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약·바이오라고 하면 보통 두 가지 그림이 떠오른다. 약을 만들어 파는 회사, 아니면 남의 약을 대신 만들어주는 회사. 알테오젠은 둘 다 아니다. 이 회사가 파는 건 물건이 아니라 '기술'이다. 정확히는 ALT-B4라는 원천기술인데, 정맥에 바늘을 꽂고 한참 앉아 맞아야 하는 주사약(IV)을, 피부밑에 간편히 놓는 주사(SC)로 바꿔주는 물질이다. 재조합 인간 히알루로니다제라는 이름의 이 기술은, 빅파마들이 자기네 블록버스터 약을 더 편한 형태로 바꾸고 싶을 때 필요해진다. 알테오젠은 그 기술을 독점으로 빌려주고 대가를 받는다. 코스닥 상장사이고, 창업자 박순재가 지분 19.10%로 회사를 쥐고 있다.
이 모델의 앞부분은 길고 조용했다. 신약이든 원천기술이든, 바이오는 매출도 없이 수년간 수백억씩 연구비를 쏟아부어야 하고 성공한다는 보장도 없다. 알테오젠도 오래 그 자리에 있었다. FY2023만 해도 영업손실이 97억이었고, 그해 연구개발비는 버는 돈의 절반을 훌쩍 넘겼다 — 매출 대비 59%. 벌이의 절반 이상을 미래에 태우고 있었다는 뜻이다. 그동안 쌓인 손실은 회사 장부에 마이너스로 남아 있었다. 회계에서 이걸 결손금이라 부르는데, 지금껏 번 돈보다 까먹은 돈이 많다는 흔적이다.
그러니 이 회사의 '평소 모습'은 화려한 흑자가 아니라, 돈을 태우며 기술 자산 하나를 벼려온 긴 인내였다. 이 기준선을 세워두지 않으면, 뒤에 나올 숫자들의 의미가 절반밖에 읽히지 않는다.
2026년 2월 27일, 알테오젠이 FY2025 성적을 내놓았다. 매출 2,159억으로 전년 1,029억에서 정확히 두 배(+109.9%)가 됐다. 은 1,069억. 불과 두 해 전 97억 적자였던 회사가, 이제 천억이 넘는 이익을 낸다. 은 1,452억이었다. 숫자만 보면 어느 성장기업의 폭발과 다르지 않아 보인다.
그런데 회사가 스스로 밝힌 증가의 원인이 이 실적의 성격을 정한다. 키트루다 SC(미국 제품명 Keytruda Qlex)의 상업화에 따른 마일스톤, 그리고 아스트라제네카와 맺은 라이선스 계약의 계약금. 즉 이 2,159억은 알테오젠이 약을 만들어 판 돈이 아니다. 빅파마가 알테오젠의 기술로 만든 제품을 세상에 내놓으며 낸 돈이고, 새 파트너가 기술을 빌리며 처음 낸 돈이다. 물건이 아니라 기술이 팔린 자리에서 나온 매출이다.
처음에 세운 기준선을 다시 떠올려보자. 결손을 쌓으며 기술을 벼리던 회사였다. FY2025에 그 결손금이 메워져, 장부의 이익잉여금이 +2,185억으로 돌아섰다. 마이너스였던 자리가 플러스가 됐다는 건, 지금껏 까먹은 것보다 번 것이 많아졌다는 재무상태표의 선언이다. 태우던 회사가 걷는 회사로 뒤집힌 순간이 여기 찍혀 있다. 연구개발비도 573억으로 여전히 크지만, 매출 대비 비율은 28%로 내려왔다 — 전년엔 59%였다. 벌이의 절반을 태우던 회사가, 이제 벌이의 4분의 1을 태운다.
이 전환의 뼈대를 만든 건 2025년 3월의 계약이다. 알테오젠은 아스트라제네카의 글로벌 R&D 자회사 MedImmune과 ALT-B4 독점 라이선스를 맺었다. 계약금과 마일스톤을 합쳐 최대 US$600M(당시 약 8,700억원), 그중 마일스톤만 US$580M이고, 제품이 팔리면 순매출의 일정 비율로 받는 로열티는 여기에 별도로 붙는다. 그리고 이 돈에는 반환의무가 없다 — 받은 뒤 되돌려줄 조건이 아니라는 뜻이다. 기술을 빌려주는 데는 물건을 찍어낼 원가가 거의 들지 않으니, 이 회사의 매출총이익률은 77%다. 매출 2,159억에서 원가로 나간 건 502억뿐이었다.
여기서 이 회사의 선택이 닿은 자리와 닿지 못한 자리를 갈라볼 필요가 있다. 어떤 기술에 몇 년을 태울지, 언제 누구에게 라이선스를 걸지 — 그건 알테오젠이 고른다. 결손을 감내하며 ALT-B4를 벼린 것도, 여러 빅파마에 같은 기술을 반복해 빌려준 것도 이 회사의 결정이었다. 하지만 정작 로열티가 언제 얼마나 붙을지는 이 회사가 정하지 못한다. 그건 키트루다 SC 같은 파트너의 제품이 시장에서 얼마나 팔리느냐에 달려 있고, 그 손은 빅파마 쪽에 있다. 게다가 이 기술료는 꾸준하지 않고 튄다. 어느 해에 어떤 딜이 터지고 어떤 마일스톤을 밟느냐에 따라 매출이 크게 오르내린다. 실제로 2024년 7월엔 맺었던 라이선스 하나가 해지되고 권리가 반환되기도 했다. 딜은 늘 성사되고 유지되는 게 아니다. 그러니 FY2025의 두 배 성장을 '앞으로도 이만큼'으로 읽으면 이 매출의 성질을 놓친다 — 특정 딜과 특정 단계에 크게 튀는 돈이다.
이 산업을 나란히 놓고 보면, 회사마다 재무의 논리가 근본에서 갈린다는 게 보인다. 갈림의 축은 하나다 — 무엇으로 돈을 버느냐. 알테오젠과 같은 자리에 리가켐바이오가 있다. 항체-약물 접합체(ADC) 원천기술을 개발해 빅파마에 빌려주는, 똑같은 '태우고 라이선스하는' 모델이다. 그런데 리가켐의 FY2025는 영업손실 -1,065억, 순손실 -916억으로 아직 적자가 깊다. 매출 1,416억으로 기술수출 계약은 맺지만, 그 기술료가 늘어나는 연구비를 아직 넘어서지 못했다. 이건 알테오젠의 '전 단계' 거울이다. 두 해 전 97억 적자였던 알테오젠이 대형 딜로 결손을 흑자로 뒤집은 반면, 리가켐은 대형 딜이 터지기 전의 인내 구간에 서 있다. 같은 모델이 어느 국면에 있느냐에 따라 이렇게 다른 장부를 낸다.
반대쪽 극에는 CDMO, 남의 약을 대신 만들어주는 회사가 있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FY2025 매출 4조5,570억, 영업이익 2조692억을 냈다. 위탁생산 수주가 꾸준히 쌓여 안정적인 대규모 흑자를 낸다. 매출총이익률 55%는 제조 기반 CDMO치곤 높지만, 알테오젠의 77%와는 성격이 다르다 — 이건 공장을 돌려 번 것이고, 그러려면 인천 송도에 계속 공장을 지어야 한다. 에스티팜은 그 소형판이다. 올리고뉴클레오타이드(핵산 치료제 원료)에 특화한 CDMO로 매출 3,317억(+21.2%)·영업이익 549억(+98%), 매출총이익률 41%. 태우기 회사들의 적자·튐과 달리, 이들의 실적은 수주잔고와 가동률이 정한다. 기술 한 방이 아니라 꾸준한 물량이다.
그 사이에 전통 제약이 있다. 유한양행은 의약품을 직접 만들어 파는 본업의 매출총이익률이 33%로 낮지만 꾸준하고, 그 위에 신약 렉라자를 얀센에 기술수출한 로열티·마일스톤이 얹혔다. 그 결과 순이익 1,853억(+236%)이 영업이익 1,044억보다 크게 튀었다. '낮은 마진의 제조 본업 + 신약 라이선스 한 방'이라는 하이브리드다. 이 지형 위에서 알테오젠의 자리를 짚으면, 이 회사는 순수하게 기술료로만 사는 극단에 있다. 제조 본업도, 위탁생산 캐파도 없이, 원가 없는 라이선스 마진 77%로 결손을 뒤집은 자리. 다만 그 자리는 리가켐처럼 다시 적자로 돌아갈 수도, 로열티가 붙으며 꾸준함을 얻어갈 수도 있는 초입이다.
알테오젠을 읽는 자리는 '매출 두 배, 영업이익 폭발'이라는 머리기사가 아니다. 매출도 없이 R&D를 태우던 회사가, ALT-B4를 여러 빅파마에 반복해 빌려주며 결손을 흑자로 뒤집은 전환의 구조 — 그리고 그 흑자가 제품이 아니라 특정 딜에 크게 튀는 기술료에서 왔다는 성질. 이 둘을 함께 봐야 이 회사의 지금이 보인다. 회사는 이제 기술만 빌려주는 데서 나아가, 2025년 2월 시설자금 550억을 조달해 ALT-B4를 직접 생산할 캐파까지 준비하고 있고, 2026년 7월엔 무상증자로 유통 주식 수를 넓혔다. 태운 것을 어떤 방식으로 오래 걷을지를 지금 고르고 있는 셈이다. 로열티가 꾸준한 매출로 붙기 시작하는지, 다음 대형 딜이 오는지 — 그건 아직 기대이지 확정된 실적이 아니다. 태우던 회사가 걷는 회사로 뒤집힌 사실은 장부에 찍혔고, 그 걷힘이 어느 리듬으로 이어질지는 파트너의 제품과 다음 계약이 열어둔 채로 남아 있다.
FY2025 한국 바이오·제약 회사들의 장부를 나란히 펴놓으면 첫인상은 단순하다. 대부분 위로 갔다. 알테오젠 매출 +109.9%, 삼성바이오로직스 +30.3%, 에스티팜 +21.2%, 리가켐바이오 +12.4%, 유한양행 +5.7%. 매출 숫자만 훑으면 같은 상승 기류를 함께 탄 것처럼 보인다.
그런데 같은 공기를 같은 이유로 마신 건 아니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남의 약을 대신 만들어주는 위탁생산 수주가 쌓여 매출이 4조5,570억까지 불었고, 알테오젠과 유한양행은 자기가 만든 기술이 빅파마에 팔리며 실적이 튀었다. 셋의 성장은 이름만 같지 뿌리가 다르다.
그리고 균열이 하나 있다. 리가켐바이오는 매출이 1,416억으로 +12.4% 늘었는데도 영업손실이 -1,065억으로 오히려 커졌고, 순익은 이익에서 -916억 손실로 뒤집혔다. 남들이 다 올라간 해에 혼자 더 깊이 파고들어간 것이다. 그러니 '바이오가 좋았던 해'라는 한 문장으로 다섯 회사를 묶으면, 정작 중요한 걸 놓친다. 매출이 같은 방향으로 움직였다는 건 표면일 뿐, 그 아래에서 회사들은 완전히 다른 원리로 돈을 벌고 있다.
매출에서 이익으로 눈을 내리면 결과가 갈라진다. 알테오젠은 영업이익 1,069억을 냈다. 불과 두 해 전 FY2023엔 -97억 적자였던 회사다. 벌어들인 돈에서 원가를 뺀 몫의 비율, 그러니까 매출총이익률이 77%다. 100원 팔면 77원이 원가를 제하고 남는다는 뜻이다. 제조업에선 나오기 어려운 숫자다.
같은 해 리가켐바이오는 영업손실 -1,065억을 기록했다. 놀라운 건 두 회사가 사실상 같은 사업을 한다는 점이다. 둘 다 신약을 직접 팔지 않는다. 원천기술을 개발해 세계적 제약사에 독점으로 빌려주고 대가를 받는, 같은 설계도의 회사다. 알테오젠은 정맥주사를 피부밑 주사로 바꾸는 기술을, 리가켐은 항체에 항암 약물을 붙이는 기술을 판다. 설계는 쌍둥이인데, 한쪽은 영업이익 1,069억이고 한쪽은 손실 1,065억이다. 이익의 부호가 정반대다.
같은 상승 기류, 같은 사업 모델, 정반대의 손익. 이 어긋남은 운으로 설명되지 않는다. 회사가 지금 서 있는 자리의 '구조'가 다르기 때문이고, 그 구조는 누군가 과거에 고른 선택이 굳어 지금을 규정한 것이다. 이 산업의 결과를 가장 크게 가르는 두 개의 축으로 그 구조를 풀어본다.
이 산업에서 손익의 '모양'을 근본에서 가르는 건 '무엇으로 돈을 버느냐'다. 크게 세 자리가 있다. 하나는 기술 자체를 빌려주고 돈을 받는 자리(알테오젠·리가켐), 하나는 남의 약을 대신 만들어주는 위탁생산 자리(삼성바이오로직스·에스티팜), 그리고 약을 직접 만들어 팔면서 그 위에 신약 기술수출을 얹은 자리(유한양행)다.
세 자리의 손익은 성격이 아예 다르다. 기술을 빌려주는 모델은 물건을 만들 필요가 없으니 원가가 거의 붙지 않는다 — 그래서 알테오젠의 매출총이익률이 77%까지 오른다. 대신 파는 게 '기술료'다. 계약할 때 받는 계약금, 개발·허가 단계를 밟을 때마다 받는 마일스톤, 제품이 팔리면 매출의 일정 비율로 받는 로열티. 어느 해에 어떤 딜이 터지고 어떤 단계를 밟느냐에 따라 실적이 크게 튄다. 위탁생산 모델은 정반대다. 삼성바이오로직스의 매출총이익률 55%, 에스티팜 41%는 공장을 돌려 꾸준히 벌어낸 것이라 실적이 크게 튀지 않는다. 대신 수주를 받으려면 공장을 계속 지어야 한다. 삼성바이오로직스가 송도에 증설을 멈추지 못하는 이유다.
여기서 잊지 말아야 할 건, 이 자리들이 저마다 '고른 것'이라는 사실이다. 알테오젠은 약을 직접 팔거나 남의 약을 만들어주는 길을 포기하고 기술만 빌려주는 극단을 택했다. 그 선택의 대가는 앞서 봤듯 매출도 없이 R&D를 태우던 수년의 적자와, 실적이 딜 타이밍에 휘둘리는 불안정함이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그 반대편을 골랐다 — 신약 한 방이 터질 때의 폭발적 상방을 포기하는 대신, 수주잔고와 가동률로 예측 가능한 대규모 흑자를 매년 찍는다. 유한양행은 그 사이에 섰다. 의약품 제조 본업의 마진은 33%로 낮고 꾸준하지만, 그 위에 렉라자를 얀센에 기술수출한 로열티·마일스톤이 얹히며 순이익이 1,853억(+236%)으로 영업이익 1,044억을 넘어섰다. 같은 좋은 해였어도, 이 셋은 서로 다른 것을 포기한 대가로 서로 다른 손익 모양을 갖게 됐다.
첫째 축이 '어떤 모델을 골랐나'라면, 알테오젠과 리가켐처럼 같은 모델을 고른 회사들끼리는 무엇이 부호를 갈랐을까. 둘째 축은 회수 사이클의 위치다. 기술을 빌려주는 모델은 회수 전엔 매출 없이 결손을 쌓다가, 대형 딜이 터지는 순간 원가 없는 기술료라 폭발한다. 문제는 그 폭발이 '언제' 오느냐다.
알테오젠은 그 문턱을 넘었다. 면역항암제 키트루다의 피부밑 주사 제형이 상업화되며 마일스톤이 들어왔고, 2025년 3월 아스트라제네카 자회사와 맺은 계약에서 계약금과 마일스톤만 최대 US$600M(약 8,700억) 규모가 잡혔다. 그 결과 그동안 재무상태표에 마이너스로 쌓여 있던 손실 더미, 즉 결손금이 메워지고 이익잉여금이 +2,185억으로 돌아섰다. 태우기만 하던 회사가 걷는 회사로 넘어간 것이다. 리가켐은 아직 문턱 앞에 있다. 기술수출 계약을 맺어 매출 1,416억을 올리지만, 그 기술료가 아직 늘어나는 개발비를 넘어서지 못해 영업손실 -1,065억을 감내하는 중이다. 리가켐의 오늘은 알테오젠의 두 해 전과 겹쳐 보인다.
다만 이 문턱을 넘는 시점을 온전히 회사의 공로로 돌리면 사실을 넘는다. 어떤 기술에 R&D를 태울지, 언제 누구에게 라이선스할지는 회사가 고른다. 그러나 그 딜이 실제로 언제 성사되고 어떤 마일스톤이 언제 달성되느냐는 상당 부분 파트너인 빅파마의 개발·상업화 일정에 달려 있어 회사가 정하지 못한다. 그러니 지금 부호가 갈린 건 '알테오젠이 잘하고 리가켐이 못해서'가 아니라, 한쪽은 큰 딜이 회수 단계로 넘어왔고 한쪽은 아직 넘어오지 않았다는 시점의 차이까지만 정직하게 말할 수 있다.
두 축을 알테오젠에 겹치면 이렇게 정리된다. 이 회사는 첫째 축에서 '기술만 빌려주는' 극단을 골랐고, 둘째 축에서는 대형 딜이 회수 단계로 넘어온 자리에 지금 서 있다. 그 결과가 매출 2,159억(+110%)·영업이익 1,069억·순이익 1,452억이다. 이건 바이오 전체가 좋았던 공통 기류만으로 설명되지 않는다. 그 위에 이 회사만의 사정이 한 겹 얹혀 있다.
정확히 아는 것부터 짚으면, 이 폭발은 제품이 잘 팔려서가 아니다. 매출의 대부분이 기술료다 — 계약금, 마일스톤, 그리고 앞으로 붙을 로열티. 회사가 밝힌 원인도 '키트루다 SC 상업화에 따른 마일스톤과 아스트라제네카 라이선스 계약금'으로 분명하다. 만드는 원가가 거의 없으니 매출총이익률이 77%로 찍혔고, 받은 계약금엔 반환의무가 없다. 여기까지가 장부로 확인되는 사실이다.
재량이 어디까지 닿았는지를 가르면 이렇다. 어떤 기술에 R&D를 태우고(FY2025 연구개발비 573억, 매출의 28%), 언제 누구에게 라이선스할지는 회사가 고른 부분이다. 반대로 로열티가 앞으로 언제 얼마나 붙을지는 파트너의 키트루다 SC가 시장에서 얼마나 팔리느냐에 달려 있어 회사가 정하지 못한다. 게다가 딜이 늘 성사되고 유지되는 것도 아니다 — 2024년 7월엔 맺었던 라이선스 계약 하나가 해지·반환되기도 했다. 초고마진의 폭발과, 그 폭발이 매년 오리라는 보장 사이엔 아직 거리가 있다.
그리고 이번 국면에서 회사가 재량이 닿는 자리에서 새로 고른 것이 있다. 2025년 시설자금 목적의 유상증자 550억으로 자체 생산 캐파를 준비하기 시작했다. 기술만 빌려주던 회사가 만드는 쪽으로 한 발을 옮기는 그림이다. 튀는 기술료로 결손을 뒤집은 회사가, 이제 그 회수를 어떻게 더 꾸준하고 오래 걷을지를 고르고 있다.
다만 그 선택이 어떤 결과로 굳을지는 이 공시만으로 확정되지 않는다. 지금 확인되는 건 매출도 없이 태우던 회사가 원천기술을 빌려주는 모델로 결손을 흑자로 뒤집었다는 것, 그 흑자가 제품이 아니라 시점에 따라 크게 튀는 기술료에서 왔다는 것, 그리고 로열티라는 꾸준한 매출은 아직 초입이라는 것까지다. 같은 설계도를 든 리가켐이 여전히 문턱 앞에서 태우고 있는 장면을 옆에 세워두면, 알테오젠이 지금 선 자리가 또렷해진다 — 걷기 시작했지만, 얼마나 오래 걷을지는 아직 열려 있는 자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