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북 충주 공장에서 쉴 새 없이 돌아가는 냉동생지 라인을 보면 서울식품공업이 무엇으로 먹고사는지 바로 보여. 우리가 프랜차이즈 카페나 대형마트에서 사 먹는 빵의 원재료가 되는 냉동 반죽과 스낵류를 만들어 파는 게 이 회사의 본업이거든. 최대주주 서성훈 외 특수관계인이 지분을 쥐고 수년째 이 터전을 일궈왔지.
그런데 이 회사의 평소 성적표를 들여다보면 이상한 박자감이 느껴져. 매출 686억 원을 올리며 전년의 586억 원보다 17.1%나 외형을 키웠지만, 장부 맨 밑단에 찍힌 숫자는 여전히 붉은색이야. 영업손실 5억 원에 당기순손실 16억 원을 기록했거든. 자산 728억 원에 부채가 461억 원이나 쌓여 있고, 그동안 까먹은 돈을 나타내는 결손금은 -244억 원에 달해.
왜 물건을 더 많이 팔았는데도 돈이 남지 않을까? 답은 비용 구조에 있어. 이 회사는 매출이 80.8%에 달해. 쉽게 말해 빵 반죽을 100원어치 팔면 재료비와 공장 가동비로만 81원 가까이가 곧바로 빠져나가는 거지. 마진이 워낙 얇다 보니 공장을 열심히 돌려 판을 키워도 손에 쥐는 이익은 늘 아슬아슬할 수밖에 없는 구조야.
그렇게 얇은 마진으로 견뎌온 장부 위로 최근 아주 뚜렷한 금융 신호들이 잇따라 올라왔어. 회사가 당장 쓸 수 있는 현금및현금성자산은 32억 원에 불과한데, 2026년 1월에 15억 원 규모의 사모 전환사채를 새로 발행했거든. 조건이 흥미로운데, 표면이자율 0%에 만기이자율 2%로 돈을 빌리면서 들어온 자금 중 10억 원은 기존 채무를 갚는 데 쓰고 나머지 5억 원만 운영자금으로 떼어놨어.
돈을 새로 빌려 옛 빚을 메우는 와중에 주주들을 향한 지배구조 정비도 동시에 진행됐지. 2026년 3월에는 전자투표제와 전자위임장 제도를 도입하며 주주 참여를 늘리겠다고 발표했고, 뒤이어 4월에는 주식 10개를 1개로 합치는 10대 1 액면병합까지 단행했어. 타이트한 현금 사정 속에서 주식의 형식을 바꾸고 차입금을 돌려막으며 시간을 버는 움직임이 연달아 포착된 거야.
앞서 본 액면병합과 자금 조달은 결국 회사가 내린 고육지책의 결정이었어. 그렇다면 회사는 왜 이런 선택으로 몰렸을까? 장부를 조금 더 깊이 파헤쳐보면 본업의 체질 자체는 분명 나아지고 있다는 걸 알 수 있어. 전기에 22억 원에 달하던 영업손실을 이번에 5억 원으로 79.4%나 줄였거든. 허리띠를 졸라매고 생산성을 끌어올린 덕에 매출총이익이 132억 원까지 늘어난 결과지.
문제는 영업판에서 줄인 적자가 금융 비용을 만나면서 다시 벌어진다는 점이야. 영업적자는 5억 원인데 최종 순손실은 16억 원으로 늘어나거든. 번 돈으로 공장 운영비는 어느 정도 메웠지만, 그동안 쌓아온 차입금에서 발생하는 이자 비용이나 금융 비용이 영업 성과를 그대로 갉아먹고 있는 셈이지.
결국 회사는 2024년 8월 35억 원 규모의 전환사채를 낸 데 이어, 2026년에도 또다시 전환사채를 발행하는 선택을 이어갔어. 외부에서 빌려온 자금으로 빚을 갚고 버티는 사이, 장부 속 결손금은 전년 217억 원에서 244억 원으로 더 커졌지. 영업에서 발생한 적자 폭은 줄였지만, 이미 짊어진 부채의 무게 때문에 스스로 흑자 전환의 벽을 넘지 못하는 긴장이 계속되고 있어.
이 회사의 위치를 식품 제조 업계의 흐름 속에서 들여다보면 고민의 색깔이 더 명확해져. 매출을 17.1% 늘리며 686억 원까지 덩치를 키운 건 분명 제품이 시장에서 계속 팔리고 있다는 신호야. 하지만 원가율이 80.8%에 묶여 있는 한, 아무리 많이 팔아도 손에 남는 돈의 비율은 극히 미미할 수밖에 없어.
같은 판에서 뛰는 기업들이 저마다의 현금 여력으로 버티거나 흑자 구조를 단단히 고착화할 때, 서울식품공업은 영업적자 5억 원이라는 과도기적 구간에 서 있어. 본업에서는 손실을 거의 다 잡아가며 나름의 선전을 펼치고 있지만, 461억 원에 달하는 부채와 여기서 파생되는 이자 비용이 발목을 잡고 있지. 누적된 결손금 244억 원은 그동안 회사가 통과해온 힘겨운 계절의 크기를 그대로 보여주는 지표야.
결국 회사는 외부 차입을 통해 유동성을 계속 주입하면서, 전자투표제 도입과 액면병합처럼 주식 시장에서 가치를 새로 정비하는 길을 선택했어. 32억 원이라는 아슬아슬한 현금을 쥐고서, 체질 개선의 속도가 이자 비용의 무게를 넘어서는 시점을 벌어내고 있는 셈이지.
매출을 686억 원으로 늘리고 영업손실을 5억 원까지 바짝 좁혀놓은 성적표는 분명 희망적인 변화를 담고 있어. 하지만 그 밑에 자리한 16억 원의 순손실과 244억 원의 결손금은 차입금에 의존해온 구조가 얼마나 무거운지 증명하네. 전환사채 발행과 액면병합으로 벌어둔 자본의 시간 안에서, 회사가 원가 부담과 이자 비용을 넘어서 의 부호를 완전히 플러스로 돌려놓을 수 있을지 그 갈림길이 눈앞에 열려 있어.
식품 제조업계를 함께 감싸고 있는 바람은 겉보기엔 제법 온화해 보여. 공장을 지키는 기계 소리는 끊이지 않고, 매대에 올리는 제품 물량이나 장부에 찍히는 매출 숫자는 전반적으로 오른쪽 위를 향해 움직였거든. 실제로 이 시장 안의 여러 기업이 외형을 전년보다 10% 이상 키워내는 모습을 어렵지 않게 볼 수 있지.
하지만 공장 문을 열고 들어가서 재료를 털어 넣고 제품을 완성해 나가는 속사정을 들여다보면 사정이 좀 달라져. 원재료 가격이 오르고 포장재와 운송비 부담이 겹치면서, 제품을 팔아서 벌어들이는 원가 비율이 빡빡해진 거야. 매출이라는 외피는 두꺼워졌는데 막상 손에 쥐는 알맹이는 예전만큼 알차지 못한 공통의 계절을 지나고 있는 셈이지.
이상한 건 바로 여기서부터야. 똑같이 물량이 늘고 똑같이 원재료비 압박을 받는 국면인데, 표면 한 겹만 제껴보면 회사마다 밑단에 남는 숫자가 극과 극으로 갈리거든. 한쪽에선 쏟아져 들어오는 주문을 바탕으로 을 수십 퍼센트까지 끌어올리며 웃는데, 다른 한쪽에선 매출이 늘어도 장부 맨 아랫줄에 빨간 불이 꺼지지 않는 거지.
같은 바다에서 같은 바람을 맞는데 왜 누구는 돛을 달고 나아가고 누구는 물을 퍼내기에 바쁜 걸까? 그 차이는 단순히 운이 좋고 나쁨이 아니라, 각 회사가 과거에 어떤 장비를 갖추고 어떤 방식으로 사업판을 짜두었느냐는 '구조'에서 갈려.
결과를 가르는 첫 번째 축은 회사가 밸류체인에서 어느 자리에 몸을 실었느냐야. 독자적인 강력한 브랜드를 갖고 소비자의 주머니를 직접 열 수 있는 자리에 선 기업들은 원가가 오를 때 제품 가격을 올리거나 해외 시장으로 무대를 넓혀 마진을 지켜낼 재량이 있거든. 글로벌 시장에서 독자 브랜드를 퍼뜨린 곳들이 기록적인 이익을 내는 게 대표적인 예야.
반면에 독자 브랜드보다는 B2B 납품이나 단순 하청, 혹은 냉동생지처럼 중간재 성격이 강한 제품을 주력으로 삼은 자리는 사정이 달라. 전방 업체나 유통 채널과의 가격 협상에서 마진을 크게 챙기기 어렵고, 원가 상승분을 가격에 100% 반영하기도 쉽지 않지. 물량을 전년보다 많이 내보내도 마진 폭 자체가 얇다 보니 남는 돈이 적을 수밖에 없는 한계를 안게 돼.
두 번째 축은 벌어들인 현금으로 스스로를 지킬 수 있느냐, 아니면 빚과 자본 조달에 의존해야 하느냐는 재무적 자금 구조야. 영업에서 시원하게 현금이 돌아가는 기업은 원가 폭탄이 떨어져도 무서워할 이유가 없어. 쌓아둔 곳간에서 돈을 꺼내 설비를 늘리거나 견뎌내면 그만이거든.
하지만 본업에서 버는 돈이 아슬아슬하거나 누적된 적자로 누더기가 된 장부를 가진 곳은 이야기가 달라. 차입금 이자 비용이 눈덩이처럼 불어나면 영업에서 간신히 번 돈을 금융비용이 그대로 삼켜버리거든. 에서는 적자 폭을 줄여 한숨 돌리는 것 같아도, 이자표를 떼고 나면 이 다시 붉은색으로 굳어지는 악순환에 갇히게 되는 거지.
이제 서울식품공업의 장부를 펼쳐보자. 충북 충주 공장의 냉동생지 라인을 부지런히 돌린 서울식품공업은 올해 686억 원의 매출을 올렸어. 전년보다 제품을 17%나 더 많이 내보내며 외형을 키웠고, 매출총이익도 132억 원으로 늘어났지. 과거 22억 원에 달했던 영업손실을 5억 원 손실까지 바짝 좁혀놓은 건 분명 현장에서 허리띠를 졸라매고 생산성을 쥐어짠 결과야.
하지만 표면을 한 칸 더 파고 들어가 순이익 줄에 도달하면 무거운 현실이 드러나. 자산 728억 원에 부채가 461억 원에 달하고 결손금이 244억 원이나 쌓여 있는 재무 구조 때문이지. 영업판에서 손실을 5억 원으로 줄였어도, 짊어지고 있는 빚에서 나오는 이자 비용과 금융 비용을 치르고 나면 최종 당기순손실은 16억 원으로 다시 넓어져.
회사는 이 결손의 고리를 끊으려고 전환사채를 발행해 운영자금을 당겨쓰고, 콜옵션으로 경영권을 방어하며, 액면병합과 전자투표 같은 수단을 동원해 기업 가치 판을 정비하려 애쓰고 있어. 본업에서 물량을 17% 더 늘리고 영업손실을 좁혀낸 체질 개선의 흔적은 분명하지만, 그것이 단기적인 비용 쥐어짜기였는지 아니면 이자의 굴레를 넘어서는 진짜 구조적 전환점일지는 앞으로 장부에 찍힐 숫자들이 증명해 줄 몫으로 남아 있어.