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투어가 파는 건 단순하다. 한국인을 해외로 내보내는 일이다. 항공권과 호텔과 며칠의 일정을 하나로 묶어 팔고, 그 묶음이 팔릴 때마다 돈이 들어온다. 이 나라에서 그걸 가장 많이 파는 회사가 하나투어다 — 사람들을 바깥으로 보내는 아웃바운드 여행의 1위. FY2025 한 해 이 회사가 벌어들인 매출은 5,869억이다.
이 회사의 지난 몇 년은 산업에서도 보기 드문 곡선을 그렸다. 국경이 닫히자 FY2021 매출은 403억까지 쪼그라들었고 영업손실은 -1,273억까지 벌어졌다. 여행 대장의 매출이 한 해 만에 8~9할 사라진 것이다. 그러다 국경이 열리자 FY2023 4,116억, FY2024 6,166억으로 되살아났다. 산업 최대의 피해자가 최대의 회복자로 돌아섰다.
그 바닥에서 회사의 주인이 바뀌었다. 팬데믹 저점인 2020년, 사모펀드 IMM PE가 유상증자로 들어왔다. 지금은 그 펀드(하모니아1호 유한회사)가 17.28%로 최대주주다. 창업자 박상환(6.76%)과 권희석(4.64%)은 합쳐도 11%대 소수로 밀렸다. 사모펀드는 회사를 오래 품는 자본이 아니라 값을 올려 되파는 자본이다. 그러니 이 회사의 셈은 늘 '언젠가 팔 때의 몸값'이라는 시계 위에서 돌아간다. 이 사실 하나가 뒤에 이어질 모든 장면의 배경이 된다.
2026년 2월 3일, FY2025 성적표가 나왔다. 그런데 이 성적표는 한 방향으로 읽히지 않는다. 매출은 5,869억으로 전년보다 4.8% 줄었다. 회복의 정점이던 FY2024를 지나 처음 꺾인 것이다. 반면 은 576억으로 오히려 13.2% 늘었다. 물건은 덜 팔았는데 남긴 이익은 더 커진 셈이다. 여기까지도 이상한데, 정작 맨 아래 은 474억으로 전년(991억)의 절반, -52.1%로 반토막이 났다. 매출은 내려가고, 영업이익은 올라가고, 순이익은 무너진다. 한 회사의 한 해에서 세 숫자가 이렇게 따로 논다.
같은 시기 회사 위에는 다른 신호도 걸려 있었다. 3월엔 2027년 매출 9,000억, 15%를 목표로 다시 성장 궤도를 그리는 계획을 내놓았고, 5월엔 '하나투어 새 주인 찾는다'는 보도에 답하는 해명이 나왔다. 최대주주 하모니아1호가 씨티글로벌마켓증권을 매각 주관사로 세워 지분을 팔려다 '지금은 계약이 끝났고 추진하지 않는다'고 밝혔지만, '전략적 방안은 계속 검토한다'는 여지를 남겼다. 이 매각설은 2024년부터 2년 넘게 일곱 차례 반복됐다. 꺾인 매출과 오른 영업이익, 반토막 난 순익 위에, 팔릴지 말지 모를 회사라는 사실이 함께 얹혀 있다.
엇갈린 세 숫자를 하나씩 뜯어보면, 각각을 움직인 힘이 다르다. 먼저 매출이 4.8% 빠진 이유를 회사는 '대내외 정치불안과 항공사고 등 각종 외생변수로 인한 여행수요의 일시적 감소'라 밝혔다. 이건 회사가 어쩌지 못하는 바깥의 일이다. 사람들이 비행기 타기를 잠시 미룬 만큼 물량이 줄었다 — 회사가 고른 게 아니라 밀린 자리다.
영업이익 쪽은 다르다. 매출이 줄어드는 국면에서 이익이 오른 건 저절로 되는 일이 아니다. 회사가 밝힌 이유는 4분기 수요 회복·점유율 확대·상품 믹스 개선·온라인 판매 확대·AI를 통한 운영효율이다. 쉽게 말해, 사람을 더 많이 태우려 쫓아가는 대신 한 명당 더 남기는 쪽으로 방향을 틀었다. 매출 대신 마진을 택한 것이다 — 여기가 회사의 재량이 닿은 자리다. 영업이익률은 9.8%까지 올라왔다.
진짜 갸웃하게 만드는 건 마지막 숫자다. 영업은 오히려 잘했는데 순이익만 반토막이 났다. 그 정체는 본업이 아니라 회사 밖에 있었다. 회사는 원인을 '관계기업 (주)꿈의 영업 악화로 자금보충제공약정 이행 의무가 발생해 관련 충당부채를 일시에 인식'했다고 밝혔다. 과거 어느 관계기업에 '너희가 자금이 모자라면 우리가 채워주겠다'고 걸어둔 약속이, 그 회사가 부실해지자 청구서가 되어 돌아온 것이다. 지금의 장사가 나빠서가 아니다. 이미 오래전에 그어둔 선이, 지금의 장부 위로 한꺼번에 떨어졌다. 그 손실의 '크기' 자체는 이제 와 회사가 줄일 수 있는 게 아니다 — 벌어진 일을 회계로 받아 적었을 뿐이다.
이 청구서는 곧바로 주주에게도 닿는다. 회사는 2025~2027년 순이익의 ±50%를 주주환원( 30~40%+ 매입소각 10~20%)에 쓰기로 규율을 세워뒀고, 2025년 4월엔 갖고 있던 자사주 549,253주(발행주식의 3.4%)를 전량 소각했다 — 339.8억어치를 시장에서 지워 없앤 것이다. 규율은 지켰다. 그런데 재원을 순이익에 묶어둔 탓에, 순익이 반토막 나자 배당도 전년 356억(주당 2,400원)에서 180억(주당 1,200원)으로 49.4% 함께 줄었다. 배당성향은 56.5%로 약속대로였지만, 그 약속이 순익 급감을 그대로 주주 몫으로 옮겼다. 그리고 이 모든 주주환원은 사모펀드가 쥔 회사 위에 있다. 기업가치를 높이는 일은, 되팔 때의 몸값을 높이는 일과 같은 방향을 본다. 다만 새 주인이 누구일지·언제일지는 이 자료만으론 가려지지 않는다.
여행은 좀 특이한 산업이다. 하나의 충격이 업계 전체를 똑같이 바닥까지 끌어내렸다가, 국경이 열리자 다 함께 되살렸다. 그래서 지금 회사를 가르는 건 '어디에 있느냐'가 아니라 '이 회복을 어떻게 통과하느냐'다. 그리고 그 통과의 방식은 팬데믹 시절 각자가 내린 선택에서 갈린다 — 누구에게 회사를 맡겼나, 무엇을 확장했나, 어떤 체질로 바꿨나.
바로 옆 모두투어는 하나투어와 판박이로 움직였다. FY2025 매출 2,104억(-16.4%)으로 함께 꺾였지만 영업이익은 76억(+62.8%)으로 늘렸다. 매출을 잃어도 마진을 키우는 같은 길이다. 갈라지는 건 맨 아래다 — 하나투어가 관계기업 부실로 순익이 반토막 난 자리에서, 모두투어는 순이익도 142억(+30.6%)으로 늘었고 도 230%에서 150%로 가벼워졌다. 지배구조는 정반대다. 하나투어는 사모펀드가, 모두투어는 창업자 우종웅 회장(10.92%)이 오래 쥔 회사다. 오래 품은 손엔 뒤늦게 날아오는 청구서가 상대적으로 가벼웠다.
다른 방들을 열어보면 회복의 위치가 저마다 다르다. 노랑풍선은 창업자 고재경 대표(11.92%)가 쥔 3위권인데, FY2024 영업손실 -65억에서 FY2025 영업이익 22억으로 겨우 흑자 문턱을 넘었을 뿐, 순이익은 -29억으로 아직 적자다. 대형사가 이익률을 키우는 국면에서 이제 막 영업 흑자에 닿은 자리다. 반대편 참좋은여행은 홀로 매출까지 키웠다 — 삼천리자전거(42.10%)가 모기업인 이 회사는 FY2025 매출 921억(+14.0%), 영업이익 98억(+390%), 순이익 108억(+248%)으로 폭발했고, 부채비율은 72%로 섹터에서 가장 가볍다. 정점을 지난 게 아니라 아직 올라타는 중인, 규모가 작아 다른 사이클 위에 선 자리다.
아예 여행에서 반쯤 비켜선 회사들도 있다. 레드캡투어는 매출 대부분이 렌터카(월 정액 장기 렌탈)에서 나와, 여행 수요가 꺾이는 국면에서도 FY2025 매출 3,656억(+1.9%)·순이익 237억(+17.4%)으로 조용히 걸었다 — 여행사이면서 여행에 가장 덜 노출된 자리다. 롯데관광개발은 방향이 정반대다. 한국인을 밖으로 보내는 게 아니라 외국인을 제주 드림타워 카지노로 불러들이는 인바운드다. 중국·동남아 관광객이 돌아오며 FY2025 매출 6,534억(+38.6%)·영업이익 1,433억(+267%)으로 급증했고 순손실을 흑자(+371억)로 돌렸지만, 리조트 개발에 쌓은 차입으로 부채비율이 489%까지 올라 하나투어의 무차입·저부채와는 재무의 결 자체가 다르다. 같은 '관광 회복'이라는 바람이 불어도, 각자가 앉은 자리와 과거의 선택에 따라 서로 다른 성적표로 번역됐다.
정리하면 FY2025의 하나투어는 세 겹의 힘이 겹친 자리다. 바깥의 악재로 매출이 꺾였고, 스스로 택한 체질 전환으로 이익률을 끌어올렸고, 과거에 걸어둔 약정이 관계기업 (주)꿈의 부실을 타고 순익을 반토막 냈다. 그 위에 사모펀드라는 자본의 시계가 얹혀, 자사주 3.4% 소각과 순익의 절반을 주주에게 돌리는 규율로 몸값을 높이는 동시에, 2년 넘게 일곱 번 반복된 매각설이 '검토 중'인 채 걸려 있다. 회복은 정점을 지나 성숙 국면으로 접어들었고, 회사는 2027년 매출 9,000억을 다시 목표로 걸었지만 그건 아직 계획이지 확정된 실적이 아니다. 새 주인이 누구일지, 언제일지, 그리고 과거의 약정 같은 청구서가 또 남아 있는지 — 지금 손에 쥔 이 자료로는 그 어느 것도 가려지지 않는다. 하나투어는 그 미정 위에 서 있다.
여행은 산업 전체가 문 하나에 걸린 드문 모양이다. 그 문이 닫히면 매출이 순식간에 증발하고, 열리면 한꺼번에 되살아난다. 팬데믹 때 하나투어는 FY2021 매출이 403억까지 쪼그라들며 1,273억 영업손실을 봤고, 국경이 열리자 FY2023 4,116억·FY2024 6,166억으로 살아났다. 최대 피해자가 곧 최대 회복자였던 셈이다. 그리고 FY2025, 그 되살아난 곡선이 처음으로 아래로 꺾였다. 하나투어 5,869억(-4.8%), 모두투어 2,104억(-16.4%), 노랑풍선 1,197억(-9.3%) — 한국인을 해외로 보내는 아웃바운드 여행사들이 나란히 매출을 잃었다. 회복의 정점을 지난 것이다. 하나투어는 그 이유를 정치불안·항공사고 같은 외생변수로 인한 여행수요 일시 감소라고 밝혔다.
그런데 같은 방에 있다고 모두가 같은 공기를 마신 건 아니다. 참좋은여행은 921억(+14.0%)으로 오히려 매출을 키웠고, 레드캡투어는 3,656억(+1.9%)으로 거의 흔들리지 않았으며, 롯데관광개발은 6,534억(+38.6%)으로 폭발했다. 방향이 어긋난다. 참좋은여행은 규모가 작아 아직 회복 곡선을 올라타는 중이고, 레드캡투어는 매출의 큰 몫이 여행이 아니라 렌터카 장기 렌탈에서 나오며, 롯데관광개발은 아예 방향이 반대다 — 한국인을 내보내는 게 아니라 외국인을 제주 카지노로 불러들이는 인바운드다. 정점 둔화라는 하나의 국면이 아웃바운드 여행사들만 정확히 때렸고, 다른 엔진을 쥔 회사들은 그 리듬 밖에 서 있었다.
매출 곡선만 보면 아웃바운드 4사가 비슷하게 꺾였다. 그런데 한 겹 밑으로 들어가면 그림이 흩어진다. 하나투어를 보면, 매출은 4.8% 빠졌는데 영업이익은 576억으로 13.2% 늘었다. 물건을 덜 팔았는데 장사의 남는 몫은 커진 것이다. 그런데 같은 성적표에서 순이익은 474억으로 절반 넘게(-52.1%) 무너졌다. 한 회사 안에서 세 방향으로 찢어진 숫자다 — 매출은 내려가고, 영업이익은 올라가고, 순이익은 반토막.
옆에 놓으면 대비가 더 선명해진다. 모두투어는 하나투어와 똑같은 패키지·항공권 모델인데 영업이익 76억(+62.8%)에 순이익 142억(+30.6%)으로 둘 다 늘었고, 부채비율도 230%에서 150%로 가벼워졌다. 노랑풍선은 FY2024 영업손실 -65억에서 이제 막 영업이익 22억으로 흑자 문턱을 넘었지만 순이익은 여전히 -29억 적자다. 참좋은여행은 영업이익 98억(+390%)·순이익 108억(+248%)으로 홀로 폭발했다. 같은 국면을 지나는데 결과가 이렇게 갈리는 이유는 국면 자체가 아니라, 각 회사가 팬데믹을 지나며 굳혀 온 구조에 있다. 그 구조를 두 개의 선택으로 풀어본다.
첫 번째로 결과를 가른 건 회복의 질이다. 매출이 빠지기 시작할 때, 어떤 회사는 예전만큼 팔려고 값을 낮춰 물량을 좇고, 어떤 회사는 파는 양을 포기하더라도 한 건당 남는 몫을 지킨다. 하나투어가 매출이 줄어도 이익률을 끌어올린 배경으로 든 건 온라인 판매 확대·AI 운영효율·상품 믹스 개선이다. 판매를 온라인으로 넓히고 운영을 자동화하면 같은 매출에 붙는 비용이 줄고, 마진 좋은 상품 위주로 짜면 매출이 빠져도 이익이 남는다. 매출을 좇기보다 이익률을 지키는 쪽으로 방향을 튼 것이다. 다만 이 체질 전환이 언제부터 다져온 선택인지까지는 이 공시만으로 드러나지 않는다. 모두투어가 같은 방향으로 영업이익을 62.8% 늘린 것도 같은 결의 선택이다.
다만 이 자리는 공짜가 아니다. 이익률을 지키는 쪽으로 방향을 튼 회사는 물량으로 외형을 더 키우는 길을 그만큼 접었다. 그 접은 길을 실제로 걷고 있는 게 참좋은여행이다 — 부채비율 72%의 가벼운 몸으로 아직 매출을 14.0% 불리는 중이고, 규모가 작아 대형사들이 지난 정점과는 다른 국면에 서 있다. 반대편엔 회복 자체가 늦은 노랑풍선이 있다. 대형 2사가 매출을 잃으면서도 이익을 키우는 국면에서, 노랑풍선은 이제 겨우 영업 흑자 문턱을 넘었을 뿐 순익까지는 오지 못했다. 같은 여행 회복을 두고도 저마다 사이클의 다른 지점에 서 있는 것이다.
두 번째 축은 과거에 무엇을 벌여뒀느냐다. 하나투어의 순익 반토막은 지금 장사가 나빠서가 아니다. 회사가 밝힌 정체는 관계기업 (주)꿈의 영업 악화로 자금보충제공약정을 이행할 의무가 생겨, 그에 대응하는 충당부채를 한 번에 인식했다는 것이다. 자금보충약정이란 그 회사가 돈이 부족해지면 대신 채워주겠다고 걸어둔 보증 같은 약속이다. 과거 어느 시점에 관계기업에 걸어둔 그 약속이, 그 회사의 부실과 함께 청구서가 되어 이 해의 순익 장부로 돌아온 것이다. 영업으로 번 576억과는 다른 층위의 숫자다.
이 청구서의 무게는 회사마다 다르다. 하나투어와 같은 모델이면서도 창업자가 오래 쥐어온 모두투어는 순이익을 오히려 30.6% 늘렸고 부채비율도 크게 개선했다 — 지난날 걸어둔 짐이 상대적으로 가벼웠다. 참좋은여행은 부채비율 72%로 섹터에서 가장 가벼운 몸을 지켰다. 정반대 끝에는 롯데관광개발이 있다. 제주 드림타워 복합리조트를 세우며 쌓은 차입이 부채비율 489%로 남아, 카지노 매출이 폭발해 영업이익을 1,433억까지 끌어올렸는데도 금융비용이 순익을 짓눌러 순이익은 371억에 그쳤다. 종류는 달라도 결은 같다 — 팬데믹 전후에 무엇을 확장하고 무엇을 약속해뒀느냐가, 지금 영업 아래 단계의 숫자를 서로 다르게 누르고 있다. 다만 하나투어의 경우, 그 약정이 걸린 (주)꿈이 어떤 관계기업이고 왜 그런 확장을 했는지까지는 이 공시만으로 드러나지 않는다.
두 축을 하나투어에 겹치면 이렇게 읽힌다. 이익률은 스스로 지켜냈고(택한 것), 과거 약정의 청구서는 그대로 맞았다(과거 선택의 대가). 그런데 이 회사엔 아웃바운드 여행사 대부분이 공유하는 국면 위에 한 겹이 더 얹혀 있다 — 누가 회사를 쥐고 있느냐다. 팬데믹 저점인 2020년, IMM PE가 유상증자로 들어와 지금은 그 펀드인 하모니아1호가 17.28%로 최대주주다. 창업자 박상환(6.76%)·권희석(4.64%)은 합쳐 11%대 소수로 밀렸다. 사모펀드는 회사를 오래 품는 자본이 아니라 값을 올려 되파는 자본이다. 팬데믹 시절 '누구에게 회사를 넘길 것인가'라는 선택이, 지금 이 회사의 자본배분을 되팔 때의 몸값이라는 시계 위에 올려놓은 것이다.
무엇이 재량 밖이고 무엇이 재량 안인지를 갈라보면 그림이 또렷해진다. 매출이 4.8% 꺾인 건 외생 악재에서 온 것이고, 순익을 반토막 낸 충당부채의 '크기'도 이미 벌어진 일을 장부에 옮긴 것이라 지금 손댈 수 있는 게 아니다. 반면 회사가 실제로 고른 자리는 분명하다. 매출을 좇는 대신 이익률로 방향을 튼 체질이 하나고, 번 돈을 어디에 쓰느냐가 다른 하나다. 하나투어는 2025~2027 기업가치제고계획으로 순이익의 ±50%를 주주환원 재원으로 삼고, 2025년엔 보유 자사주 3.4%를 전량 소각했으며, 배당 180억(주당 1,200원·성향 56.5%)을 실었다. 자사주 소각은 회사가 사둔 자기 주식을 아예 없애 주식 수를 줄이는 것으로, 남은 주주의 몫을 키우는 방식이다. 27년 매출 9,000억+·영업이익률 15%+라는 목표도 함께 걸렸지만, 그건 아직 계획이고 실적으로 확정된 숫자가 아니다.
마지막 한 조각은 열려 있다. 최대주주 하모니아1호는 씨티증권을 매각주관사로 선정해 지분 매각을 추진했다가 계약 종료·현재 미추진이라 밝혔지만, 전략적 방안은 계속 검토한다는 여지를 남겼다. 이 매각설은 2024년부터 2년 넘게 일곱 차례 반복됐다. 몸값을 높이는 주주환원과 언제 올지 모를 매각이 한 시계 위에 나란히 걸려 있는 셈이다. 순익을 반토막 낸 충당부채를 한 해에 '일시에' 인식한 시점의 선택에 어떤 계산이 있었는지, 새 주인이 누구이고 언제일지 — 그 동기의 방향을 가를 자료는 지금 이 공시들 안에 없다. 여행업이 회복의 정점을 지나 성숙 국면으로 접어드는 자리에서, 하나투어는 스스로 고른 체질과 남이 쥔 시계 사이에 그대로 서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