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자들에게 제룡산업은 조금 생소할 수 있어. 우리가 길가나 산속에서 보는 송전탑과 전신주, 그 사이를 지탱하는 전선 연결 부속품(금구류)과 전기가 딴 데로 새지 않게 막아주는 절연 장치(애자)를 만드는 회사거든. 공공기관인 한국전력 같은 곳을 주요 손님으로 두고 오랜 기간 송·배전용 기자재를 꾸준히 납품해 왔지.
박종태 대표를 비롯한 특수관계인이 지분 44.28%를 쥐고 있어서 지배구조도 꽤 단단한 편이야. 유행을 타는 사업보다는 전력망이라는 국가 기반 시설이 깔릴 때 반드시 들어가는 부품을 만들면서 평소의 기준선을 다져온 곳이라고 보면 돼.
최근 이 회사의 장부에 찍힌 숫자가 확 커졌어. FY2025 기준으로 매출 379억 원을 거두면서 전년도 293억 원보다 29.3%나 덩치를 키웠거든. 동해안과 신가평을 잇는 500kV HVDC(고압직류송전) 사업처럼 커다란 국가 전력망 프로젝트에 물량이 본격적으로 들어가기 시작한 덕이야.
더 눈길을 끄는 건 이익의 크기야. 이 전년도 41억 원에서 106억 원으로 무려 158.6%나 뛰어올랐거든. 도 115억 원을 기록하며 전년 대비 84.1% 늘어났지. 회사는 이렇게 늘어난 결실을 바탕으로 주당 300원, 총 57억 원 규모의 현금 을 내놓기로 결정했어.
매출이 29% 늘어나는 동안 영업이익이 158%나 솟구친 비결을 들여다볼까. 매출원가가 202억 원으로 이 약 53.3%에 머물렀어. 철강 같은 원자재를 써서 물건을 만드는 제조 업체치고는 비용을 아주 빡빡하게 잘 관리한 셈이지. 공장 가동률이 올라가면서 제품 단위당 들어가는 고정비 부담을 덜어낸 영향도 컸어.
보통 성장이 가빠지면 공장을 늘리거나 원자재를 미리 사두느라 은행 빚을 내기 마련이거든. 그런데 제룡산업의 차입금은 0원이야. 도 11.4%에 불과하지. 빚을 내서 판을 키운 게 아니라, 2025년 7월에만 HVDC 관련 수주로 103억 원의 선수금이 들어오는 등 사업 현장에서 직접 유입된 현금으로 사업을 꾸렸어. 덕분에 현금성 자산도 전년도 45억 원에서 88억 원으로 두 배 가까이 늘었지.
스스로 벌어들인 돈을 쌓아둔 이익잉여금만 671억 원에 달해. 외부에서 자금을 끌어다 쓰는 대신 무차입 기조를 유지하면서도 대규모 공사를 감당할 실탄을 차곡차곡 모아둔 셈이야.
전력 기자재 산업 안에서 제룡산업이 보여주는 수치는 다소 독특해. 본업에서 벌어들인 영업이익이 158.6% 증가한 반면, 최종적으로 남은 당기의 증가율은 84.1%였거든. 순이익이 115억 원으로 영업이익(106억 원)보다 더 많다는 점도 눈에 띄지.
이런 차이가 난 배경에는 영업 바깥에서 들어온 손익이 있어. 회사가 쥐고 있는 금융자산 등에서 발생한 이자수익과 영업외 수익이 합쳐지면서 최종 순이익의 체급을 더 늘려놓은 거지. 빚이 없으니 나가는 이자비용은 거의 없는 상태에서, 보유한 자금에서 나오는 영업외 수익이 본업의 이익 위에 얹히는 구조야.
장비나 설비 투자를 위해 대규모 차입을 실행해 이자 부담을 안고 달리는 동종 제조사들과 달리, 이 회사는 부채비율 11.4%라는 극도로 슬림한 재무판 위에서 수주 물량을 받아내고 있어. 외부 금리가 오르내려도 재무적 흔들림이 거의 없는 궤적을 그려온 거야.
제룡산업은 대형 국가 전력망 프로젝트의 결실을 실적으로 증명했고, 빚 하나 없이 유동성과 배당 여력을 크게 늘려놓은 지점에 서 있어. 벌어들인 돈을 이익잉여금으로 차곡차곡 쌓아 올린 이 회사가 앞으로 다가올 전력망 투자 주기 속에서 이 자본과 실탄을 어떻게 활용해 나갈지가 새로운 관전 포인트가 될 거야.
전기를 보내고 나누는 송·배전 인프라 시장에 오랜만에 거대한 물결이 밀려왔어. 500kV HVDC 같은 초고압 송전망 구축 사업이 본격적으로 궤도에 오르면서, 전력망의 뼈대를 만드는 기업들의 장부에도 온기가 돌기 시작했지. 국가 차원의 전력망 확충 작업은 단발성 주문으로 끝나지 않고 대형 프로젝트 단위로 터져 나오거든.
하지만 전력망을 깔겠다는 국면이 찾아왔다고 해서 인프라 기업 모두가 똑같이 웃은 건 아니야. 대형 프로젝트가 발주되는 시점과 각 기업이 납품하는 장비의 종류, 그리고 발주처와의 관계에 따라 온도가 제각각이었거든. 공기 자체가 따뜻해진 건 분명하지만, 그 온기를 자기 몫으로 끌어온 방식은 회사마다 완전히 달랐어.
실적표의 숫자를 보면 어긋남이 더 선명해져. 어떤 회사는 전방 산업의 온기를 타고 매출을 늘리는 데 성공했지만, 정작 남는 장사를 하지 못해 벌어들인 돈을 이자로 털어내기도 했지. 외형을 키우려고 무리하게 차입금을 끌어다 쓴 대가를 치른 셈이야.
반면 전혀 다른 풍경을 보여준 곳도 있어. 제룡산업은 매출 379억 원을 올리는 동안 영업이익 106억 원을 쥐었거든. 1년 전과 비교하면 영업이익이 158%나 치솟은 수치야. 남들은 덩치를 키우느라 허덕일 때, 이 회사는 번 돈의 상당수를 온전히 실체 있는 이익으로 남겼지. 도대체 무엇이 이런 차이를 만든 걸까? 답은 결국 이들이 과거에 어떤 판을 짜두었는지, 즉 구조에 있어.
첫 번째로 갈리는 지점은 이들이 만들어 내는 제품의 성격과 고객층이야. 전력망 사업에서 커다란 변압기나 신기술 장비를 앞세워 화려하게 진입하는 길도 있지만, 제룡산업은 조금 다른 자리를 지켜왔어. 전선을 지지하는 애자나 전력 설비를 고정하는 금구류처럼, 눈에 잘 띄지 않지만 전기가 새지 않도록 잡아주는 핵심 소모성 부품에 집중한 거지.
특히 공공기관 중심의 송·배전망 구축 사업은 한번 납품 자격을 갖추면 꾸준하고 안정적인 수주가 이어지는 특성이 있어. 경기 변동에 크게 흔들리는 민간 시장 대신 공공 인프라라는 확실한 연결고리에 뿌리를 내린 거야. 물론 이 자리가 단숨에 몇 배씩 폭발적인 겉모습 성장을 보여주진 못해. 하지만 500kV HVDC 같은 대형 프로젝트가 열리는 순간, 준비된 부품 공급자로서 손실 위험 없이 이익을 한꺼번에 챙겨가는 구조적 유연성을 발휘했지.
두 번째 축은 번 돈을 다루고 사업 자금을 끌어쓰는 방식에 있어. 물량이 들어올 때 외부 자금을 크게 끌어다 쓰며 공장을 늘리는 회사가 있는가 하면, 자기 체력 안에서만 움직이는 회사가 있지.
제룡산업의 재무제표를 들여다보면 단기든 장기든 외부에서 빌린 차입금이 0원이야. 부채비율은 11.4% 수준에 불과하고 현금성자산만 88억 원을 쥐고 있지. 빚을 내어 덩치를 키우는 대신 스스로 버는 돈의 범위를 넘어서지 않는 방식을 고수한 거야. 이로 인해 대형 프로젝트가 들어왔을 때 이자 비용으로 빠져나가는 구멍이 완전히 막혔어. 버는 족족 내부 이익으로 차곡차곡 쌓일 수밖에 없는 구조를 미리 완성해 둔 셈이지.
제룡산업의 장부에는 과거 선택들이 남긴 흔적이 선명하게 찍혀 있어. 오랜 기간 내실을 다지며 모아둔 이익잉여금만 671억 원에 달하거든. 여기에 최근 대형 프로젝트가 본격화되면서 향후 공급할 물량의 대가로 들어온 선수금이 대거 늘어났어. 돈이 들어오는 통로와 굳건한 체력이 동시에 확인되는 대목이지.
주목할 부분은 이 자금을 다루는 회사의 재량적 행보야. 대형 프로젝트 수주로 당기순이익 115억 원을 기록하자, 회사는 주당 300원의 배당을 결정했어. 빚을 갚거나 급한 불을 꺼야 하는 재무적 압박이 없다 보니, 성장의 결실을 주주 환원이라는 채널로 즉시 돌릴 수 있는 여유가 생긴 거지.
물론 전력망 대형 사업이 언제나 같은 속도로 발주될 수는 없어. 다음 국면에서도 지금과 같은 폭발적인 이익률이 유지될지, 아니면 다시 잔잔한 흐름으로 돌아설지는 전방 프로젝트의 시점에 달려 있지. 확실한 건, 제룡산업은 무리한 차입 없이 자신들의 영역에서 모아둔 체력으로 다음 계절을 맞이할 준비를 마쳤다는 사실이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