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시 밤거리를 수놓는 경관 조명과 도로 위의 건설 자재를 만들어온 회사가 있어. 바로 누리플랜이야. 오랜 시간 경관 조명과 시공 분야에서 제자리를 지켜오다가, 최근에는 군의 과학화 훈련장 시스템 같은 공공 수주 사업으로 영토를 넓혀왔지. 연간 매출이 1,176억 원에 달하는, 결코 작은 규모가 아닌 실물 제조·시공 기업인 셈이야.
그런데 이 회사의 장부를 한풀 열어보면 평소 모습과는 조금 다른 숫자들이 보여. 자산총계 1,403억 원 중에서 부채가 940억 원을 차지하고 있거든. 그중에서도 이자가 나가는 금융부채가 403억 원에 이르고, 보유한 현금성 자산은 98억 원 수준이야. 여기에 과거의 손실이 남아있는 이익잉여금 계정은 마이너스 39억 원, 즉 결손금 상태로 남아 있지. 현장에서 실물 제품을 납품해 번 돈과 장부 위 부채의 무게가 팽팽하게 겨루는 게 이 회사의 기본적인 좌표야.
앞서 세운 이 기본 틀 위에서 2025년 들어 일어난 최신 신호들을 짚어보자. 누리플랜은 1,176억 원의 매출을 올리며 전년 대비 1.4% 성장에 그쳤지만, 은 48억 원으로 16.7%나 늘렸어. 을 79.1%로 묶어두며 현장에서 원가 관리를 단단히 해낸 덕분이지. 여기까지 보면 본업에서 확실하게 제 몫을 해낸 것처럼 보여.
그런데 영업이익 다음 단계로 넘어가면 이상한 장면이 펼쳐져. 영업활동으로 48억 원을 벌었음에도, 법인세를 내기 전 이익인 세전이익은 마이너스 11억 원으로 적자 전환했거든. 본업의 성과가 무색하게 영업외 비용이 벌어놓은 돈을 모두 먹어치운 거야. 더 재미있는 건 최종 이 다시 플러스 14억 원으로 뒤바뀌었다는 점이지. 세금 환급 같은 법인세 효과가 작동하면서 세전 적자가 흑자로 변한 희한한 결과가 만들어졌어.
세전 적자와 순이익 흑자라는 묘한 반전 뒤에는 이 회사가 짊어진 금융 비용과 자회사들의 사정이 깔려 있어. 공시를 들여다보면 종속기업들의 부진이 전체 실적을 깎아먹었다고 명시되어 있지. 게다가 403억 원에 달하는 금융부채에서 매달 꼬박꼬박 빠져나가는 이자비용이 48억 원의 영업이익을 한순간에 마이너스로 돌려놓은 핵심 원인이거든. 본업에서 효율을 쥐어짜도 자회사의 손실과 이자의 무게를 견디지 못한 셈이야.
이 상황에서 회사가 내린 재무적 선택도 명확히 포착돼. 누리플랜은 2024년 12월 30억 원 규모의 8회차 전환사채를 발행한 데 이어, 2025년 11월에는 9억 원 규모의 콜옵션을 스스로 행사했어. 차입금 부담이 높은 상황에서 신주 발행 가능성(77만 주 이상)을 감수하면서도 자본 구조와 지배구조를 정리하려는 선택을 내린 거지. 세무적 환급 효과로 당장의 순이익 흑자는 만들어냈지만, 펀더멘털을 흔드는 금융 비용을 잡기 위해 재무적 카드를 적극적으로 꺼내든 모습이야.
이제 시야를 넓혀 건설 자재와 경관 조명 업계 전체의 흐름 속에서 누리플랜의 위치를 바라보자. 건설 경기 침체가 길어지면서 동종 업계 다수 기업들이 수주 절벽에 부딪히거나 외형 축소를 겪고 있어. 어떤 기업은 보유한 현금으로 버티고, 어떤 기업은 대규모 손실을 한 번에 반영하는 방식을 취하기도 하지. 누리플랜은 매출 성장률이 1.4%에 그치며 수주 한계에 부딪힌 모습이지만, 원가율을 79.1%로 막아내며 영업이익을 16.7% 늘리는 데 성공했어. 업황 악화 속에서도 본업 현장의 효율화만큼은 빼어나게 해낸 셈이야.
하지만 업종 내 다른 기업들과 비교했을 때 확연히 드러나는 약점도 뚜렷해. 영업에서 낸 48억 원의 이익이 403억 원 금융부채의 이자 비용과 연결 자회사의 손실로 깎여 나가 세전 적자를 냈다는 점이지. 동종 업체들이 자산 건전화나 차입금 축소로 내실을 다질 때, 누리플랜은 여전히 -39억 원의 결손금을 떠안은 채 영업외 손실과의 싸움을 이어가고 있어. 현장 마진을 지켜내는 힘은 입증했지만, 연결 재무의 부담을 떨어내지 못하면 진짜 체력 회복으로 이어지기 어렵다는 게 장부가 보여주는 냉정한 현주소야.
현장에서 48억 원의 영업이익을 남긴 기술력과 원가 관리 능력, 그리고 세전 적자를 순익 흑자로 바꾼 법인세 효과 사이에서 누리플랜은 복잡한 방정식 앞에 서 있어. 403억 원의 금융부채와 -39억 원의 결손금이라는 재무적 과제가 뚜렷한 가운데, 회사는 전환사채 자율 조달과 새 사업 확장을 통해 반전을 모색하고 있지. 본업의 효율이 재무 비용의 무게를 완벽히 압도하는 날이 올지, 아니면 이자의 부담이 계속 발목을 잡을지 장부의 숫자는 다음 장을 조용히 열어두고 있어.
건설 자재를 만들고 건물 외벽에 경관 조명을 비추는 시공·장비 업황을 먼저 들여다볼까. 민간 주택과 상업용 빌딩 착공이 줄어들면서, 현장에 자재를 납품하고 조명 시설을 까는 공공·민간 수주 시장 전체가 커다란 정체 구간에 들어섰어. 공사 현장이 멈추면 자재나 조명을 대는 회사들의 외형도 같이 묶이기 마련이지.
실제로 이 분야 회사들의 성적표를 보면 매출이 성장을 멈추고 제자리걸음을 하거나 줄어드는 모습이 일제히 나타나거든. 시장 전체의 물량이 쪼그라들다 보니 일을 따내기 위한 가격 경쟁은 더 심해졌어. 다만 모든 기업이 한결같은 속도로 꺾인 건 아니야. 일감을 따오는 창구가 민간 아파트 현장인지, 아니면 국가가 발주하는 공공사업이나 특수 시설인지에 따라 기업마다 체감하는 추위의 온도가 꽤나 달랐거든.
하지만 매출표를 한 겹 치워내고 실제 손에 쥐는 이익의 궤적을 보면 사정이 확 달라져. 똑같이 매출이 1,000억 원 안팎에서 정체되어 있는데도, 어떤 회사는 현장에서 뼈를 깎아 영업이익을 10% 이상 늘려놓기도 하고, 다른 회사는 번 돈이 무색하게 영업 밖에서 우수수 깎여 나가며 세전 적자로 돌아서기도 하거든.
같은 둔화 국면을 지나면서 왜 이토록 최종 성적표가 갈리는 걸까? 단순히 현장에서 일감을 얼마나 땄느냐의 문제만은 아니야. 그 답은 기업들이 과거에 어디에 일감의 뿌리를 내렸고, 또 자금을 어떻게 조달해 장부에 쌓아두었는지하는 회사의 구조적 자리에 있어.
이 산업에서 결과를 가르는 첫 번째 갈림길은 수주 판을 어디에 펼쳤느냐야. 민간 아파트나 일반 건축물의 경관 조명, 자재 납품에 매출의 대부분을 기대어 온 회사들은 민간 분양 시장이 식어버리자 곧바로 일감이 끊기는 직격탄을 맞았지.
반면에 일찍이 국방부의 과학화 훈련장 시스템이나 공공기관의 특수 철구조물, 지자체의 도시 경관 사업으로 방향을 튼 회사들은 다랐어. 정부 예산으로 움직이는 공공 수주는 민간 경기 변동에서 한 걸음 비껴서 있거든. 물론 공공 사업을 택하는 대신 높은 마진을 포기해야 했고, 발주처의 까다로운 행정 절차에 사업 속도가 묶이는 대가를 치러야 했지. 과거에 어떤 시장을 손에 쥐기로 선택했느냐가 지금 폭풍을 피할 방패가 되기도 하고, 반대로 발목을 잡는 닻이 되기도 한 셈이야.
두 번째 축은 현장에서 번 영업이익이 최종 당기순이익까지 무사히 전달되느냐야. 경치가 나빠진 상황에서도 현장 원가를 절감하고 효율을 높여 영업이익을 끌어올리는 건 온전히 회사의 영업 능력이지. 하지만 그 밑단으로 내려가면 회사가 조달한 빚의 무게와 자회사의 실적이 기다리고 있어.
아무리 현장에서 아껴서 40억 원, 50억 원의 영업이익을 만들어내도, 과거에 발행한 전환사채의 이자 부담이 크거나 밑에 딸린 종속기업들이 영업손실을 내면 순이익은 단숨에 적자로 돌아서버려. 번 돈이 장부 밑바닥으로 도달하기 전에 재무 비용과 자회사 손실로 모조리 새어나가는 구조라면, 현장의 선방은 빛을 잃고 말지.
누리플랜의 좌표를 이 구조 위에 놓아볼까. 누리플랜은 연간 1,176억 원의 매출을 올리며 전년과 비슷한 외형을 유지했어. 민간 건설 시장이 침체된 상황에서 과학화 훈련장 등 공공 수주와 건설 자재, 경관 조명을 결합해 매출 타격을 막아낸 거지. 게다가 현장에서 고군분투한 덕에 영업이익은 전년보다 16.7% 늘어난 48억 원을 달성했네.
하지만 표면 한 겹 밑으로 내려가면 복잡한 사정이 펼쳐져. 영업에서 48억 원을 버는 동안 종속기업들이 영업손실을 내면서 장부를 갉아먹었고, 금융 비용 등이 겹치며 법인세를 반영하기 전 손익은 적자로 기울었거든. 결국 법인세 효과를 거쳐 가까스로 14억 원의 당기순이익을 턱걸이로 냈어. 영업이익의 개선이 최종 이익으로 매끄럽게 연결되지 못하는 구조적 한계를 여실히 드러낸 거야.
장부 내부를 더 들여다보면 결손금이 -39억 원 남아있고, 차입금이 403억 원, 자본총계가 463억 원인 상태야. 여기서 누리플랜은 과거부터 전환사채를 발행하고 상환하는 작업을 반복하며 자금의 물줄기를 조율하는 재량을 발휘해 왔지. 손실의 크기 자체는 종속기업과 업황의 영향으로 재량 밖에 있었지만, 그 자금의 부담을 덜어내기 위해 자본 구조를 다듬는 행보는 회사가 선택할 수 있는 영역이었거든.
회사는 이제 보안산업과 철구조물 사업이라는 새로운 정관 목적을 추가하며 판을 넓히려 하고 있어. 경관 조명과 공공 훈련장에 이어 새로 올린 사업들이 장부의 결손금을 털어내는 실질적인 동력이 될지, 아니면 차입금과 종속기업의 손실이라는 얽힌 타래가 당분간 발목을 잡을지는 앞으로 숫자가 증명해 줄 몫으로 남아있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