먼저 이름부터 오해를 풀어야 한다. 롯데관광개발의 '롯데'는 롯데그룹과 아무 관계가 없다. 그냥 같은 상호를 쓰는 별개 회사고, 김기병 회장이 지분 22.72%로 쥔 회사다(대표이사는 그 아들 김한준). '관광'이라는 이름도 지금은 절반만 맞다. 이 회사의 본업은 한국인을 해외로 내보내는 여행이 아니라, 제주에 지은 드림타워 복합리조트 — 카지노와 호텔이다. 매출은 그 리조트에 온 손님들이 카지노에서 잃고 호텔에서 묵는 데서 나온다.
방향을 정확히 잡아두자. 하나투어나 모두투어 같은 여행사가 '한국인을 밖으로 내보내는' 아웃바운드라면, 이 회사는 정반대다. 중국·동남아 외국인을 제주로 불러들이는 인바운드다. 같은 '관광 회복'이라는 바람이 불어도, 두 쪽이 맞는 바람은 부는 방향이 반대다. 아웃바운드 여행사가 회복 정점을 지나 매출이 꺾이기 시작할 때, 이 회사의 카지노는 정반대로 손님이 밀려들었다.
그런데 이 회사를 이해하는 진짜 열쇠는 사업이 아니라 재무에 있다. 드림타워라는 거대한 단일 자산 하나에 회사 전체를 걸었고, 그걸 대규모 차입으로 지었다. 부채총계 1.8조, 489%. 회사가 가진 돈에 비해 빌린 돈이 다섯 배 가까이 되는 몸이다. 무차입에 가깝게 가벼운 몸으로 여행을 파는 회사들과는 애초에 체급도, 뼈대도 다른 회사다. 이 무거운 뼈대가 앞으로 이야기의 거의 전부를 설명한다.
2026년 2월 12일, FY2025 성적표가 나왔다. 숫자만 보면 대폭발이다. 매출 6,534억으로 전년 4,715억에서 38.6% 늘었고, 은 1,433억으로 전년 390억의 267% 위로 뛰었다. 회사가 밝힌 이유는 단순하다 — '제주 드림타워 복합리조트 고객 증가에 따른 매출 및 영업이익 증가'. 중국·동남아 손님이 돌아오며 카지노와 호텔이 제대로 돌기 시작한 것이다. 매출 대비 이 22%. 카지노라는 고마진 사업이 회복되면 이렇게 곧장 이익으로 쌓인다.
그런데 그 화려한 숫자 바로 아래에 이상한 줄이 하나 있다. 법인세를 떼기 전 이익, 그러니까 세전이익은 -45억이다. 여전히 적자다. 영업으로 1,433억을 벌었는데 세금 내기도 전에 이익이 마이너스로 뒤집힌다. 전년의 -1,225억에서 크게 줄긴 했지만, 아직 0을 넘지 못했다. 영업이 그렇게 살아났는데 어디서 이 1,478억이 사라진 걸까 — 이 한 줄이 이 회사의 지금을 통째로 요약한다.
사라진 돈의 정체는 금융비용이다. 1.8조를 빌려 리조트를 지었으니, 그 빚에 붙는 이자가 매년 나간다. 영업이 1,433억을 벌어도, 그 이자가 영업이익을 통째로 삼키고 나면 세전은 -45억으로 주저앉는다. 즉 영업이 아무리 살아나도 과거에 진 빚의 이자벽을 아직 못 넘은 것이다. 이건 지금 장사가 나빠서가 아니다. 장사는 누구보다 잘 됐다. 넘어야 할 벽이 과거에 세워졌을 뿐이다.
그런데도 맨 아래 은 +371억, 4년 만의 첫 흑자다. 세전이 -45억 적자인데 은 흑자라니, 순서가 거꾸로다. 보통 세금을 떼면 이익이 줄지 늘지 않는다. 이 뒤집힘의 원인은 영업이 아니라 회계다 — '2025년도 연결납세 적용에 따른 이연법인세 자산 증가'. 여러 계열을 묶어 세금을 계산하는 방식을 적용하면서, 앞으로 덜 낼 세금을 미리 자산으로 잡은 회계·세무 효과가 순이익을 흑자로 밀어올렸다. 그러니 '흑자전환'이라는 말을 영업의 회복으로 읽으면 절반만 본 것이다. 영업은 분명히 살아났지만, 그 회복이 순이익까지 온전히 닿으려면 아직 금융비용이라는 과거 빚의 벽이 남아 있다.
그 벽을 회사가 어떻게 상대하는지가 지금의 선택이다. 2026년 8월 3일, 회사는 2021년 드림타워 자금으로 발행했던 전환사채(8-1회차, 권면총액 700억) 중 350억을 만기 전에 자기 돈으로 되사 소각하기로 결정했다. 취득에 든 돈은 수익률 124.39%를 얹은 435.4억. 되사는 계기는 사채를 든 쪽이 '정해진 때 돈을 돌려달라'고 요구할 수 있는 권리(풋옵션)를 행사한 것이지만, 회사는 여기에 몰려 끌려간 것만은 아니다. 이 사채는 만기이자율 4.7%에 만기까지 가면 원금의 125.81%를 갚아야 하는, 빚으로 리조트를 짓던 시절의 비싼 자금이었다. 회복으로 번 현금을 으로 나눠주거나 새 사업을 벌이는 데 쓰는 대신, 그 비싼 과거의 빚을 지우는 데 쓴 것이다. 부채비율 489%를 낮추는 것, 그게 지금 이 회사가 스스로 정한 숙제다.
이 무게가 어디서 왔는지는 4년 전을 보면 분명하다. 리조트가 완공·개장하던 무렵 팬데믹이 겹쳐 외국인이 끊겼고, 2021년부터 2024년까지 4년 연속 순손실이 났다 — 순손실 -2,007억, -2,247억, -2,023억, -1,166억으로 누적 -7,400억대. 부채비율은 2023년 한때 2,591%까지 치솟았다. 그동안 매출은 1,071억에서 1,837억, 3,135억, 4,715억으로 꾸준히 늘었는데도, 거대한 고정비와 이자가 그 회복을 매년 앞질렀다. 빚의 크기 자체는 이미 벌어진 일이라 지금 와서 회사가 줄이거나 늘릴 재량이 없다. 회사가 지금 손댈 수 있는 건 그것을 얼마나 빠르게 되사 없앨지뿐이다.
여행 섹터는 모양이 특이한 산업이다. 하나의 공통 충격이 산업 전체를 바닥까지 끌어내렸다가 똑같이 되살렸다. 팬데믹으로 2020~2021년 매출이 8~9할씩 증발했고, 국경이 열리자 2023~2024년 보복 수요로 다 같이 급반등했다. 그래서 지금 회사들을 가르는 건 '누가 회복했나'가 아니라, 회복 정점을 지난 뒤 그 회복이 순이익까지 닿느냐다. 그 통과 방식이 회사마다 다르다.
아웃바운드 대형사들부터 보자. 하나투어는 FY2025 매출 5,869억(-4.8%)으로 회복 정점을 지나 처음 꺾였지만 영업이익은 576억(+13.2%)으로 오히려 늘렸다 — 온라인 판매와 상품 믹스로 체질을 바꾼 것이다. 그런데 순이익은 474억으로 반토막(-52.1%) 났다. 본업이 아니라 관계기업 부실로 과거 걸어둔 약정의 청구서가 일시에 날아든 탓이다. 모두투어는 같은 방향으로 매출 2,104억(-16.4%)에 영업이익 76억(+62.8%)을 냈는데, 하나투어와 달리 그런 짐이 없어 순이익도 142억(+30.6%)으로 깨끗이 늘었다. 참좋은여행은 부채비율 72%의 가벼운 몸으로 홀로 매출까지 921억(+14.0%) 키웠고, 노랑풍선은 이제 막 영업 흑자(22억) 문턱을 넘었을 뿐 순이익은 -29억으로 아직 적자다. 레드캡투어는 매출의 큰 몫이 렌터카에서 나와 여행 사이클에 거의 흔들리지 않고 완만히 늘었다.
롯데관광개발은 이 지형에서 세 번째 유형이다. 영업은 누구보다 크게 터졌다 — 영업이익 1,433억은 이 섹터 어느 여행사보다 큰 절대 규모다. 그런데 그 회복이 순익까지 닿지 못한다. 하나투어는 멀쩡한 영업 위에 관계기업이라는 '일회성' 청구서가 순익을 눌렀다면, 롯데관광개발을 누르는 건 드림타워를 빚으로 지은 선택에서 나온 '매년 반복되는' 금융비용이다. 같은 관광 회복이 왔을 때 그것이 순익까지 닿느냐, 아니면 과거의 무게에 가로막히느냐 — 이 회사는 그 무게가 가장 무거운 극에 서 있다. 방향도 정반대다. 다들 한국인을 밖으로 내보내며 회복 정점을 지나 매출이 꺾일 때, 이 회사는 외국인을 제주로 불러들이며 매출을 38.6% 키웠다. 같은 섹터 표에 나란히 놓지만, 사실 부는 바람도 짊어진 뼈대도 서로 다른 회사다.
정리하면 이렇다. 카지노는 되살아났고, 영업이익은 세 배 넘게 뛰었다. 그런데 그 돈은 아직 회사의 것이 되기 전에 과거의 빚이 먼저 가져간다. 세전은 -45억으로 여전히 적자고, 맨 아래 순이익 371억 흑자는 영업이 아니라 회계가 만든 숫자다. 회사는 그 사실 위에서 배당도 확장도 아닌 데레버리징을 골랐다 — 회복으로 번 현금으로 4.7%짜리 전환사채를 되사 없애며 부채비율 489%를 깎아 나가는 중이다. 영업이익이 금융비용의 벽을 넘어 '진짜' 세전 흑자에 닿는 날이 올지, 온다면 언제일지는 앞으로의 빚 줄이기와 손님의 지속에 달려 있고, 지금의 이 성적표만으로는 아직 확정되지 않는다. 회복은 분명히 왔다. 다만 그 회복이 넘어야 할 벽은 오늘의 장사가 아니라 몇 해 전에 세워졌고, 아직 그 앞에 서 있다.
여행이라는 산업은 지난 5년간 이상한 모양을 그렸다. 2020~2021년 팬데믹으로 매출이 8~9할씩 사라졌고 — 하나투어는 FY2021 한 해 영업손실이 1,273억이었다 — 국경이 열리자 2023~2024년 다 같이 되살아났다. 그런데 FY2025로 넘어오면서 그 반등이 정점을 찍고 방향을 틀기 시작했다. 아웃바운드, 그러니까 한국인을 해외로 내보내는 여행사들의 매출이 일제히 꺾였다. 하나투어 5,869억(-4.8%), 모두투어 2,104억(-16.4%), 노랑풍선 1,197억(-9.3%). 하나투어와 모두투어는 그 매출 감소의 이유로 정치불안·항공사고 같은 외생변수를 들었다. 같은 시기, 같은 방향. 여기까지는 하나의 국면이 산업 전체를 밀고 있는 것처럼 보인다.
그런데 그 방향에 끼지 않은 회사가 둘 있다. 참좋은여행은 매출을 921억(+14.0%)으로 키웠고, 롯데관광개발은 6,534억(+38.6%)으로 폭증시켰다. 남들이 회복의 내리막을 밟는 국면에서 혼자 오르막을 오른 것이다. 참좋은여행은 규모가 작아 아직 정점에 닿지 않은 사이클 위치의 문제라면, 롯데관광개발은 아예 바람의 방향 자체가 반대다. 이 회사는 한국인을 밖으로 내보내는 게 아니라 외국인을 제주로 불러들인다. 카지노와 호텔을 낀 드림타워 복합리조트, 인바운드 관광 시설이다. '롯데'는 상호일 뿐 롯데그룹과 무관하고(김기병 회장이 22.72%로 쥐고 있다), '관광'이라지만 하나투어식 여행업이 아니다. 그래서 같은 '관광 회복'이라는 공기를 마셔도, 아웃바운드에는 정점 뒤의 하강으로 오고 이 회사에는 이제 막 밀려드는 상승으로 온다.
매출의 방향만 봐서는 이 산업이 왜 이렇게 서로 다른 결과로 갈라지는지 알 수 없다. 한 겹 더 안으로 들어가 이익과 순익, 그리고 체력까지 보면 결과가 극과 극으로 벌어진다. 하나투어는 매출이 빠졌는데 영업이익은 576억(+13.2%)으로 오히려 늘렸고, 그런데 순이익은 474억(-52.1%)으로 반토막 났다. 모두투어는 영업이익 76억(+62.8%)에 순이익도 142억(+30.6%)으로 깨끗하게 늘렸다. 노랑풍선은 이제 겨우 영업이익 22억으로 흑자에 발을 걸쳤지만 순손실 29억으로 아직 적자다. 같은 국면인데 누구는 순익이 반토막 나고 누구는 늘고 누구는 문턱을 못 넘는다.
롯데관광개발은 이 갈림 안에서도 가장 기묘한 자리에 선다. 외국인이 돌아오며 영업이익이 1,433억(+267%)으로 터졌다. 이 산업 어느 회사보다 크게 벌었다. 그런데 법인세를 떼기 전 이익은 여전히 마이너스 45억이다. 영업으로 그만큼 벌었는데 왜 세전이 적자로 남을까. 이 한 줄의 어긋남 안에 이 회사의 지금이 통째로 들어 있다. 영업의 성적과 최종 성적이 이렇게까지 벌어지는 건, FY2025의 장사가 나빠서가 아니라 회사가 과거에 지어둔 '구조' 때문이다. 같은 관광 회복이 왔을 때 그것이 순익까지 닿는지, 아니면 도중에 무언가에 삼켜지는지 — 그 무언가가 회사마다 다르고, 그 다름이 이 산업의 결과를 가른다.
결과를 처음 가르는 것은 '여행 수요라는 사이클에 얼마나, 그리고 어느 방향으로 몸을 걸었나'다. 이건 날씨처럼 주어진 게 아니라 각자가 오래전에 고른 자리다. 레드캡투어를 보면 분명해진다. 이 회사는 여행사이면서 매출의 대부분을 렌터카 장기 렌탈에서 뽑는다. 그래서 여행이 정점을 지나 꺾이는 국면에도 매출 3,656억(+1.9%)·영업이익 468억(+7.4%)으로 완만하게, 거의 흔들리지 않고 지난다. 여행 사이클의 상방도 하방도 크게 타지 않는 자리를 골랐고, 그 대가로 이번 인바운드 폭발의 상승분도 온전히 누리지 않는다.
롯데관광개발은 정확히 반대편 극을 골랐다. 이 회사는 제주 드림타워라는 단 하나의 거대한 자산에 회사 전체를 걸었다. 카지노와 호텔, 외국인 수요에 노출을 몰아준 구조다. 그 선택의 상방이 지금 나타났다 — 중국·동남아 관광객이 돌아오자 매출 38.6%, 영업이익 267%라는 폭발이 왔다. 하지만 같은 선택의 하방은 이미 지나온 흉터로 남아 있다. 하필 드림타워를 완공하고 문을 열 무렵 팬데믹이 겹쳐 외국인이 끊겼고, 2021년부터 2024년까지 4년 연속 순손실, 누적 7,400억대의 적자를 냈다. 단일 자산·단일 수요에 몰아준 노출은 사람이 돌아올 때 가장 크게 벌지만, 사람이 끊길 때 피할 곳이 없다. 아웃바운드 여행사들이 이번에 매출을 잃으면서도 카지노 4년치 적자 같은 상흔은 없는 것과, 레드캡투어가 렌터카로 사이클을 눌러둔 것과, 롯데관광개발이 드림타워에 전부를 실은 것은 — 같은 산업에서 서로 다른 방향으로 걸어간 선택의 결과다.
같은 관광 회복을 맞아도 그것이 순익까지 살아 닿느냐를 두 번째로 가르는 것은, '과거의 확장을 무엇으로 조달했나'다. 벌어들인 현금이 최종 이익에 도달하기 전에, 과거에 벌인 일이 저마다 다른 청구서를 들이민다. 하나투어를 보자. 영업이익은 멀쩡히 늘었는데 순이익이 반토막 난 건 본업 탓이 아니라, 과거에 관계기업 (주)꿈에 걸어둔 자금보충약정이 그 회사의 부실로 이행 의무가 되면서 충당부채를 한꺼번에 인식했기 때문이다. 확장의 청구서가 순익 라인에서 날아든 것이다. 반대로 모두투어는 창업자 우종웅 회장이 오래 쥐어온 회사답게 그런 무거운 짐이 없어 순익 142억(+30.6%)을 깨끗이 남겼고, 참좋은여행은 부채비율 72%의 가벼운 재무 위에서 순이익 108억(+248%)을 그대로 통과시켰다.
롯데관광개발의 청구서는 이들 중 가장 크고, 성격도 다르다. 이 회사는 드림타워를 자기 돈이 아니라 대규모 차입으로 지었다. 그 결과 부채총계 1.8조, 부채비율 489%다. 이 빚에 붙는 금융비용이 영업이익 1,433억을 통째로 삼켜, 세전이익을 마이너스 45억으로 끌어내렸다. 하나투어의 청구서가 특정 시점에 한 번 인식하고 지나가는 일회성이라면, 롯데관광개발의 청구서는 빚이 남아 있는 한 매 분기 이자로 되돌아오는 상시 부담이다. 여기서 조심할 대목이 하나 있다 — 이 재무 체질의 차이가 순전히 '누가 얼마나 잘 조달했나'라는 선택의 문제만은 아니다. 여행업은 선수금 같은 유동부채가 커서 부채비율이 원래 높게 잡히고(하나투어가 293%다), 레드캡투어의 253%는 렌터카 자산과 리스부채가 얹혀 높고, 롯데관광개발의 489%는 그 위에 드림타워 개발 차입이 얹힌 것이다. 다만 분명한 건, 참좋은여행이 저부채·으로 회복을 온전히 받아낼 때 롯데관광개발은 회복분의 대부분을 이자에 내주고 있다는 사실이다. 같은 바람이 불어도 그 바람이 순익 통장에 얼마나 남느냐는, 과거의 확장을 빚으로 지었느냐 자본으로 지었느냐에서 갈린다.
두 개의 축을 롯데관광개발에 겹치면 자리가 또렷해진다. 하나는 인바운드 단일 자산에 전부를 실은 노출이고, 다른 하나는 그 자산을 빚으로 지은 조달이다. 앞의 축이 이번 회복을 산업에서 가장 크게 받아낸 이유라면, 뒤의 축은 그 회복이 세전 이익에 닿지 못하고 마이너스 45억에 걸린 이유다. 이 회사는 공통 국면만 지나는 게 아니라, 그 위에 '빚으로 지은 단일 리조트'라는 자기만의 사정을 한 겹 더 얹고 있다. 그리고 이 무게는 지금의 장사가 아니라 완공 무렵 팬데믹을 맞은 과거의 시점에서 이미 정해진 크기다 — 빚의 크기 자체는 벌어진 일이라, 회사가 지금 손댈 수 있는 건 그것을 줄여가는 방향뿐이다.
재량이 없는 것과 있는 것을 갈라보면 이렇다. 1.8조의 차입도, 그것이 매 분기 삼키는 금융비용의 크기도 회사가 지금 어쩌지 못하는 몫이다. 반면 회복으로 번 현금을 어디에 쓸지는 회사가 쥔 재량이다. 그 자리에서 롯데관광개발이 실제로 택한 것은 배당도 새 확장도 아닌 데레버리징, 즉 빚을 지우는 일이다. 2021년 드림타워 자금으로 발행했던 700억 규모 전환사채 — 만기이자율 4.7%에 만기상환액이 원금의 125.81%에 달하는, 비싼 빚이다 — 를 사채권자의 조기상환 청구에 맞춰 만기 전에 자기 돈으로 되사 소각하기 시작했다(2026년 8월 350억분에 435억을 지급). 번 현금을 주주에게 돌려주거나 새 시설에 붓는 대신, 과거의 가장 비싼 청구서부터 지우는 쪽에 쓴 것이다.
여기서 한 가지 어긋남 앞에 잠깐 멈춰야 한다. 세전이 적자인데 최종 순이익은 흑자로 돌아섰다(순이익 371억). 이 흑자는 영업의 힘이 금융비용의 벽을 넘어서 만든 게 아니라, 2025년 연결납세 적용에 따라 이연법인세 자산이 늘어난 회계·세무상의 효과다. 세전은 아직 마이너스인데 순익은 플러스인 이 모양은, 4년 만의 첫 흑자전환이라는 표현이 담아내지 못하는 이 회사의 실제 위치를 드러낸다.
그래서 남는 질문은 하나다. 영업이익이 지금처럼, 혹은 그 이상으로 벌어들이면서 데레버리징이 진행돼 금융비용이 줄어들면, 언젠가 영업의 성적이 이자의 벽을 넘어 '진짜' 세전 흑자에 닿는 날이 온다. 그 날이 언제일지, 혹은 올지는 이 재료 안에서 확정되지 않는다. 회사가 회복의 현금을 빚을 지우는 데 쓰기로 한 선택은 장부로 확인되지만, 그 선택이 어느 시점에 세전 흑자로 결실을 맺을지는 앞으로의 관광객 흐름과 빚을 줄이는 속도에 함께 달려 있다. 산업에서 가장 크게 폭발한 영업이익과 가장 무겁게 남은 과거의 빚이 한 회사 안에서 맞서고 있는 상태 — 지금 롯데관광개발은 그 두 힘의 사이에 서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