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력선이나 자동차 전장 부품 안을 뜯어보면 매끄럽게 감긴 구리선이 들어있잖아. 티씨머티리얼즈는 바로 그 에나멜 동선과 전력 소재를 만들어 시장에 대는 전문 제조사야. 바이오스마트 계열에 속해 있는데, 일회성 구조 변경이 없던 시절에도 매출이 3,000억 원 안팎을 오갈 만큼 사업의 덩치가 꽤 커. 다만 전력 인프라라는 묵직한 공급처를 쥐고 있어도 장부의 결은 다소 팍팍한 편이었어. 매출이 96.3%에 달하거든. 100원어치를 팔았을 때 96원 이상을 재료비와 제조 원가로 비워내야 하니, 손에 쥐는 마진이 늘 얇을 수밖에 없는 구조였던 거지.
이 회사가 지금의 상장사 옷을 입은 과정도 함께 살펴볼 필요가 있어. 2024년 4월 주식 분할을 거치며 유통 주식 구조를 먼저 조율하더니, 2025년 4월 대신밸런스제15호기업인수목적과 합병하면서 비로소 상장 법인으로 새로 섰거든. 원래 만들어 팔던 동선 사업의 틀 위에 스팩 합병이라는 신분 변화가 겹치면서, 티씨머티리얼즈의 장부에는 본업의 실적과 개편의 흔적이 함께 찍히기 시작했어.
상장사로서 첫발을 내디딘 FY2025 성적표가 나오자 장부 위엔 확연히 대비되는 숫자 몇 개가 도드라졌어. 매출액은 2,991억 원으로 전년 3,039억 원과 비교해 1.6% 줄어드는 데 그치며 외형을 단단히 지켜냈거든. 전력 인프라와 전장 소재 수요가 고르게 버텨준 덕분이야. 하지만 은 109억 원에서 68억 원으로 37.8%나 미끄러졌지. 원재료 가격 상승이 약간만 가해져도 96% 넘는 원가 부담에 곧바로 불이 붙는 얇은 이윤 구조가 작용한 거야.
더 가파르게 떨어진 건 이었어. 전년 63억 원에서 무려 73.3%나 줄어든 17억 원을 기록했거든. 영업이익이 37% 감소한 것보다 축소 폭이 훨씬 컸던 셈이지. 장부 표면만 보면 본업이 꺾인 것처럼 보이지만, 실상 이 급락의 핵심에는 영업 외 공간에서 발생한 회계적 사건이 자리 잡고 있어.
순이익이 영업이익보다 훨씬 크게 꺾인 까닭을 쫓아가면 회사가 상장을 마치면서 치러낸 비용의 실체가 보여. 대신밸런스제15호스팩과의 합병 과정에서 발생한 회계상 합병 비용 44억 원이 한 번에 순이익에서 차감됐거든. 본업 장사에서 원가 상승 압박을 받아 영업이익이 68억 원으로 줄어든 건 시장 환경에 몰린 결과에 가깝지만, 그 상황에서 44억 원이라는 일회성 상장 비용을 장부에 얹으며 구조 전환을 완성해 낸 건 회사의 결정이었던 셈이야.
비록 순이익은 17억 원으로 쪼그라들었지만 장부의 바닥을 지탱하는 체력은 되레 확장되는 모습이 함께 나타났어. 신주 발행과 자본 조정을 거치면서 자본총계가 전년 569억 원에서 778억 원으로 크게 늘어났거든. 그 과정에서 자금이 유입되어 현금 자산도 기존 40억 원에서 155억 원까지 불어났지. 과거부터 쌓아온 이익잉여금 역시 243억 원을 지켜냈어. 마진이 얇은 본업의 한계 속에서도 상장이라는 틀을 짜며 현금과 자본 체급을 키워두는 길을 택한 거야.
소재·부품 제조업 지형에서는 원재료비 비중이 극단적으로 높은 기업들이 원자재 가격 파동을 맞아 적자로 돌아서거나 외형을 급격히 줄이는 모습을 종종 보게 돼. 반면 티씨머티리얼즈는 2,991억 원이라는 외형을 거의 그대로 지켜내며 본업의 공급망 자리를 유지했어. 하지만 원가율 96.3%라는 환경은 충격을 완충할 공간이 적다는 뜻이거든. 원재료 가격이 조금만 출렁여도 영업이익이 37.8%나 내려앉는 취약함이 공존하는 거지.
다만 비슷한 동종 기업들 사이에서 이 회사가 취한 좌표는 조금 독특해. 충격 흡수력이 약한 구조를 가졌음에도 상장 합병 비용 44억 원이라는 무거운 짐을 올려놓고 순손실로 떨어지지 않은 채 17억 원의 흑자로 생존했거든. 게다가 155억 원의 현금과 243억 원의 이익잉여금을 바닥에 깔아두며 재무적 안전망을 확보했어. 본업의 이윤 폭은 바짝 졸라매어져 있지만 상장 절차를 통과하며 장부의 내구성은 다르게 다져진 셈이야.
2,991억 원의 매출을 지켜낸 굳건함과 44억 원의 합병 비용이 할퀴고 간 17억 원의 순이익. 티씨머티리얼즈의 FY2025는 본업의 얇은 마진이라는 오래된 한계와 상장 법인이라는 새로운 틀이 교차한 지점이었어. 현금 155억 원을 쥔 채 일회성 상장 비용을 넘어선 이 회사가, 96.3%라는 빡빡한 원가율의 벽을 앞으로 어떤 모양새로 통과해 나갈지 장부의 다음 기록이 기다려지네.
전력 소재와 에나멜 동선을 만들어 공급하는 시장 전체가 전력 인프라 확장이라는 거대한 흐름을 같이 지나고 있어. 전 세계적으로 전력이 더 많이 필요해지면서 관련 소재와 부품을 제조하는 산업 전체에 온기가 도는 모습은 분명한 관측 사실이지.
하지만 공장이 바쁘게 돌아간다고 해서 모든 기업의 통장에 찍히는 최종 성적표까지 똑같지는 않아. 외형상 매출이 유지되는 것처럼 보여도, 사업 내부에 깔린 원가 구조와 각 회사가 치러낸 경영상의 이벤트에 따라 실질적인 결실은 크게 갈리거든.
티씨머티리얼즈만 하더라도 연간 2,991억 원이라는 묵직한 매출을 올렸어. 외형만 보면 이전과 다를 바 없이 시장에서 자기 덩치를 그대로 유지한 셈이야.
그런데 한 겹만 안으로 들어가 영업이익 68억 원과 당기순이익 17억 원을 나란히 놓아보면 수치의 어긋남이 뚜렷해져. 영업이익 자체가 매출 대비 얇기도 하지만, 순이익은 전년 대비 73%나 깎겨나갔거든. 동일한 시장 국면을 지나면서도 수익성이 이렇게 크게 요동친 원인은 결국 이 회사가 짊어진 구조에 있어.
이 시장에서 기업들의 성과를 가르는 첫 번째 축은 제품을 팔 때 빠져나가는 원가 부담의 크기야. 티씨머티리얼즈의 경우 매출원가율이 96%를 상회하거든. 쉽게 말해 100원어치 동선을 팔았을 때 원재료비와 생산 비용으로 96원이 나가고, 회사가 쥐는 손쥐장은 단 4원에 불과하다는 뜻이지.
이건 구리 같은 원재료를 사와서 가공하는 제조업이 과거부터 지닌 고유한 자리야. 원재료 가격이 조금만 흔들려도 영업이익이 크게 요동치는 대가를 치러야 하지. 매출 덩치를 크게 키울 수 있는 사업 구조를 택한 대신, 원가 변동성에 늘 이윤이 얇아지는 외줄 타기를 받아들인 셈이야.
두 번째 축은 본업 밖에서 발생하는 일회성 비용과 이를 견뎌낼 재무적 체력이야. 이번 국면에서 티씨머티리얼즈의 영업이익은 68억 원이었지만 최종 순이익은 17억 원에 그쳤어.
영업이익과 순이익 사이에 벌어진 51억 원의 간극 중 무려 44억 원은 상장법인으로 올라서는 합병 과정에서 지불한 비용이었지. 본업의 둔화라기보다 상장이라는 경영상의 틀을 새로 짜면서 발생한 구조적 지출이야. 이처럼 일회성 비용이 덮칠 때 현금 보유액 155억 원과 적립해둔 이익잉여금의 존재는 충격을 흡수해주는 버팀목 역할을 하게 돼.
티씨머티리얼즈가 맞닥뜨린 자리를 나누어 보면 명확해져. 매출원가율 96%라는 빡빡한 구조는 원재료 시세라는 재량 밖의 환경에 늘 노출되어 있어. 당장 회사가 원가율 자체를 드라마틱하게 바꿀 수는 없거든.
반면 회사가 재량을 갖고 결단한 부분은 분명해. 상장법인이라는 새 옷을 입기 위해 44억 원의 합병 비용을 장부에 반영하는 대가를 치르면서도, 부채 규모를 관리하고 이익잉여금을 조금이라도 쌓아 올리는 길을 택했지. 여기에 155억 원의 현금을 손에 쥐어둔 건 운영의 숨통을 확보하기 위한 선택이었어.
100원 팔아 4원 남기는 원가 구조라는 숙제가 남은 상황에서, 합병 비용이라는 회계적 지출을 넘긴 티씨머티리얼즈가 앞으로 이 얇은 마진 구조를 어떻게 다뤄갈지는 여전히 시장에 열려있는 질문이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