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플러스글로벌은 반도체를 만드는 공장에서 쓰던 중고 장비를 사 오고, 이걸 필요한 곳에 다시 파는 장터 역할을 해 온 회사야. 반도체 라인이 개설되거나 바꿔 칠 때 나오는 수많은 기계를 유통하고 정비하는 일이 본업이지. 최대주주인 김정웅 대표가 56.71%의 지분을 쥐고 사업을 끌어왔어.
이 회사는 반도체 생산용 장비라는 워낙 덩치 크고 비싼 물건을 취급하다 보니, 한 번에 수십억 원에서 수백억 원씩 오가는 대형 거래가 한해 실적의 결을 정해. 반도체 제조업체들의 투자 시기와 맞물려 장비 유통 수요가 들쑥날쑥하는 특성을 지닌 셈이지.
그렇게 장비의 흐름을 연결하던 거대한 장터에 최근 차가운 바람이 불었어. 2025년 매출은 2084억 원으로 전년도 2516억 원에서 17.2%가 빠져나갔거든. 거래 규모 자체가 줄면서 손에 쥐는 돈이 줄어든 거야.
더 또렷한 신호는 이익 장부에서 나타났지. 매출에서 장비 원가를 뺀 매출총이익이 전년 435억 원에서 229억 원으로 반토막이 났거든. 이 89.0%까지 치솟는 바람에, 117억 원의 영업적자로 돌아서고 말았어. 여기에 연구개발비까지 전액 비용으로 털어내면서 번 돈보다 들어간 돈이 더 커진 상황이야.
적자로 돌아선 본업의 그늘은 거기서 그치지 않았어. 당기순손실은 영업손실 117억 원보다 더 벌어진 146억 원을 기록했거든. 영업 외적인 요소들이 손실의 깊이를 더했음을 수치가 보여주는 거지. 회사가 쥐고 있던 현금성자산도 기존 655억 원에서 250억 원으로 크게 쪼그라들었어.
실적이 휘청이는 가운데 회사가 보여준 자본의 움직임도 눈에 띄어. 2025년 9월에는 을 담보로 교환가액 3,018원에 약 65억 원 규모의 교환사채를 발행해 자금을 조달했거든. 그리고 2026년 2월에는 임직원의 주식매수선택권 행사에 따라 21,566주의 자기주식을 주당 4,721원에 처분하는 결정을 내렸지.
본업에서 샌 현금을 채우기 위해 를 활용한 자금 조달을 택하는 한편, 기존에 약속했던 임직원 유인책을 예정대로 이행한 셈이야. 유동성이 급격히 줄어드는 와중에도 자사주라는 자원을 통해 현금 확보와 인재 보상을 동시에 관리하려 했던 셈이지.
실적표 전체를 펼쳐 놓고 보면, 이 회사의 주머니 상태는 흥미로운 불균형을 보여줘. 당장 눈앞의 순손실과 현금 급감은 부담스럽지만, 자본총계 1800억 원 안에는 그동안 차곡차곡 쌓아둔 이익잉여금 1462억 원이 여전히 남아 있거든. 과거 축적해 둔 버퍼가 아직 장부의 바닥을 떠받치고 있는 셈이야.
다만 과거에 쌓아둔 잉여금이라는 숫자가 당장 쓸 수 있는 실물 현금인 250억 원을 그대로 보장해 주지는 않아. 본업에서의 마진율이 11% 수준으로 얇아진 상황에서는 거래 한두 건의 향방이 유동성에 주는 영향이 커질 수밖에 없지. 잉여금이라는 유산과 줄어든 현금 사이에서 회사가 나아갈 길이 갈리고 있어.
대형 딜의 부진과 치솟은 원가로 인해 적자로 돌아섰지만, 회사는 과거 쌓아둔 이익잉여금 위에 서서 자사주를 활용한 자금 조달과 인재 유인책을 이어가고 있어. 줄어든 현금을 들고 다시 찾아올 장비 거래의 온기를 기다리는 이 회사의 다음 걸음이 어떤 수치로 증명될지 지켜볼 일이야.
반도체 투자의 온도가 떨어지면 장비를 사고파는 시장 전체의 시계도 한꺼번에 느려져. 전방 산업이 설비 투자를 줄이거나 속도를 조절할 때 중고 장비 시장 역시 거대한 수요 감축을 피하기 어렵거든.
실제로 이 시기 시장의 플레이어들은 매출이 일제히 줄고 마진이 크게 압박받는 시기를 함께 지났어. 생산 라인을 확장하려는 움직임이 뜸해지자 중고 장비를 중개하고 새로 단장해 넘기던 거래판 자체가 조용해진 거야.
같은 얼음판을 지나더라도 손실의 깊이는 회사마다 제각각이야. 어떤 곳은 매출 감소를 소폭 손실로 막아내며 버티는 반면, 어떤 곳은 영업적자를 넘어 순손실의 골짜기 깊숙이 떨어지기도 하지.
외형이 같이 줄어들었는데 왜 손실의 폭은 이렇게 차이가 날까? 답은 결국 장비를 어떤 방식으로 쥐고 있는지, 그리고 그 장비를 사서 보유하고 유통하는 과정에서 들인 비용의 성격이 어떠한지 같은 회사의 내부 구조에 있어.
결과를 가르는 첫 번째 갈림길은 장비를 직접 매입해서 창고에 쌓아두고 파는 방식인가, 아니면 수수료를 받고 중개하거나 수리 용역만 제공하는 방식인가야. 상승기에는 장비를 직접 사들여 시세 차익을 노리는 구조가 막대한 이익을 가져다주거든.
하지만 다운사이클이 찾아오면 이 선택은 부메랑이 되어 돌아와. 사놓은 중고 장비의 시세가 떨어지고 주인을 찾지 못하면 보관하는 동안 재고 가치가 하락하고 원가율이 89% 수준까지 치솟는 무거운 대가를 치러야 해. 반면 중개 중심의 유통을 선택했던 쪽은 큰 대박을 노리긴 어려웠어도 장비 시세 하락의 직격탄을 비껴갈 수 있었지.
두 번째로 봐야 할 자리는 손실이 발생했을 때 이를 받아낼 재무적 쿠션의 성격이야. 영업에서 적자가 날 때 이를 견디는 힘은 과거에 쌓아둔 이익의 크기에서 나오기도 하지만, 당장 돌릴 수 있는 실제 현금 유동성에 따라서도 갈리거든.
과거 오랫동안 흑자를 내며 장부상 남겨둔 이익잉여금이 무려 1462억 원에 달하더라도, 당장 손에 쥔 현금이 250억 원으로 줄어들었다면 방어전의 양상은 달라져. 본업에서 117억 원의 영업적자가 발생한 데 더해 손실을 가중시키는 영업외 비용까지 겹치면 장부상의 유산만으로는 현금 유출의 압박을 완전히 막기 어렵지.
서플러스글로벌의 2025년 실적은 전방 산업의 공백이라는 외부 충격과, 이 회사가 오랫동안 취해온 직접 매입·보유 모델의 특성이 나란히 작용한 결과야. 매출이 2084억 원으로 전년보다 432억 원 줄어든 상황에서 원가율이 89%까지 오르며 매출총이익은 229억 원으로 전년 435억 원 대비 절반가량 내려앉았네.
여기서 영업손실 117억 원에 더해 순손실이 146억 원으로 더 깊어진 자리를 들여다볼 필요가 있어. 회사는 영업 외적인 구간에서 보유 자산의 평가 손실이나 비용을 장부에 반영하는 결정을 내렸거든. 손실의 발생 자체는 업황 하락이라는 재량 밖의 일이었지만, 가치가 떨어진 자산의 손실을 어느 시점에 얼마만큼 장부에 덜어낼지는 회사가 가진 재량의 영역이었던 셈이야.
최대주주 김정웅 외 특수관계인이 56.71%의 지분을 쥔 지배구조 속에서, 과거 26년 동안 축적한 이익잉여금 1462억 원이 버팀목으로 존재하지만 현금 및 현금성자산은 250억 원으로 줄었어. 회사는 당장의 본업 적자와 영업외 손실을 장부에 털어내며 자산 가치를 현실화하는 길을 택했지. 과연 보유 장비의 시세 회복과 함께 이 손실이 다시 기회로 돌아올지, 아니면 재고 관련 부담이 당분간 이어질지는 시장의 다음 호흡에 달려 있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