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원개발이 어떤 회사인지부터 같이 세워보자. 부산과 경남 지역을 기반으로 주택사업을 펼쳐온 중견 건설사야. 최대주주인 장복만 회장 일가가 65.82%의 지분을 쥐고 수년째 안정적인 지배구조를 이어오고 있지. 아파트를 직접 지어 파는 자체 사업 위주로 덩치를 키워왔어.
장부를 열어보면 이 회사의 성향이 단번에 드러나. 그동안 벌어서 차곡차곡 쌓아둔 이익잉여금만 무려 1조 121억 원에 달하거든. 매출액 3873억 원 규모의 건설사가 1조 원이 넘는 실질적인 벌이의 기록을 자본에 집어넣어 두고 있는 셈이야. 여기에 현금 및 현금성 자산도 1714억 원을 보유 중이지. 외형 확장보다는 번 돈을 내부에 쥐어 두는 보수적인 기조가 이 회사의 오랜 기준선이었어.
이런 보수적인 기조 위에서 최근 굵직한 신호들이 연달아 포착됐어. 동원개발은 2025년 7월에 50억 원 규모의 취득 을 맺은 데 이어, 2026년 1월에도 대신증권과 또다시 50억 원 규모의 신탁계약을 체결했지. 계약 목적은 주가 안정과 주주가치 제고야.
거기서 멈추지 않고 2026년 2월에는 현금 결정 공시까지 띄웠네. 본업의 외형이 줄어드는 국면에서도 보유한 이익을 활용해 자기주식을 사들이고 주주들에게 현금을 쥐여주는 자본 배분 수순을 밟아나간 거야.
앞서 세운 기준선에 2025년 실적 숫자를 올려놓으면 묘한 불균형이 눈에 들어와. FY2025 매출액은 3873억 원으로 전년도 5204억 원 대비 25.6%나 쪼그라들었거든. 기존에 진행하던 자체 주택 사업의 준공이 마무리되면서 자연스럽게 장부에 찍히는 공사 수입이 줄어든 탓이야. 여기에 이 89.8%까지 치솟으면서 은 171억 원으로 전년(210억 원)보다 18.6% 감소했어.
그런데 이상하지? 본업의 버는 힘을 뜻하는 영업이익은 줄었는데, 최종 결과표인 은 261억 원으로 전년(183억 원) 대비 42.8%나 크게 뛰어올랐네. 짓고 파는 일에서 깎인 성과를 관계사 지분법 이익 같은 영업외 수익으로 완전히 덮어버린 결과야. 본업의 매출 공백이라는 현실 속에서, 회사는 1714억 원의 현금을 바탕으로 자사주 매입과 배당이라는 자본 집행을 이어가는 선택을 내렸지.
지금 건설업계 전반을 둘러보면 대다수 기업이 치솟은 원가율과 수주 가뭄에 비명을 지르고 있어. 원가율 89.8%에 매출총이익이 393억 원 수준에 불과하다는 점을 보면, 동원개발 역시 원가 상승이라는 산업 전체의 충격을 그대로 두들겨 맞은 게 사실이야.
하지만 견뎌내는 양상은 딴판이지. 수주 물량이 끊기면 곧바로 유동성 위기에 몰리는 여타 건설사들과 달리, 동원개발은 1조 121억 원에 달하는 이익잉여금과 1714억 원의 현금성 자산을 바닥에 깔고 있어. 외형이 4분의 1 넘게 깎여나가는 와중에도 261억 원의 순이익을 내며 연속 흑자를 지켜낸 건, 본업 외의 관계사 수익과 오랫동안 쌓아온 자본력이 작동했기 때문이야.
건물 지어 올리던 본업의 톱니바퀴는 잠시 누그러졌지만, 관계사의 수익과 오랜 기간 쌓인 자본이 장부의 최종 숫자를 당당히 플러스로 돌려놨어. 자체 주택 사업의 준공 공백기 속에서 집행한 자사주 매입과 현금 배당이라는 결정이 다음 현장이 열릴 때까지 어떤 다리가 되어줄지, 시장의 시선은 그 벌어진 틈을 유심히 지켜보고 있어.
요즘 주택 현장에 나가보면 공사비를 둘러싼 긴장감이 예전과 전혀 달라. 건물을 하나 올리는 데 들어가는 자재와 인건비가 가파르게 뛰면서, 웬만한 주택 사업을 해서는 손에 쥐는 돈이 눈에 띄게 줄어들었거든. 이 바람은 특정 지역에만 불어오는 게 아니라 건설업을 영위하는 기업들 전반의 장부를 동시에 압박하고 있어.
동원개발 역시 이 공통의 환경에서 예외가 아니었어. 2025년 동원개발의 매출은 3873억 원으로 집계되었는데, 이는 전년과 비교했을 때 4분의 1 가까이 증발해 버린 수치야. 본업에서 버는 영업이익 역시 171억 원에 그치며 크게 뒷걸음질 쳤지. 건물을 더 많이 짓고 외형을 키우는 방식으로는 버텨내기 힘든 국면이 다가온 거야.
그런데 실적표를 한 줄 더 내려 읽어보면 고개를 갸우뚱하게 만드는 대목이 나타나. 본업 현장의 규모가 줄어들고 영업이익이 171억 원까지 낮아졌다면, 회사가 최종적으로 거두는 순이익도 줄어드는 게 보통이잖아? 그런데 동원개발의 당기순이익은 261억 원을 기록하며 전년 대비 40% 넘게 급증했어.
매출의 4분의 1이 사라진 해에 최종 이익은 오히려 껑충 뛰어오른 셈이지. 건물을 지어서 남기는 마진은 줄어드는데 장부 끝자리의 숫자는 거꾸로 늘어나는 이 어긋남은 대체 어디서 왔을까? 같은 주택 시장의 침체를 지나면서도 회사의 최종 성과가 이렇게 판이하게 갈리는 건, 결국 회사가 오랫동안 세워둔 내부 구조와 관계사 포트폴리오가 서로 다른 작용을 했기 때문이야.
건설사들의 결과를 가르는 첫 번째 축은 높아진 원가율을 마주했을 때 사업 현장을 어떻게 다루느냐야. 어떤 기업은 이미 벌려놓은 사업장을 밀어붙이며 외형을 유지하려 하지만, 또 어떤 기업은 무리한 공사를 피하고 현장 규모를 줄이는 길을 고르거든.
동원개발의 경우 매출총이익률이 10% 내외에 불과해. 매출 100원이 들어오면 90원 가까이가 공사 원가로 빠져나간다는 뜻이지. 남는 게 박한 구조에서 무리하게 현장을 늘렸다가는 원가 폭탄을 그대로 뒤집어쓸 위험이 컸던 거야. 동원개발은 억지로 공사 물량을 유지하기보다 본업 현장 규모를 대폭 축소하는 방식을 택했고, 그 결과 매출은 줄었지만 거대한 원가 손실에 휘말리는 상황을 비껴갔어.
결과를 가르는 두 번째 축은 영업 바깥에서 작동하는 자본과 관계사의 포트폴리오야. 본업에서 발생하는 이익이 깎여 나갈 때, 이를 받쳐줄 수 있는 별도의 수익 원천이 있느냐가 최종 실적의 향방을 갈라놓지.
동원개발의 영업이익은 171억 원으로 후퇴했지만, 당기순이익을 261억 원까지 끌어올린 결정적 동력은 관계회사의 수익성 개선이었어. 아파트 현장에서 거두는 이익이 둔화한 자리를 관계사들의 성과가 채워준 거지. 장복만 회장 일가가 65.82%의 지분을 쥐고 오랫동안 단단하게 다져온 지배구조 속에서, 이 이익의 배분과 관계사 지분 구조가 이번 국면에서 충격을 완화하는 쿠션 역할을 해준 셈이야.
동원개발이 처한 상황을 갈라보면, 치솟은 공사비와 시장 침체는 회사가 통제할 수 없는 재량 밖의 환경이었어. 반면 그 상황에서 현장 축소를 감내하고, 보유한 자금을 쥐고 대기 모드로 돌아선 건 동원개발이 재량을 발휘해 내린 선택이었지.
회사는 수년간 묵묵히 버티며 이익잉여금 1조 121억 원을 쌓아 올렸고, 손에 쥐고 있는 현금성 자산만 1700억 원에 달해. 자산총계 1조 4858억 원 대비 자본의 두께가 매우 두꺼운 편이야. 무리해서 수주전에 뛰어들지 않고도 인내할 수 있는 체력을 과거의 선택으로 만들어둔 셈이지.
다만 이번 순이익 급증을 견인한 관계사 성과가 앞으로도 지속될 구조적 엔진인지, 아니면 일시적으로 일어난 평가의 결과인지는 이 장부 수치만으로는 가려내기 어려워. 동원개발은 두터운 자본을 바닥에 깔아둔 채 다음 수주와 자체 사업의 시점을 재고 있어. 본업의 외형이 줄어든 자리에 어떤 다음 카드를 내밀지는 여전히 열려 있는 질문으로 남아 있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