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오션이 뭘 하는 회사인지부터 세워두자. 경상남도 거제조선소에서 LNG를 실어나르는 배와 컨테이너선 같은 상선을 짓고, 동시에 잠수함과 군함 같은 방산 함정도 만든다. 배 한 척은 주문을 받고 2~3년에 걸쳐 짓는다. 그래서 지금 장부에 찍히는 매출은 대개 2~3년 전에 따낸 계약이 공정이 진행된 만큼씩 나눠 잡히는 것이다. 오늘의 성적표는 오늘 잘해서가 아니라 과거에 무슨 배를 얼마에 수주해뒀느냐가 도착한 결과다. 이 시차가 이 회사, 나아가 조선업 전체를 읽는 첫 열쇠다.
이 회사의 원래 이름은 대우조선해양이다. 오랫동안 산업은행이라는 국책은행의 관리 아래 있었다. 2010년대에 바다 위 원유·가스 생산설비를 짓는 해양플랜트 사업에서 큰 손실을 보고, 나랏돈의 관리를 받으며 20년 가까이 버텼다. 그 세월이 장부에 흉터로 남았다. 갚지 못한 적자가 세금 계산상 산더미처럼 쌓였고, 자본은 오래 얇았다.
그러다 2023년, 한화그룹이 이 회사를 인수한다. 새 자본이 들어오고, 이름도 한화오션으로 바뀌고, 잠수함·군함이라는 방산 축이 사업에 얹혔다. 지금 최대주주는 한화에어로스페이스로, 특수관계인을 합쳐 60.42%를 쥐고 있다. 즉 지금의 한화오션은 '20년 관리받은 옛 대우조선'이라는 과거와 '한화의 자본·방산'이라는 새 몸이 포개진 회사다. 이 두 시간의 겹침이 지난해 숫자 곳곳에서 튀어나온다.
2026년 3월 11일 나온 지난해 결산을 펼치면 눈이 한 번 멈추는 자리가 있다. 매출은 127,835억으로 18.6% 늘었고, 은 2,379억에서 11,676억으로 뛰었다. 391% 증가, 다섯 배에 가까운 숫자다. 여기까진 좋은 성적표로 읽힌다. 그런데 아래로 내려가면 순서가 뒤집힌 대목이 나온다.
세금을 떼기 전 이익이 8,424억이다. 그런데 세금까지 다 반영하고 남은 최종 은 12,459억. 세금을 냈는데 이익이 4,036억 더 커졌다. 보통은 세금을 내면 이익이 줄어든다. 여기선 세금 항목이 오히려 순익에 4,036억을 보탰다. 세무당국이 돈을 돌려준 게 아니다. 회계장부가 과거를 되살린 것이다.
그 4,036억의 정체는 이렇다. 옛 대우조선해양 시절 산업은행 관리를 지나며 쌓인, 세금 계산상 갚지 못한 적자 — 이걸 세무상 결손금이라 부른다. 적자일 땐 아무 쓸모가 없던 이 결손금이, 흑자가 나기 시작하자 성격을 바꾼다. 앞으로 낼 세금을 깎아줄 수 있는 자산으로 인식되는 것이다. 회사는 감사보고서에 '이연법인세 인식에 따른 법인세수익 발생으로 유효세율을 산정하지 아니하였다'고 적었다. 풀어 말하면, 미래에 흑자가 계속 날 가능성이 높아졌으니 과거의 적자를 세금 자산으로 당겨 인식했고, 그게 이번 순익을 밀어올렸다는 뜻이다. 잃어버린 세월이 지금의 순익 안에 그림자처럼 앉아 있다.
그러니 순익 배수를 조심해서 읽어야 한다. 영업이익은 사이클을 타고 4.9배로 튀었는데, 순익은 5,282억에서 12,459억으로 2.4배 느는 데 그쳤다. 언뜻 순익 증가가 영업보다 초라해 보이지만, 실은 전기에도 법인세가 3,472억의 수익으로 잡혀 순익의 출발선이 이미 높았기 때문이다. 이 회사의 순익은 두 해 연속으로, 본업이 아니라 되살아난 과거의 세금 효과에 크게 기대어 서 있다.
여기서 재량이 닿은 자리와 그냥 벌어진 일을 갈라볼 필요가 있다. 사이클이 불어 영업이 391% 뛴 건 회사가 만든 게 아니라 업황이 준 것이다 — 뒤에서 보겠지만 조선 4사가 나란히 폭증했다. 반면 결손금을 세금 자산으로 '지금' 인식한 것은 회계적 판단이 개입하는 자리다. 미래에 흑자가 이어진다는 가정 위에서만 성립하는 숫자이기 때문이다. 다만 회사가 그 판단을 어떤 근거로 이 시점에 내렸는지, 가정이 얼마나 보수적인지를 이 결산 공시만으로는 더 가를 수 없다. 분명한 건, 이 4,036억은 미래 흑자가 흔들리면 되돌아 나갈 수도 있는 성격의 이익이라는 점이다.
영업이익 391% 폭증을 한화오션만의 실력으로 읽으면 방향을 잘못 잡는다. 같은 해 HD한국조선해양이 172%, HD현대중공업이 189%, 삼성중공업은 순이익이 894% 뛰었다. 조선 4사가 나란히 폭증했다. 이유는 하나로 모인다. 2016~2020년 불황기에 헐값으로 딴 배들이 다 빠지고, 2021년 이후 슈퍼사이클에서 고가로 계약한 LNG선·친환경선이 이제 매출과 이익으로 잡히기 시작한 것이다. 2025년 2월 한화오션이 세계 200번째 LNG선을 인도했다는 소식은 그 흐름의 한 장면이다. 폭증은 누가 갑자기 잘해서가 아니라, 과거에 따둔 수주가 도착하는 사이클 변곡의 공통 현상이다.
같은 순풍을 받아도 결과를 더 크게 가르는 건 '무슨 배로 그 바다를 건너왔나'다. 부채가 자본의 몇 배인지를 보는 이 그 흉터를 드러낸다. HD한국조선해양은 134%, HD현대중공업은 180%로 가볍다. 여러 조선소를 거느린 그룹 지주체제 아래 위험을 야드별로 나눠 건넜기 때문이다. 삼성중공업은 265%로 가장 무거운데, 해양플랜트 손실을 여러 차례 유상증자 — 주주에게 새 주식을 찍어 자본을 채우는 방식 — 로 스스로 메우며 자력으로 버틴 상흔이 아직 자본에 남아 있다. 주인은 바뀌지 않았지만 주주가 손실을 함께 짊어진 자리다.
한화오션은 그 사이 어디쯤에 있다. 부채비율 약 226%로 4사 중 두 번째로 무겁다. 삼성중공업이 주주의 돈으로 버텼다면, 한화오션은 산업은행·수출입은행이라는 국책은행이 뒤를 받쳐줬고, 지금도 그 두 은행이 전환사채 형태로 대량 보유자 명단에 이름을 올려두고 있다. 그 관리의 무게를 안은 채 2023년 한화의 자본과 방산 축을 얹어 건너왔다. 번 돈을 어디에 쓰느냐도 그래서 다르게 흐른다. 지난해 이 회사는 사이클로 벌면서도 장기차입금을 3,513억 새로 끌어썼고, 별도 기준으로 종속회사 유상증자에 7,406억을 넣었다. 이자를 내야 하는 금융부채가 57,022억, 손에 쥔 현금은 7,785억이다. 벌어들인 이익이 주주 환원보다 방어와 확장 쪽으로 나뉘어 흐르는 국면이다.
한화오션의 지난해 성적은 서로 다른 두 시간이 포개져 만든 숫자다. 하나는 2~3년 전 수주가 지금 매출로 도착하는 사이클의 시차, 다른 하나는 20년 전 적자가 세금 자산으로 되살아나는 회계의 시차다. 둘 다 '지금 갑자기 잘해서' 생긴 게 아니라 과거가 현재를 쓰는 방식이다. 그 사이 2024년 8월 국내 조선소 최초로 미 해군 함정 정비 사업을 따냈고, 방산이라는 새 축은 아직 재무제표에 크게 잡히지 않는 수주잔고로 쌓이는 중이다. 그것이 실제 이익으로 확정된 것은 아니다. 결손금이 되살린 4,036억은 미래 흑자가 이어진다는 가정 위에 서 있고, 2026년 6월 국민연금이 지분을 6.66%로 늘리며 태도를 단순투자에서 일반투자로 바꾼 것처럼, 이 회사를 지켜보는 눈들도 움직이는 중이다. 사이클의 순풍이 언제까지 불지, 방산이 언제 장부에 몸을 얹을지 — 그 갈래는 아직 열린 채로 남아 있다.
FY2025 조선 4사의 손익을 나란히 펼치면 이상하리만치 방향이 똑같다. 한화오션 영업이익 +390.8%, HD한국조선해양 +172.3%, HD현대중공업 +188.9%, 그리고 삼성중공업은 순이익이 +894.4%. 두세 배, 다섯 배씩 뛴 숫자가 회사를 가리지 않고 한꺼번에 나타났다. 한 회사만 잘했다고 부르기엔 너무 가지런하다.
이렇게 같은 시기에 같은 방향으로 움직였다는 건, 실력이 갑자기 넷 다 좋아졌다는 뜻이 아니라 넷이 같은 물살에 얹혀 있다는 뜻이다. 조선은 배 한 척을 2~3년에 걸쳐 짓고, 그 매출을 공정이 진행된 만큼 나눠서 잡는다. 그러니 올해 손익은 올해 실력이 아니라 2~3년 전에 딴 계약의 성적표다. 2016~2020년 불황기에 헐값으로 물어 온 배들이 이제 다 빠져나갔고, 2021년 이후 값이 뛴 시장에서 비싸게 계약한 LNG선과 친환경선이 지금 매출로 도착하기 시작했다. 저가 짐이 내려가고 고가 짐이 올라오는 교대 — 그 교대점이 네 장부를 동시에 밝힌 것이다.
다만 같은 공기를 마셨어도 마신 이유가 넷 다 똑같진 않다. 삼성중공업은 매출이 +7.5%로 가장 완만하게 늘었는데 순이익만 894% 튀었다. 이건 흑자로 돌아섰다는 얘기가 아니라 전년 순익이 539억 수준으로 유난히 낮았던 바닥에서 배율이 커 보이는 것이다. 한화오션의 391%도 뒤에서 보면 사연이 하나 더 겹쳐 있다. 같은 순풍이라도 회사마다 그 바람을 받는 자세가 달랐고, 그 차이가 다음 장면을 만든다.
한화오션의 지난해 장부를 넘기다 보면 눈이 한 번 걸리는 자리가 있다. 세금을 떼기 전 이익은 8,424억인데, 세금까지 다 반영하고 남은 순이익은 12,459억이다. 순서가 뒤집혔다. 보통은 세금을 내면 이익이 줄어드는데, 여기선 세금 항목이 오히려 4,036억을 순익에 얹었다. 영업으로 번 것보다 최종 이익이 더 큰, 통상적인 방향과 반대로 걷는 숫자다.
같은 사이클 순풍을 받았는데 결과의 결은 회사마다 이렇게 갈린다. 부채비율만 봐도 HD한국조선해양은 134%, HD현대중공업 180%, 한화오션 226%, 삼성중공업 265%로 벌어져 있다. 넷 다 이익이 폭증했는데 한쪽은 가볍게, 한쪽은 무거운 자본을 진 채로 그 이익을 맞았다. 매출과 이익의 표면만 보면 다 같이 좋아 보이지만, 한 겹 안쪽의 체력과 회계의 사정은 극과 극이다.
그럼 같은 국면을 지나면서 왜 이렇게 다른 그림이 나오나. 답은 회사가 지금 무엇을 하고 있느냐가 아니라, 회사가 과거에 어떤 자리에 서기로 했고 그 대가로 지금 어떤 몸을 갖게 됐느냐에 있다. 이 산업을 실제로 가르는 건 두 개의 시간이다 — 하나는 몇 년 전에 딴 수주가 지금 도착하는 시차, 다른 하나는 지난 10년을 누가 어떻게 버텼는가 하는 생존의 이력. 이 둘을 차례로 짚어야 한화오션의 뒤집힌 숫자가 읽힌다.
조선사의 올해 성적을 결정하는 건 올해의 노력이 아니라, 몇 년 전 계약서에 적힌 선종과 선가다. 배를 짓는 데 2~3년이 걸리고 그 사이 매출을 공정률로 잘라 인식하니, 지금 손익표에 찍히는 숫자는 사실상 과거의 계약이 뒤늦게 몸을 드러낸 것이다. 2025년 2월 한화오션이 세계 200번째 LNG선을 인도했다는 소식은, 그 시차가 눈에 보이는 형태로 나타난 한 장면이다 — 오늘 인도된 배의 이익은 몇 해 전 협상 테이블에서 결정돼 있었다.
이 첫 번째 축은 넷 모두에게 대체로 공평하게 작동했다. 불황기 저가분이 빠지고 슈퍼사이클 고가분이 올라오는 교대는 거제에서도 울산에서도 똑같이 일어났으니까. 다만 무슨 배를 얼마에 쟁여 뒀는지, 그 선종 믹스는 회사마다 달랐을 것이다. 매출 증가율은 한화오션 +18.6%, HD한국조선해양 +17.2%, HD현대중공업 +21.4%로 크게 올라온 반면, 삼성중공업은 +7.5%에 그치며 외형보다 바닥에서 튄 순익이 더 눈에 띄었다. 이 차이가 정확히 어떤 선종 구성에서 비롯됐는지는 이 공시만으로는 드러나지 않는다.
여기서 중요한 건, 이 자리가 그냥 주어진 날씨가 아니라 몇 해 전에 고른 선택이라는 점이다. 슈퍼사이클에서 비싼 LNG선을 골라 담은 야드는 지금 그 상방을 누리지만, 반대로 불황기 저가 계약을 받아들 수밖에 없던 시절엔 그 하방을 통째로 떠안았다. 오늘 밝은 장부는 어제 어두운 선택의 뒷면이기도 하다. 그러니 391%든 189%든, 이 배율을 회사의 실력으로만 읽으면 방향을 잘못 잡는다 — 그건 실력의 크기가 아니라 과거가 지금에게 보낸 청구서의 크기다.
같은 순풍을 받아도 번 돈을 무엇에 쓸 수 있느냐는 전혀 다르다. 그 여력을 가른 건 2010년대 해양플랜트 참사로 잃어버린 10년을 각자 무엇으로 건넜느냐다. 부채비율이 그 상흔을 고스란히 드러낸다. HD그룹의 조선소들은 아래 여러 야드로 위험을 나눠 지며 134%, 180%로 비교적 가볍게 건너왔다. 단일 조선소가 홀로 감당한 게 아니라, 그룹이 선종과 규모별로 짐을 쪼개 나눠 진 자리다.
삼성중공업은 다른 길을 갔다. 해양플랜트에서 난 대규모 손실을 여러 차례 유상증자로 메우며 자기 힘으로 버텼다. 새 주식을 계속 찍어 자본을 채운 대가로 부채비율은 265%로 4사 중 가장 무겁게 남았지만, 주인은 바뀌지 않았다 — 손실을 주주가 함께 짊어진 대신 회사는 삼성의 것으로 남았다. 한화오션이 걸은 길은 또 달랐다. 옛 대우조선해양으로 2001년 대우그룹 해체 뒤 산업은행 채권단 관리 아래 약 20년을 보냈다. 남들이 스스로는 못 버틸 시간을 국책은행이 대신 버텨준 것이다. 그 대가로 이 회사는 주인이 여러 번 바뀔 뻔했다 — 2008년 한화, 2019~2022년 현대중공업(EU가 기업결합을 불허해 무산), 그리고 2023년 마침내 한화로.
세 갈래는 지금 각자 다른 몸으로 남았다. 지주 분업으로 건넌 HD는 번 돈이 방어보다 그룹 내 재투자와 배분으로 흐를 여지가 넓고, 자력 유증으로 버틴 삼성은 아직 무거운 자본을 이고 있으며, 정책금융이 버텨준 한화오션은 226%의 잔재를 안은 채 한화의 자본과 방산이라는 새 축을 얹어 건너왔다. 이 두 번째 축은 첫 번째와 성격이 다르다 — 수주의 시차는 대체로 몰려서 받은 것이지만, 잃어버린 10년을 건너는 방식은 각자 고를 수밖에 없었던 선택이었고, 그 선택이 지금의 체력을 규정한다.
앞의 두 시간을 한화오션에 겹치면, 이 회사의 지난해 숫자는 서로 다른 두 과거가 만나 만든 것이다. 하나는 몇 해 전 고가로 딴 LNG선이 지금 매출로 도착하는 사이클의 시차 — 이건 4사가 공유한다. 다른 하나는 이 회사에만 있는 겹이다. 산업은행 관리 20년을 지나며 세금 계산상 갚지 못한 적자, 즉 세무상 결손금이 산처럼 쌓여 있었는데, 흑자가 나기 시작하자 이 적자가 성격을 바꿨다. 앞으로 낼 세금을 깎아줄 수 있는 자산으로 인식된 것이다. 감사보고서는 '이연법인세 인식에 따른 법인세수익 발생으로 유효세율을 산정하지 아니하였다'고 적었다. 앞서 본 4,036억, 세전이익보다 순익을 크게 만든 그 숫자의 정체가 이것이다. 잃어버린 10년이 지금의 순익 안에 세금 자산이라는 형태로 되살아나 앉아 있다.
여기서 재량을 갈라 보면 경계가 또렷하다. 옛 손실충당금이 빠지는 폭도, 사이클이 밀어 올린 이익의 크기도 이 회사가 고른 게 아니라 물살이 정한 것이다. 결손금이 얼마인지도 과거가 이미 새겨 둔 숫자다. 다만 그것을 언제, 어떤 가정 위에서 세금 자산으로 당겨 인식하느냐엔 판단이 들어간다 — 그리고 그 인식은 '앞으로도 흑자가 이어진다'는 가정 위에 서 있다. 가정이 흔들리면 되돌아 나갈 수도 있는 숫자다. 이 공시만으로는 그 가정이 얼마나 단단한지까지는 드러나지 않는다.
돈을 어디에 쓰는지에서는 회사의 재량이 훨씬 선명하게 보인다. 사이클로 벌면서도 장기차입금을 3,513억 새로 끌어썼고, 별도 기준으로 종속회사 유상증자에 7,406억을 넣었다. 이자를 내야 하는 금융부채가 57,022억, 손에 쥔 현금은 7,785억. 한편 39,380주를 51억에 사들였는데 이건 없애서 주주 몫을 키우는 소각이 아니라 임직원 주식보상용이고, 발행주식의 0.01%에 그친다. 벌어들인 이익이 주주에게 되돌아가는 쪽보다 재무 정상화와 확장, 인력 쪽으로 나뉘어 흐르는 국면이다. 그 뒷배도 장부에 아직 남아 있다 — 산업은행과 수출입은행이 전환사채 형태로 대량보유자 명단에 이름을 올리고 있고, 2026년 4월엔 계열사 한화시스템이 3,545만 주를 시간외로 넘기며 지분을 재배치했다. 최대주주 한화에어로스페이스의 특수관계 보유는 60.42%다.
그래서 한화오션의 지난해 성적은 두 시간이 겹쳐 만든 숫자다. 2~3년 전 수주가 매출로 도착하는 사이클의 시차, 20년 전 적자가 세금 자산으로 되살아나는 회계의 시차. 둘 다 지금 갑자기 잘해서가 아니라 과거가 현재를 쓰는 방식이다. 방산 — 장보고급 잠수함과 군함, 미 해군 정비 사업 — 이라는 새 축은 아직 재무제표에 크게 잡히지 않는 수주잔고로 쌓이는 중이고, 그것이 이익으로 확정된 것은 아니다. 사이클의 순풍이 언제까지 불지, 결손금 자산을 떠받치는 흑자의 가정이 계속 설지, 방산이 언제 장부에 몸을 얹을지 — 그 갈래는 아직 열려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