사들을 가르는 건 '누가 회복했나'가 아니라, 회복 정점을 지난 뒤 그 회복이 순이익까지 닿느냐다. 그 통과 방식이 회사마다 다르다.

아웃바운드 대형사들부터 보자. 하나투어는 FY2025 매출 5,869억(-4.8%)으로 회복 정점을 지나 처음 꺾였지만 영업이익은 576억(+13.2%)으로 오히려 늘렸다 — 온라인 판매와 상품 믹스로 체질을 바꾼 것이다. 그런데 순이익은 474억으로 반토막(-52.1%) 났다. 본업이 아니라 관계기업 부실로 과거 걸어둔 약정의 청구서가 일시에 날아든 탓이다. 모두투어는 같은 방향으로 매출 2,104억(-16.4%)에 영업이익 76억(+62.8%)을 냈는데, 하나투어와 달리 그런 짐이 없어 순이익도 142억(+30.6%)으로 깨끗이 늘었다. 참좋은여행은 부채비율 72%의 가벼운 몸으로 홀로 매출까지 921억(+14.0%) 키웠고, 노랑풍선은 이제 막 영업 흑자(22억) 문턱을 넘었을 뿐 순이익은 -29억으로 아직 적자다. 레드캡투어는 매출의 큰 몫이 렌터카에서 나와 여행 사이클에 거의 흔들리지 않고 완만히 늘었다.

롯데관광개발은 이 지형에서 세 번째 유형이다. 영업은 누구보다 크게 터졌다 — 영업이익 1,433억은 이 섹터 어느 여행사보다 큰 절대 규모다. 그런데 그 회복이 순익까지 닿지 못한다. 하나투어는 멀쩡한 영업 위에 관계기업이라는 '일회성' 청구서가 순익을 눌렀다면, 롯데관광개발을 누르는 건 드림타워를 빚으로 지은 선택에서 나온 '매년 반복되는' 금융비용이다. 같은 관광 회복이 왔을 때 그것이 순익까지 닿느냐, 아니면 과거의 무게에 가로막히느냐 — 이 회사는 그 무게가 가장 무거운 극에 서 있다. 방향도 정반대다. 다들 한국인을 밖으로 내보내며 회복 정점을 지나 매출이 꺾일 때, 이 회사는 외국인을 제주로 불러들이며 매출을 38.6% 키웠다. 같은 섹터 표에 나란히 놓지만, 사실 부는 바람도 짊어진 뼈대도 서로 다른 회사다.

💡여행 섹터가 회복 정점을 지나는 국면에서, 하나투어는 관계기업 청구서로·노랑풍선은 더딘 회복으로 순익이 눌리고 모두투어·참좋은여행은 순익을 늘렸다. 롯데관광개발은 영업은 섹터 최대로 터졌지만 매년 반복되는 금융비용에 가로막힌, 과거의 무게가 가장 무거운 극에 있다.
한마디

벽 앞에 선 회복

정리하면 이렇다. 카지노는 되살아났고, 영업이익은 세 배 넘게 뛰었다. 그런데 그 돈은 아직 회사의 것이 되기 전에 과거의 빚이 먼저 가져간다. 세전은 -45억으로 여전히 적자고, 맨 아래 순이익 371억 흑자는 영업이 아니라 회계가 만든 숫자다. 회사는 그 사실 위에서 배당도 확장도 아닌 데레버리징을 골랐다 — 회복으로 번 현금으로 4.7%짜리 전환사채를 되사 없애며 부채비율 489%를 깎아 나가는 중이다. 영업이익이 금융비용의 벽을 넘어 '진짜' 세전 흑자에 닿는 날이 올지, 온다면 언제일지는 앞으로의 빚 줄이기와 손님의 지속에 달려 있고, 지금의 이 성적표만으로는 아직 확정되지 않는다. 회복은 분명히 왔다. 다만 그 회복이 넘어야 할 벽은 오늘의 장사가 아니라 몇 해 전에 세워졌고, 아직 그 앞에 서 있다.

이 회사가 속한 산업 — 여행/OTA
하나의 국면

국경이 열린 뒤, 바람의 방향이 갈렸다

여행이라는 산업은 지난 5년간 이상한 모양을 그렸다. 2020~2021년 팬데믹으로 매출이 8~9할씩 사라졌고 — 하나투어는 FY2021 한 해 영업손실이 1,273억이었다 — 국경이 열리자 2023~2024년 다 같이 되살아났다. 그런데 FY2025로 넘어오면서 그 반등이 정점을 찍고 방향을 틀기 시작했다. 아웃바운드, 그러니까 한국인을 해외로 내보내는 여행사들의 매출이 일제히 꺾였다. 하나투어 5,869억(-4.8%), 모두투어 2,104억(-16.4%), 노랑풍선 1,197억(-9.3%). 하나투어와 모두투어는 그 매출 감소의 이유로 정치불안·항공사고 같은 외생변수를 들었다. 같은 시기, 같은 방향. 여기까지는 하나의 국면이 산업 전체를 밀고 있는 것처럼 보인다.

그런데 그 방향에 끼지 않은 회사가 둘 있다. 참좋은여행은 매출을 921억(+14.0%)으로 키웠고, 롯데관광개발은 6,534억(+38.6%)으로 폭증시켰다. 남들이 회복의 내리막을 밟는 국면에서 혼자 오르막을 오른 것이다. 참좋은여행은 규모가 작아 아직 정점에 닿지 않은 사이클 위치의 문제라면, 롯데관광개발은 아예 바람의 방향 자체가 반대다. 이 회사는 한국인을 밖으로 내보내는 게 아니라 외국인을 제주로 불러들인다. 카지노와 호텔을 낀 드림타워 복합리조트, 인바운드 관광 시설이다. '롯데'는 상호일 뿐 롯데그룹과 무관하고(김기병 회장이 22.72%로 쥐고 있다), '관광'이라지만 하나투어식 여행업이 아니다. 그래서 같은 '관광 회복'이라는 공기를 마셔도, 아웃바운드에는 정점 뒤의 하강으로 오고 이 회사에는 이제 막 밀려드는 상승으로 온다.

💡팬데믹이 한 번에 무너뜨리고 한 번에 되살린 산업이지만, 회복이 정점을 지나는 지금은 '어느 쪽으로 사람을 옮기느냐'가 매출의 방향을 반대로 갈라놓는다.
왜 다른 결과

영업이익 1,433억을 벌고도 세전은 적자인 회사

매출의 방향만 봐서는 이 산업이 왜 이렇게 서로 다른 결과로 갈라지는지 알 수 없다. 한 겹 더 안으로 들어가 이익과 순익, 그리고 체력까지 보면 결과가 극과 극으로 벌어진다. 하나투어는 매출이 빠졌는데 영업이익은 576억(+13.2%)으로 오히려 늘렸고, 그런데 순이익은 474억(-52.1%)으로 반토막 났다. 모두투어는 영업이익 76억(+62.8%)에 순이익도 142억(+30.6%)으로 깨끗하게 늘렸다. 노랑풍선은 이제 겨우 영업이익 22억으로 흑자에 발을 걸쳤지만 순손실 29억으로 아직 적자다. 같은 국면인데 누구는 순익이 반토막 나고 누구는 늘고 누구는 문턱을 못 넘는다.

롯데관광개발은 이 갈림 안에서도 가장 기묘한 자리에 선다. 외국인이 돌아오며 영업이익이 1,433억(+267%)으로 터졌다. 이 산업 어느 회사보다 크게 벌었다. 그런데 법인세를 떼기 전 이익은 여전히 마이너스 45억이다. 영업으로 그만큼 벌었는데 왜 세전이 적자로 남을까. 이 한 줄의 어긋남 안에 이 회사의 지금이 통째로 들어 있다. 영업의 성적과 최종 성적이 이렇게까지 벌어지는 건, FY2025의 장사가 나빠서가 아니라 회사가 과거에 지어둔 '구조' 때문이다. 같은 관광 회복이 왔을 때 그것이 순익까지 닿는지, 아니면 도중에 무언가에 삼켜지는지 — 그 무언가가 회사마다 다르고, 그 다름이 이 산업의 결과를 가른다.

💡매출의 방향이 아니라 '영업이익이 순익까지 살아서 닿느냐'를 보면, 같은 회복을 지나는 회사들의 성적표가 서로 반대편에서 만난다.
가르는 축 ①

무엇에 회사를 걸었나 — 사람의 흐름과 반대로 선 자리

결과를 처음 가르는 것은 '여행 수요라는 사이클에 얼마나, 그리고 어느 방향으로 몸을 걸었나'다. 이건 날씨처럼 주어진 게 아니라 각자가 오래전에 고른 자리다. 레드캡투어를 보면 분명해진다. 이 회사는 여행사이면서 매출의 대부분을 렌터카 장기 렌탈에서 뽑는다. 그래서 여행이 정점을 지나 꺾이는 국면에도 매출 3,656억(+1.9%)·영업이익 468억(+7.4%)으로 완만하게, 거의 흔들리지 않고 지난다. 여행 사이클의 상방도 하방도 크게 타지 않는 자리를 골랐고, 그 대가로 이번 인바운드 폭발의 상승분도 온전히 누리지 않는다.

롯데관광개발은 정확히 반대편 극을 골랐다. 이 회사는 제주 드림타워라는 단 하나의 거대한 자산에 회사 전체를 걸었다. 카지노와 호텔, 외국인 수요에 노출을 몰아준 구조다. 그 선택의 상방이 지금 나타났다 — 중국·동남아 관광객이 돌아오자 매출 38.6%, 영업이익 267%라는 폭발이 왔다. 하지만 같은 선택의 하방은 이미 지나온 흉터로 남아 있다. 하필 드림타워를 완공하고 문을 열 무렵 팬데믹이 겹쳐 외국인이 끊겼고, 2021년부터 2024년까지 4년 연속 순손실, 누적 7,400억대의 적자를 냈다. 단일 자산·단일 수요에 몰아준 노출은 사람이 돌아올 때 가장 크게 벌지만, 사람이 끊길 때 피할 곳이 없다. 아웃바운드 여행사들이 이번에 매출을 잃으면서도 카지노 4년치 적자 같은 상흔은 없는 것과, 레드캡투어가 렌터카로 사이클을 눌러둔 것과, 롯데관광개발이 드림타워에 전부를 실은 것은 — 같은 산업에서 서로 다른 방향으로 걸어간 선택의 결과다.

💡여행 사이클에 몸을 얼마나·어느 방향으로 걸었나는 고른 것이다 — 인바운드 단일 자산에 전부를 실은 자리는 회복의 폭발을 가장 크게 받지만, 그 자리는 사람이 끊긴 4년의 적자도 함께 감수한 자리다.
가르는 축 ②

같은 회복, 다른 청구서 — 과거를 무엇으로 지었나

같은 관광 회복을 맞아도 그것이 순익까지 살아 닿느냐를 두 번째로 가르는 것은, '과거의 확장을 무엇으로 조달했나'다. 벌어들인 현금이 최종 이익에 도달하기 전에, 과거에 벌인 일이 저마다 다른 청구서를 들이민다. 하나투어를 보자. 영업이익은 멀쩡히 늘었는데 순이익이 반토막 난 건 본업 탓이 아니라, 과거에 관계기업 (주)꿈에 걸어둔 자금보충약정이 그 회사의 부실로 이행 의무가 되면서 충당부채를 한꺼번에 인식했기 때문이다. 확장의 청구서가 순익 라인에서 날아든 것이다. 반대로 모두투어는 창업자 우종웅 회장이 오래 쥐어온 회사답게 그런 무거운 짐이 없어 순익 142억(+30.6%)을 깨끗이 남겼고, 참좋은여행은 부채비율 72%의 가벼운 재무 위에서 순이익 108억(+248%)을 그대로 통과시켰다.

롯데관광개발의 청구서는 이들 중 가장 크고, 성격도 다르다. 이 회사는 드림타워를 자기 돈이 아니라 대규모 차입으로 지었다. 그 결과 부채총계 1.8조, 부채비율 489%다. 이 빚에 붙는 금융비용이 영업이익 1,433억을 통째로 삼켜, 세전이익을 마이너스 45억으로 끌어내렸다. 하나투어의 청구서가 특정 시점에 한 번 인식하고 지나가는 일회성이라면, 롯데관광개발의 청구서는 빚이 남아 있는 한 매 분기 이자로 되돌아오는 상시 부담이다. 여기서 조심할 대목이 하나 있다 — 이 재무 체질의 차이가 순전히 '누가 얼마나 잘 조달했나'라는 선택의 문제만은 아니다. 여행업은 선수금 같은 유동부채가 커서 부채비율이 원래 높게 잡히고(하나투어가 293%다), 레드캡투어의 253%는 렌터카 자산과 리스부채가 얹혀 높고, 롯데관광개발의 489%는 그 위에 드림타워 개발 차입이 얹힌 것이다. 다만 분명한 건, 참좋은여행이 저부채·으로 회복을 온전히 받아낼 때 롯데관광개발은 회복분의 대부분을 이자에 내주고 있다는 사실이다. 같은 바람이 불어도 그 바람이 순익 통장에 얼마나 남느냐는, 과거의 확장을 빚으로 지었느냐 자본으로 지었느냐에서 갈린다.

💡영업의 회복이 순익까지 살아남는지는 과거의 확장을 무엇으로 조달했느냐가 정한다 — 자본으로 지은 곳은 회복을 그대로 받고, 빚으로 지은 곳은 회복의 상당분을 매 분기 금융비용에 내준다.
그래서 이 회사는

그래서 롯데관광개발은 — 빚을 지우는 쪽을 택했다

두 개의 축을 롯데관광개발에 겹치면 자리가 또렷해진다. 하나는 인바운드 단일 자산에 전부를 실은 노출이고, 다른 하나는 그 자산을 빚으로 지은 조달이다. 앞의 축이 이번 회복을 산업에서 가장 크게 받아낸 이유라면, 뒤의 축은 그 회복이 세전 이익에 닿지 못하고 마이너스 45억에 걸린 이유다. 이 회사는 공통 국면만 지나는 게 아니라, 그 위에 '빚으로 지은 단일 리조트'라는 자기만의 사정을 한 겹 더 얹고 있다. 그리고 이 무게는 지금의 장사가 아니라 완공 무렵 팬데믹을 맞은 과거의 시점에서 이미 정해진 크기다 — 빚의 크기 자체는 벌어진 일이라, 회사가 지금 손댈 수 있는 건 그것을 줄여가는 방향뿐이다.

재량이 없는 것과 있는 것을 갈라보면 이렇다. 1.8조의 차입도, 그것이 매 분기 삼키는 금융비용의 크기도 회사가 지금 어쩌지 못하는 몫이다. 반면 회복으로 번 현금을 어디에 쓸지는 회사가 쥔 재량이다. 그 자리에서 롯데관광개발이 실제로 택한 것은 배당도 새 확장도 아닌 데레버리징, 즉 빚을 지우는 일이다. 2021년 드림타워 자금으로 발행했던 700억 규모 전환사채 — 만기이자율 4.7%에 만기상환액이 원금의 125.81%에 달하는, 비싼 빚이다 — 를 사채권자의 조기상환 청구에 맞춰 만기 전에 자기 돈으로 되사 소각하기 시작했다(2026년 8월 350억분에 435억을 지급). 번 현금을 주주에게 돌려주거나 새 시설에 붓는 대신, 과거의 가장 비싼 청구서부터 지우는 쪽에 쓴 것이다.

여기서 한 가지 어긋남 앞에 잠깐 멈춰야 한다. 세전이 적자인데 최종 순이익은 흑자로 돌아섰다(순이익 371억). 이 흑자는 영업의 힘이 금융비용의 벽을 넘어서 만든 게 아니라, 2025년 연결납세 적용에 따라 이연법인세 자산이 늘어난 회계·세무상의 효과다. 세전은 아직 마이너스인데 순익은 플러스인 이 모양은, 4년 만의 첫 흑자전환이라는 표현이 담아내지 못하는 이 회사의 실제 위치를 드러낸다.

그래서 남는 질문은 하나다. 영업이익이 지금처럼, 혹은 그 이상으로 벌어들이면서 데레버리징이 진행돼 금융비용이 줄어들면, 언젠가 영업의 성적이 이자의 벽을 넘어 '진짜' 세전 흑자에 닿는 날이 온다. 그 날이 언제일지, 혹은 올지는 이 재료 안에서 확정되지 않는다. 회사가 회복의 현금을 빚을 지우는 데 쓰기로 한 선택은 장부로 확인되지만, 그 선택이 어느 시점에 세전 흑자로 결실을 맺을지는 앞으로의 관광객 흐름과 빚을 줄이는 속도에 함께 달려 있다. 산업에서 가장 크게 폭발한 영업이익과 가장 무겁게 남은 과거의 빚이 한 회사 안에서 맞서고 있는 상태 — 지금 롯데관광개발은 그 두 힘의 사이에 서 있다.

이 이야기가 근거한 공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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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가·투자판단이 아니라 기업의 실제 움직임을 읽는 이야기입니다. 사실은 공시·재무제표에서 뽑아 재서술했으며, 원문은 각 공시 출처로 확인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