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가켐바이오는 자체 개발한 ADC(항체-약물 접합체) 원천기술을 바탕으로 신약을 만들고, 이를 글로벌 제약사에 넘기는 기술이전 사업을 하는 곳이야. 공장에서 제품을 찍어내 파는 일반 기업과 달리, 이 회사의 매출은 100% 기술을 넘길 때 받는 계약금이나 연구개발 단계별 성과금인 마일스톤에서 나와.
2025년 기준 이 회사가 거둔 매출액은 1,416억 원이야. 바이오 벤처 하면 흔히 매출 없이 투자금만 쓰는 모습을 떠올리기 쉬운데, 리가켐바이오는 기술 수출로 스스로 돈을 벌어온 경험이 꽤 두터워. 그동안 기술을 팔아 장부에 차곡차곡 쌓아둔 이익잉여금만 2,118억 원에 달할 정도지.
그렇게 두터운 곳간을 증명해 왔는데, 최근 2025년 결산 장부를 열어보면 겉으로 보이는 숫자가 단번에 확 바뀌어. 매출은 전년보다 12.4% 늘어난 1,416억 원을 기록하며 기술이전 성과를 이어갔지만, 바닥 손익은 916억 원의 대규모 당기순손실로 돌아섰거든. 직전 해에 78억 원의 흑자를 냈던 것과 비교하면 커다란 적자 전환이야.
이유는 간단해. 한 해 동안 연구개발비로만 무려 1,371억 원을 집행했기 때문이지. 신약 파이프라인이 단순 연구 단계를 지나 본격적인 임상시험 단계로 깊숙이 들어가면서, 시약 재료비와 임상 관련 비용이 비약적으로 불어난 거야. 돈을 못 벌어서 낸 적자가 아니라, 미래 기술을 확보하려고 현금을 쏟아부은 결과인 셈이지.
한 해에 900억 원이 넘는 손실이 찍히면 보통은 연구개발 속도를 줄이거나 몸을 사리기 마련이잖아. 하지만 리가켐바이오의 선택은 오히려 판을 더 키우는 쪽이었어. 손에 쥐고 있던 현금및현금성자산이 986억 원으로 소폭 줄어들자, 곧바로 외부 자금을 대규모로 끌어오는 결정을 내렸거든.
회사는 2026년 7월, 한국산업은행과 기관투자자들을 대상으로 제3자배정 유상증자와 전환사채 발행을 끝마쳤어. 새로 발행한 주식만 2,718,284주로, 이를 통해 약 3,300억 원에 달하는 대규모 자금을 장부에 한 번에 수혈했지. 끌어온 자금에는 1년간의 의무보유 조건이 붙어 있어. 대형 기관들도 이 회사가 벌이는 임상 레이스의 긴 호흡에 기꺼이 동참하기로 한 거야.
임상 비용이 불어나면서 적자가 깊어지는 건 신약 개발사들 사이에서 흔히 볼 수 있는 풍경이야. 하지만 동종 바이오 기업들과 나란히 놓아보면 리가켐바이오가 서 있는 위치는 자못 달라. 상당수 신약 개발사가 매출이 전무한 상태에서 보유 현금만 까먹다 자금난에 몰리는 것과 달리, 이 회사는 한 해 1,416억 원이라는 실체 있는 기술이전 수입을 계속 만들어내고 있거든.
게다가 과거 성과로 쌓아둔 2,118억 원의 이익잉여금과 986억 원의 현금이 1차 안전판 역할을 해주고 있어. 그 단단한 바닥 위에서 새로 조달한 3,300억 원의 실탄까지 더해진 거지. 단순한 생존을 위해 자금을 빌려 쓰는 것이 아니라, 임상이라는 긴 레이스를 끝까지 완주하기 위해 공격적으로 현금을 배분하는 구조를 보여주고 있어.
1,416억 원의 기술이전 매출을 내면서도 1,371억 원의 연구개발비를 쏟아붓고, 다시 3,300억 원의 실탄을 충전한 리가켐바이오. 대규모 적자를 감수하면서까지 공격적으로 넓혀놓은 임상 파이프라인이 과연 언제 새로운 기술이전과 마일스톤이라는 수확으로 되돌아올지, 회사가 선택한 긴 임상 레이스의 다음 장면에 시선이 모이고 있어.
매출 장부에 백억, 천억 단위 숫자가 찍히는 순간 바이오 기업은 시장의 뜨거운 관심을 받곤 해. 2025년 바이오 신약 개발 영역에서 대형 기술이전 계약이 잇따르며 외형이 확 커지는 모습이 눈에 띄었지. 한눈에 보면 드디어 오랜 연구가 결실을 거두며 화려한 시절에 들어선 것처럼 보여.
하지만 같은 공기를 마시는 바이오 기업들의 속사정을 가만히 들여다보면 사정이 그리 단순하지만은 않아. 기술이전으로 들려오는 계약금 소식 뒤편에서는 글로벌 임상 단계가 깊어질수록 눈덩이처럼 커지는 연구개발비 지출이 동시에 폭발하고 있거든. 매출이 크게 늘어나는 시점과 장부상 손실이 깊어지는 시점이 같이 찾아오는 이상한 국면을 업계 전체가 한꺼번에 지나고 있는 셈이야.
똑같이 대형 기술이전 계약을 맺고 큰 돈을 매출로 찍었더라도, 어떤 기업은 당장의 손실을 집어삼키며 앞으로 나아가고 다른 기업은 비용 부담을 견디지 못해 발걸음을 멈추기도 해. 매출 1,416억 원을 올리고도 916억 원에 달하는 당기순손실을 장부에 남기는 현상이 바로 이 지점에 서 있지.
대체 왜 이런 격차가 벌어지는 걸까? 매출이라는 화려한 수치 밑바닥에는 이 기업이 어떤 구조로 신약을 개발하고 자금을 굴려왔는지, 즉 과거의 선택이 굳어져 만들어낸 두 가지 축이 작용하고 있어서 그래. 이 축을 읽어내야 바이오 기업의 겉모습이 아닌 진짜 동력을 이해할 수 있어.
바이오 기술 기업이 마주하는 첫 번째 갈림길은 '어느 단계에서 기술을 넘길 것인가'하는 사업 모델의 방향이야. 후보물질을 아주 초기 단계에서 다국적 제약사에 넘겨버리면 당장의 대규모 임상 비용 부담은 덜 수 있지. 대신 나중에 올릴 수 있는 성과금의 파이가 작아지는 대가를 치러야 해.
반대로 전임상을 지나 글로벌 임상 단계까지 파이프라인을 직접 끌고 들어가면 나중에 받을 기술료 액수는 비약적으로 뛰어올라. 하지만 시약재료비와 기술개발비가 매년 수백억 원씩 터져 나오는 위험을 온몸으로 받아내야 하거든. 상방 열매의 크기를 키우는 길을 택한 순간, 대규모 연구개발비로 인한 장부상 적자는 피할 수 없는 정해진 순서가 되는 셈이지.
첫 번째 축에서 임상을 끝까지 밀어붙이기로 작정했다면, 이제 두 번째 축인 자금 조달과 배분의 방식이 기업의 생사를 갈라. 영업 활동에서 당장 이익이 나지 않는 기간 동안 버텨낼 현금을 장부에 쌓아두지 못하면, 임상 중간에 엔진이 꺼져버리는 치명상을 입게 되거든.
자본총계 5,411억 원을 쌓아두고 현금 986억 원가량을 쥐고 있는 상태에서 추가로 국책은행 등 기관들로부터 수천억 원 규모의 실탄을 확보하는 선택은 그냥 일어나는 일이 아니야. 버는 돈보다 들어가는 임상 비용이 더 큰 기간을 버텨내기 위해 현금 여력을 미리 확충해두는 자금 운용의 전략이 작용한 거지.
리가켐바이오의 2025년 장부는 1,416억 원이라는 대형 매출과 916억 원이라는 당기순손실이 한꺼번에 공존하는 독특한 풍경을 보여주고 있어. ADC 원천기술을 바탕으로 기술이전 성과를 냈지만, 동시에 시약재료비와 기술개발비가 압도적인 비중을 차지하는 연구개발비가 쏟아져 나가며 적자의 폭을 넓혔거든.
여기서 임상 진입에 따라 팽창하는 연구개발비의 절대적 크기 자체는 회사가 임상을 계속하는 한 인위적으로 통제하기 어려운 영역에 가까워. 글로벌 임상이 깊어질수록 들어가는 시약과 외부 비용은 정해진 수순처럼 따라붙으니까 말이야. 하지만 이 손실을 피하려 임상 속도를 조절할 것인가, 아니면 외부 자금을 끌어와서라도 임상 페이스를 유지할 것인가는 회사가 직접 결정할 수 있는 재량의 영역이었어.
리가켐바이오는 후자의 길을 걸어가고 있어. 보유 현금 986억 원과 자본총계 5,411억 원이라는 기반 위에서, 2026년 7월 한국산업은행을 포함한 기관들로부터 수천억 원 규모의 자금을 추가로 조달하는 수순을 밟았거든.
대규모 장부상 손실을 감수하면서도 임상 파이프라인을 깊숙이 밀어붙이는 이 선택이 향후 새로운 대형 기술이전과 마일스톤이라는 결실로 연결될지, 아니면 늘어난 자금 부담으로 남을지는 앞으로의 임상 진행 속도와 장부가 증명해 줄 과제로 남아있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