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이나 사무실에서 쓰는 인터넷 공유기나 홈 게이트웨이 같은 단말기, 한 번쯤 본 적 있지? 머큐리는 바로 이 통신장비를 만들어서 KT 같은 대형 통신사업자에 공급하는 제조사야. 최대주주인 아이즈비전이 지분 53.63%를 쥐고 지배하는 구조를 갖추고 있지.
이 사업은 전형적인 장비 제조라 기본적으로 원가 비중이 꽤 높아. 실제로 머큐리의 은 84.8%에 달해. 매출 1239억 원을 올렸을 때 물건을 만드는 데 들어간 매출원가만 1050억 원이라는 뜻이야. 100원어치 팔아도 손에 남는 몫이 워낙 얇다 보니 통신사의 설비 투자나 주문량이 조금만 줄어들어도 은 금세 휘청거리는 구조거든.
그 얇은 마진판 위에서 최근 머큐리가 찍어낸 성적표를 들여다보면 묘한 숫자가 보여. 경기 침체로 통신 기기 수요가 줄어들면서 매출은 전년 1343억 원에서 1239억 원으로 7.8% 떨어졌거든. 그런데 본업의 성적인 영업손실은 전년 9억 원 적자에서 7억 원 적자로 도리어 손실 폭이 줄었네? 허리띠를 졸라매서 원가와 판매관리비를 통제한 덕분이야.
진짜 신호는 그 밑에서 터졌어. 영업손실은 7억 원으로 막았는데, 최종 당기순손실은 24억 원으로 전년보다 적자 폭이 훨씬 커져 버린 거야. 본업에서 잃은 돈이 7억 원인데 장부 전체에서 빠져나간 돈은 24억 원이라니, 17억 원이라는 괴리가 어디서 생겼는지 갸웃해질 수밖에 없지.
장부 밑단에서 샌 120억 원의 괴리를 채우기 위해 회사가 선택한 길은 외부 자금 조달이었어. 머큐리는 만기 5년짜리 사모 전환사채 120억 원을 발행했거든. 이 중 70억 원은 운영자금으로, 50억 원은 기존 빚을 갚는 채무상환자금으로 나눴지.
눈여겨볼 부분은 발행 조건이야. 표면 이자율과 만기 이자율을 모두 0%로 붙였거든. 이자를 주지 않는 대신 최대주주 측이 30%의 콜옵션을 가져갈 수 있게 설계해서 경영권 지분 방어선도 챙겨뒀어.
덕분에 장부상 현금보유액은 전기 100억 원에서 187억 원으로 두 배 가까이 불어났어. 장사를 잘해서 곳간을 채운 게 아니라 빚을 새로 내서 쥔 현금이라는 점이 명확한 사실이지. 당장의 유동성 숨통은 틔웠지만, 이 자금이 훗날 주식으로 바뀌어 지분을 쪼갤지 빚으로 남아 부담을 줄지는 두고 봐야 할 일이야.
통신장비 업황 전체가 투자 축소라는 찬 바람을 맞고 있는 건 분명해. 머큐리 역시 매출이 7.8% 줄어드는 외형 축소를 피하지 못했지. 하지만 같은 업황 속에서도 제조업 고유의 원가 부담을 허리띠 통제로 견디며 영업적자를 17.2% 개선해 낸 건 장부 위에서 확인되는 사실이야.
다만 통신 기기 공급이라는 본업 외에 금융자산 가치 하락과 차입금 부담이 뒤섞이면서 순손실이 영업손실의 세 배를 넘어서는 불균형이 발생했어. 본업의 다이어트 속도보다 영업 밖에서 새어나가는 금융 손실의 속도가 더 빨랐던 셈이지.
그래도 회사가 과거부터 쌓아둔 이익잉여금 304억 원이 여전히 자산 1763억 원의 한 축을 받치고 있어. 계속되는 순손실이 자본을 바로 침식하지 않도록 막아주는 1차 방파제 역할을 하고 있는 거지.
영업 현장에서는 허리띠를 졸라매 적자 폭을 줄였지만, 장부 아래에서는 금융 비용과 자산 평가 하락으로 24억 원의 순손실을 남긴 한 해였어. 외부에서 새로 수혈한 120억 원이 수비판을 채워준 가운데, 머큐리가 이 자금으로 본업의 반전을 이끌어낼지 아니면 장부의 부담으로 남길지는 앞으로의 숫자가 말해줄 거야.
통신사들의 장비 투자 호흡이 길어지면서 관련 장비 제조업계 전체가 팍팍한 시기를 지나고 있어. 통신망 단말기와 게이트웨이를 만드는 기업 장부를 열어보면 대부분 매출이 줄거나 마진이 확 깎인 숫자들이 수두룩하지.
영업 현장에서 물건을 만들어 팔아도 남는 게 별로 없는 구조적 환경이 업계 전반을 누르고 있거든. 재료비와 제조 원가는 오르는데 납품 단가는 묶여 있다 보니, 통신장비 제조사 대부분이 매출 100원을 올리면 80원 넘게 원가로 나가버리는 얇은 얼음판 위를 걷고 있는 셈이야.
그런데 이 시련의 계절을 지나는 회사들의 장부를 조금 더 깊이 들여다보면 이상한 격차가 눈에 들어와. 어떤 회사는 영업이익을 겨우 지켜냈는데 정작 최종 에서는 적자가 훨씬 커지는 기이한 현상을 보여주거든.
겉으로는 본업에서 허리띠를 졸라매서 실적을 다잡은 것처럼 보이는데, 막상 장부 가장 밑바닥 숫자는 털썩 주저앉아 버린 거지. 똑같이 통신 장비를 팔고 있는데 왜 누구는 영업 현장에서 만들어낸 소소한 이익마저 장부 밖 손실로 모두 깎아 먹게 된 걸까? 그 답을 찾으려면 이 산업을 가르는 두 가지 축을 짚어볼 필요가 있어.
첫 번째 축은 회사가 일찌감치 선택해 고착화된 원가 구조와 고객사 집중도야. 대형 통신사에 홈 게이트웨이나 단말기를 공급하는 구조는 안정적인 납품 물량을 확보할 수 있다는 큰 장점이 있지.
하지만 그 반대편에는 무거운 대가가 따라와. 납품 단가 결정권이 전방 통신사에 쥐여 있다 보니 매출원가율이 80%대 중반에 육박하는 빡빡한 구조를 받아들여야 하거든. 머큐리만 해도 매출원가율이 84.8%에 달해. 매출 1239억 원을 올려도 원가를 내고 나면 손에 쥐는 돈이 극도로 적은 셈이야.
매출이 조금만 흔들려도 곧바로 영업손실로 내몰리는 위험을 감수하는 대신 안정적인 통신사 채널을 선택한 셈이지. 고객사를 다변화해 마진을 높이는 길을 간 기업도 있겠지만, 통신사 납품이라는 굵직한 물량을 택한 회사는 원가율의 굴레를 견뎌내야 하는 자리에 서게 돼.
두 번째 축은 번 돈으로 사업을 버티느냐, 아니면 외부 조달과 자산 운용의 위험을 안고 가느냐의 차이야. 업황이 냉각되었을 때 진짜 실적을 흔드는 건 영업 현장이 아니라 장부 아래에 숨어 있는 금융 손익이거든.
차입금 이자 부담이 커지거나 보유한 금융자산의 가치가 떨어지면, 영업에서 낸 이익은 순식간에 녹아내려. 이자 비용과 자산 평가손실이 겹치면 영업 현장의 고투가 무색해지는 거지.
과거에 현금을 충분히 쌓아두지 못했거나 외부에서 차입을 늘려온 자금 조달 구조는 이처럼 업황이 나빠질 때 순이익을 극도로 악화시키는 결과로 돌아와. 자금 조달 방식과 자산 운용의 선택이 결국 영업 외 손실이라는 부담으로 장부에 새겨지는 셈이야.
이제 머큐리의 장부를 다시 겹쳐보면 이야기가 선명해져. 머큐리는 2025년 매출 1239억 원에 영업손실 7억 원을 기록했어. 비록 영업손실 상태지만 전년 대비 영업이익을 17.2% 개선하며 본업에서는 나름 고군분투했지.
하지만 진짜 문제는 영업 밖의 숫자에 있었어. 순손실이 24억 원으로 전년보다 적자 폭이 1.6배나 확대됐거든. 영업 현장에서 손실을 줄였음에도 장부 밑바닥 숫자가 무너진 건, 보유한 금융자산의 평가 손실과 차입금 이자 비용이 영업 손실 위로 더 얹어졌기 때문이야. 이 공시만으로는 해당 금융자산의 구체적 평가 내역까지는 알 수 없지만, 영업 외 요소가 장부를 흔들었다는 사실만큼은 명확해.
이 와중에 머큐리가 쥔 현금 187억 원은 영업으로 벌어들인 돈이라기보다 외부 조달의 결과야. 실제 머큐리는 2026년 120억 원 규모의 전환사채를 새로 발행해서 운영자금과 채무 상환에 쓰기로 결정했어. 빚을 내서 당장의 유동성을 확보하고 채무를 갚는 건 당장의 숨통을 틔우기 위한 회사의 선택이지.
아이즈비전이 53.63%의 지분으로 대주주 자리를 지키는 가운데, 단순 투자자였던 포커스자산운용은 보유 지분을 1% 이상 매도했어. 이제 120억 원의 전환사채가 향후 주식으로 전환되어 지분을 희석시킬지, 아니면 이자를 계속 낳는 빚으로 남아 장부를 누를지는 아직 알 수 없어. 머큐리가 고른 자금 조달의 결과가 앞으로 어떤 장부의 결말을 써 내려갈지는 열려 있는 상태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