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식탁에서 매일 마주치는 라면과 소스, 즉석식품부터 유지류까지 넓게 만들어 파는 종합식품사가 있어. 바로 오뚜기야. 이 회사는 함영준 회장 본인이 25.07% 지분을 쥐고, 특수관계인과 오뚜기함태호재단 등 합산 49.9%로 오너 일가가 단단하게 지배하는 구조를 가졌지. 국내 소비자들에게 닿는 대중적인 판이 워낙 넓은 덕분에 평소 실적의 뼈대도 참 안정적이거든.
그런데 이 회사의 장부를 들여다보면 흥미로운 구석이 하나 눈에 띄어. 국내 내수 식품 본업이 실적의 중심을 잡고 있는 옆자리에, 미국 자회사를 통해 서부 지역 부동산을 사들이고 임대 수익을 얹는 투자 구조를 함께 올려두었다는 점이야. 해외 식료품 유통과 원재료 구매에 더해 미국 부동산 투자로 수익 안정성을 챙기겠다는 계산이었지.
앞서 살펴본 안정적인 본업의 판 위에서, FY2025에 오뚜기가 받아 든 실적표는 묘한 균열을 보여줘. 결산 수치를 보면 매출은 3조 6,745억 원으로 전년보다 3.8% 늘어났거든. 식탁 위에 오르는 수많은 품목이 국내 내수 시장에서 변함없이 팔려나간 덕분이야. 외형 덩치는 분명 더 커진 셈이지.
하지만 본업의 알맹이라 할 으로 내려오는 순간 분위기가 달라져. 영업이익은 1,773억 원으로 전년보다 20.2%나 줄어들었어. 매출 100원을 벌어들였을 때 원재료비로 나가는 돈만 84원에 달할 만큼 원가 부담이 무거워진 데다, 판매비 지출까지 늘어나면서 마진을 단단하게 눌러버린 거거든.
영업이익이 20% 남짓 줄어든 것보다 눈길을 사로잡는 대목은 장부 맨 아랫줄에 있어. 이 721억 원으로 전년(1,376억 원) 대비 무려 47.6%나 주저앉았거든. 영업이익 감소 폭의 두 배가 넘는 낙폭이야. 적자로 돌아선 건 아니지만, 흑자 폭이 절반 가까이 날아간 셈이지. 이 격차는 라면이나 소스를 파는 주방이 아니라, 앞서 언급한 미국 자회사의 투자부동산 평가에서 벌어졌어. 미 서부 부동산의 장부가치를 깎아 적는 손상 처리가 영업 외 비용으로 찍히면서 순이익을 한 번 더 누른 거야.
원재료 실물 시장의 오름세도 회사의 마진을 조였어. 대두유와 팜유의 수입 단가가 톤당 974달러선에서 1,120달러대로 치솟았거든. 오뚜기처럼 내수 위주의 종합식품을 들고 있는 구조에서는 이 원가 상승분을 소비자 가격에 즉각 밀어얹기가 쉽지 않아. 이 83.9%까지 치솟고 이 4.8%로 얇아진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지.
재미있는 건, 이처럼 영업과 영업 외 양쪽에서 이익이 눌린 해에도 회사의 자금 집행 결정은 흔들리지 않았다는 점이야. 오뚜기는 보통주 1주당 9,000원, 총 약 309억 원 규모의 현금을 전년과 똑같이 유지하기로 결정했거든. 순이익이 반토막 난 상황에서도 2조 331억 원에 달하는 두터운 이익잉여금을 바탕으로 배당 수준을 지킨 거야. 대량보유 지분 49.9%를 쥔 오너 일가가 이 배당의 주요 수취자라는 사실과, 같은 시기 국민연금이 지분을 4.99%로 줄이며 5%선 아래로 내려간 사실이 장부 위에 함께 기록되어 있어.
앞서 짚어본 오뚜기의 마진 구조를 제대로 이해하려면, 같은 시장에서 뛰어놀고 있는 다른 소비재 식품사들과 나란히 세워봐야 해. 식품 산업은 원재료값 상승을 소비자 가격에 얼마큼 얹을 수 있느냐는 전가력과 해외 시장 개척 여부에 따라 마진이 극명하게 갈리는 판이거든.
실제로 같은 해 삼양식품은 불닭 브랜드의 해외 수출 폭발에 힘입어 영업이익률 22.3%와 원가율 55.2%라는 성적표를 받아 들었어. 해외 시장에서 강한 브랜드값을 판가에 얹을 수 있었기 때문이지. 반면 오뚜기는 원가율이 83.9%로 비교 대상 6개 식품사 중 가장 높아. 매출 100원을 올리면 원재료로만 84원이 나간다는 뜻이야. 저가와 가성비 중심의 내수 품목이 넓다 보니, 대두유나 팜유 같은 원재료비가 오를 때 판가를 바로 끌어올리기 어려운 한계가 숫자로 드러난 셈이지.
다른 동종사들을 둘러봐도 위치는 선명해져. 오리온은 해외 현지 공장 생산을 무기로 16.8%의 높은 영업이익률을 냈고, 농심은 국내 1위 지배력 위에서 미국 진출을 늘리며 5.2%의 이익률과 71.0%의 원가율을 달성했지. 27조 원대 덩치의 CJ제일제당은 바이오·물류가 얽힌 복합 구조 속에서 영업이익률 4.5%에 당기순손실 -4,170억 원을 기록했고, 롯데웰푸드는 2.6%로 가장 얇은 마진을 냈어. 결국 3.7조 원대의 매출을 내면서도 영업이익률이 4.8%에 머무는 오뚜기의 좌표는, 성숙한 내수 시장과 높은 원가율이라는 종합식품사의 현실을 보여주고 있어.
결국 오뚜기의 FY2025는 3조 6,745억 원의 외형을 세웠지만, 원재료비 상승과 판매비 증가에 발목을 잡히고 미국 부동산 장부까지 깎이면서 순이익이 반토막 난 한 해였어. 그럼에도 두터운 이익잉여금에 힘입어 주당 9,000원의 배당은 예년 수준으로 담담하게 지켜냈지. 앞으로 원재료 수입 단가가 어떤 궤적을 그릴지, 얇아진 마진을 판가 인상이나 해외 개척으로 끌어올릴 수 있을지, 그리고 미국 부동산 자산의 가치가 다시 어떻게 평가될지는 여전히 열려있는 갈래야. 확정된 사실은 오직 이 해의 장부에 찍힌 숫자들뿐이지.
매장에 가보면 라면과 과자, 소스가 진열대를 빼곡히 채우고 있어. 소비재라는 이름 아래 묶인 식품 제조사들의 모습이지. 이들은 금융이나 사이클 산업처럼 장부 착시가 크지 않은 편이야. 매출이 찍히면 매출이고, 남는 이익이 영업이익으로 비교적 솔직하게 드러나거든. 그런데 FY2025년 실적 장부를 다 같이 열어보면 기이할 만큼 숫자가 엇갈려. 매출이 늘어난 회사들이 수두룩한데, 그 내부를 들여다보면 웃는 쪽과 그늘진 쪽이 완전히 갈렸거든.
식품사 전체에 같은 바람이 불었어. 밀가루와 팜유, 원당 같은 곡물 가격이 흔들리고 유가와 환율이 출렁이면서 만드는 데 드는 비용이 일제히 무거워진 거지. 실제 영업이익률을 들여다보면 롯데웰푸드가 2.6%로 밑바닥에 머무는 동안 삼양식품은 22.3%라는 압도적인 숫자를 찍어냈어. 무려 8배가 넘는 격차야. 같은 식품을 만들어 파는데 왜 누구는 마진 폭발을 겪고, 누구는 얇은 이익에 허덕였을까? 같은 공기를 마셨다고 해서 모두가 똑같이 헐떡인 건 아니였던 셈이지.
겉으로 보이는 덩치와 실제로 주머니에 쥐는 돈의 크기는 완전히 딴판이었어. CJ제일제당은 연간 매출만 27조3,426억 원을 올리며 시장의 거인으로 섰지. 하지만 영업이익률은 4.5%에 머물렀고, 순이익은 각종 손상과 영업중단이 겹치면서 4,170억 원의 적자를 냈어. 반면 매출이 2조3,518억 원으로 CJ제일제당의 10분의 1 수준인 삼양식품은 3,887억 원이라는 막대한 순이익을 가져갔거든.
몸집이 크다고 이익이 두꺼워지지 않는다는 사실을 이 장부들이 증명하고 있네. 4조2,160억 원 매출을 낸 롯데웰푸드의 영업이익률이 2.6%에 그치고, 3조6,745억 원을 판 오뚜기가 4.8%에 머물렀지. 결국 관건은 매출의 절대적인 크기가 아니야. 원재료가 오를 때 판가로 얼마나 넘길 수 있는가라는 마진 구조, 그리고 정체된 국내를 넘어 해외에서 성장을 만드는가라는 영토의 선택이 이들의 결과를 극과 극으로 갈라놓은 거지.
첫째로 겨뤄진 자리는 원가와 판가 사이의 간격이야. 식품을 만들 때 들어가는 원재료비의 비중을 뜻하는 원가율을 비교해 보면 확연해져. FY2025년 삼양식품의 원가율은 55.2%에 불과했어. 100원어치를 팔면 원재료로 55원만 나간다는 뜻이지. 반면 오뚜기는 이 숫자가 83.9%까지 치솟았어. 6개 회사 중 가장 높았지. 같은 식품업이라도 출발선부터 30원 가까운 원가 격차가 벌어져 있었던 거야.
대두유와 팜유의 수입 단가가 톤당 974달러에서 1,120달러대로 오를 때, 강한 브랜드를 쥔 회사는 그 인상분을 소비자 가격에 얹을 힘이 있었지. 삼양식품의 불닭 시리즈처럼 독보적인 입지를 가진 제품은 가격 전가력이 살아있어 원가 부담을 털어냈거든. 농심(원가율 71.0%)이나 롯데웰푸드(72.9%) 역시 내수 비중이 높은 품목에서는 판가 인상에 시차가 생기고 소비자 저항을 맞아 원가 상승을 온전히 밀어내지 못했어. 가격을 올리지 못하면 상승분은 그대로 회사의 마진을 갉아먹는 대가로 돌아오게 되지.
두 번째로 결과를 갈라놓은 축은 어디서 성장을 도모했느냐야. 국내 식품 시장은 인구 감소와 소비 정체로 확장이 닫힌 성숙기에 접어들었어. 그 안에서 싸우는 건 결국 서로의 몫을 빼앗는 점유율 전쟁일 뿐이지. 여기서 해외라는 물꼬를 터트린 회사와 국내 틀 안에 머문 회사의 차이가 극명하게 드러났어.
방식도 저마다 달랐지. 삼양식품은 국내 공장에서 제품을 만들어 해외로 실어 나르는 수출 중심 전략으로 마진과 외형을 동시에 잡았어. 반면 오리온은 일찍부터 중국과 베트남, 러시아 현지에 공장을 세워 직접 생산하고 파는 현지화 길을 걸었거든. 그 덕에 3조3,324억 원 매출에 16.8%라는 높은 영업이익률을 냈지. 농심은 미국 제2공장과 수출 공장을 늘리며 성숙한 내수(매출 3조5,143억 원, 영업이익률 5.2%)에서 해외로 축을 옮기는 과정에 있어. 해외라는 무대를 확보하지 못한 채 가성비 중심의 내수 품목에 발이 묶이면, 아무리 널리 팔아도 이익의 두께는 얇아질 수밖에 없는 구조야.
오뚜기의 FY2025년은 매출 3조6,745억 원을 올리며 외형을 3.8% 키웠지만, 본업 이익인 영업이익은 1,773억 원으로 20.2% 깎였어. 83.9%라는 높은 원가율에 대두유와 팜유 단가 상승이 직격탄이 됐고, 늘어난 판매비까지 마진을 누른 탓이지. 받아든 100원 중 84원을 원재료로 내주는 구조에서는 원재료 파도를 견디기 쉽지 않았거든. 성숙한 내수 시장 위주라 판가를 덥석 올리기도 어려웠던 거야.
그런데 이상한 건 맨 밑줄의 순이익이야. 영업이익이 20% 줄어드는 동안 은 721억 원으로 47.6%나 주저앉았어. 낙폭이 훨씬 깊지? 세금이 늘어난 것도 아니야. 법인세는 515억 원에서 397억 원으로 오히려 줄었거든. 원인은 주방이 아닌 다른 장부에 있었어. 오뚜기는 수익 안정성을 얻하겠다며 미국 서부에 투자부동산을 사서 임대수익을 올리고 있었는데, 올해 이 부동산의 장부가치를 감정가 하락에 맞춰 깎아 적는 손상 처리를 진행했거든. 라면과 소스를 파는 회사의 순이익이 미국 부동산 평가액에 흔들린 셈이야. 단, 전년도 순이익 1,376억 원에 이어 올해도 721억 원의 흑자 상태는 유지했으니 적자 전환으로 해석하면 어긋나.
순이익이 절반으로 깎이는 와중에도 오뚜기는 주당 9,000원, 총 309억 원 규모의 배당을 고수했지. 순이익의 40%를 넘서는 액수야. 2조331억 원의 이익잉여금과 2조2,028억 원의 자본이 있었기에 가능한 결정이었어. 지분 25.07%를 쥔 함영준 회장과 특수관계인·재단 등 오너 일가 지분 49.9%가 이 배당의 주요 수혜자 자리에 서 있지. 한편 국민연금은 지분을 4.99%로 낮추며 5% 아래로 발을 뺐어. 고원가라는 환경은 재량 밖이었지만, 미국 부동산을 들고 있던 과거의 결정과 이익 감소에도 기존 배당을 지키기로 한 것은 회사의 재량이 닿은 영역이었어. 원재료 가격 흐름과 판가 전가 여부, 그리고 미국 부동산 평가의 방향은 여전히 열려 있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